'박원순 계승' 우상호 글…피해자 "속옷 정리 시킬거냐"

김재련 변호사, 페이스북에 A씨 글 공유

"누군가에 대한 공감이 누군가에겐 폭력"

"박 시장 계승?…속옷 정리도 시킬 거냐"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전 비서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지난해 7월22일 오전 서울의 한 모처에서 열린 '박 시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2차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07.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전 비서 A씨가 전날(10일) "박원순은 제 동지"라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참 잔인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자신과 가족을 향한 폭력이라는 취지다.

11일 A씨는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 페이스북을 통해 '우상호 의원님께, 서울시장 위력성폭력피해자가 드리는 글'이라는 입장문을 전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출마하는 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시장 부인 강난희씨의 손편지를 언급하며 "글의 시작을 읽으면서 울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내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 인권을 논하던 동지"라고 호응했다.

여기에 대해 A씨는 "누군가에 대한 공감이 누군가에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면서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다"라며 우 의원 글에 반발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님이 시장으로 출마하려는 서울시의 소속 공무원이자 국가인권위, 검찰, 법원이 인정한 박원순 사건 성추행 피해자인 제가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겨우 살아가고 있다"며 "우 의원님의 글 덕분에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들은 다시금 가슴을 뜯으며 명절을 맞이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림시장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2021.02.10. [email protected]

우 의원이 "박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내가 앞장서겠다"고 밝힌 대목에 대해 A씨는 "공무원이 대리 처방을 받도록 하고 시장의 속옷을 정리하게 하고, 시장 가족들이 먹을 명절음식을 사는 일들도 정책으로 계승하실 건가"라고 반박했다.

"이를 악물고 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는 우 의원 언급에 대해서도 A씨는 "이를 악물고 계시다니 일터로 영영 돌아오지 말라는 말로 들려 막막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A씨는 글 말미에서 "부디 이번 서울시장 후보자분들께서는 과거에 머물지 마시고,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서울을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해당 글을 SNS에 게시한 김 변호사는 "그녀(A씨)가 우상호 의원 글을 읽고 내게 '참 잔인한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우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2차 가해라는 논란에 대해 "내일(11일)이 박 시장의 생신이고, 설도 다가오는데 슬픔에 잠긴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메시지를 썼다"며 "어쨌든 고인이 된 박 시장 유가족들이 슬픔을 이기고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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