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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野 6·11 전당대회…링 밖 잡음에 찬물 끼얹나

등록 2021.05.13 16: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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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당대표 출사표…최고위원 출마도 줄이을 듯

컨벤션효과 끌어 올리기도 전 전대 초반 잡음도

홍준표 복당 문제 쟁점화, 당 일각선 막말 논란도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경쟁 구도가 확대되면서 판이 커지고 있지만 복당 공방, 막말 논란 등 전대 링 밖에서 잡음이 계속되자 컨벤션 효과를 거두기도 전에 선거에 찬물만 끼얹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전당대회 구도는 영남 중진 대 수도권 중진 대결 양상이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이 여론몰이에 나선 것을 비롯, 초선의원들의 전대 출사표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초선 대 중진 대결 구도로 옮겨지고 있다.

초선 김웅 의원의 13일 당대표 출마선언으로 당대표 선거 대진표는 사실상 완성됐다. 5선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조경태 의원, 4선 홍문표 의원, 3선 조해진·윤영석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권영세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김은혜 의원 등도 진지하게 출마를 고심하고 있어 당 대표 후보군만 10여명에 이른다.

최고위원 후보군도 10여명에 달한다. 기존 원외인사 2명이 공식 출마 선언한 것을 비롯해 현역 의원들도 잇단 출마가 예상된다. 초선 배현진 의원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김형동·박수영·이영·이용·조수진·허은아·황보승희 의원 등 다른 의원들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전대 후보군만 20여명에 달할 만큼 판이 커지면서 여론의 이목을 끌만한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전대 링 밖에선 잡음이 쉴새 없이 새어 나오고 있다.

전당대회 기간에 터져 나온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는 선거 초반 당을 두 쪽으로 갈라 내홍을 심화시키는 악재가 되고 있다. 출마 후보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려 전당대회 기간 내내 쟁점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3. [email protected]

당초 홍준표 의원 복당을 강하게 반대했던 김웅 의원은 이날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대선관리에서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터져 나오는 말은 우리 당 후보들에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홍 의원이) 다시는 예전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주고 그때 상처받은 분들에게 쿨하게 사과하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에서 조건부 찬성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홍 의원이 수용하기 힘든 요구라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반대 의사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배현진 의원은 복당 관련 당내 설전에 대해 "그 부분은 너무나 당연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제껏 말씀을 안 드렸다"며 "한가족이고 구태여 겁내고 누구를 들어오라 마라 걱정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복당하셔야 되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당 내에서 막말 논란도 일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동네 뒷산만 올라간 것으로는 에베레스트를 못 오른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경험부족을 문제 삼자, "에베레스트니 뭐니 이런 건 정치적인 문법에 따라서 그냥 아저씨들이 하는 얘기"라고 받아쳤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입당을 권하기 위해 '국내산 육우'로 비유한 발언도 당 안팎에서 구설에 올랐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내년 대선까지) 버스정류장이 두 개 있는데 전당대회 끝나고 나서 대선 경선이 시작될 때 한번 서고, 단일화 판이 벌어질 때 또 한번 선다. 앞에 타면 육우, 뒤에 타면 수입산 소고기가 된다"며 "우리가 목장에서 키워서 잡으면 국내산 한우, 외국에서 수입해서 6개월 키우다 잡으면 국내산 육우, 밖에서 잡아서 가져오면 외국산 소고기다. 당원들과 우리 당을 아끼는 분들이 조직적으로 야권단일후보를 도우려면 국내산 한우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국내산 육우 정도 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최다선인 5선 정진석 의원은 "아무리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의 중진의원을 '아저씨'로 불러서는 안 된다"며 "우리 당의 많은 분들이 영입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육우' '수입산 소고기'로 비유해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훈계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과도한 지적", "이중잣대"라며 "윤석열 총장의 대선지지율이 다소 높다고 해서 당이 그의 눈치를 살펴 정치적 표현까지 자제할 이유는 없다"고 응수했다.

통상 전당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전당대회가 끝난 후에도 일정 기간 효과가 유지된다. 대선 국면 진입 직전 전당대회는 국민의힘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될 수 있는 만큼 당 지도부가 컨벤션 효과를 잠식할 악재를 사전에 걷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를 놓고 당 내홍이 심화하고 있는데도 지도부가 너무 안이하게 판단하거나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없지 않다. 당 지도부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끌기보단 결단력 있게 문제를 매듭짓고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복당 절차를 밟겠다고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복당 절차를 밟겠다고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0. [email protected]

복당 기준과 원칙을 지도부가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권 도전에 나선 홍문표 의원은 "당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어야 된다. 지난번에 네 분이 공천이 잘못됐다고 해서 무소속으로 나와서 다 당선됐는데 두 분은 입당을 시켰고, 두 분은 입당이 안 됐다"며 "지금 생각해도 그 두 분 입당의 기준을 우리는 모른다. 지금 안 받는 이유도 모른다. 원칙이 없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공개적으로 복당 선언을 한 후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로 국민의힘 지도부에 결단을 압박하며 여론전을 주도하고 있는 홍 의원에 대해서도 21대 총선 당시 공천 탈락에 불복하고 탈당을 감행한 것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나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홍준표 의원 한 명이 복당한다고 해서 당이 흔들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다면 공당으로서 자격이 없는 셈"이라면서 "대신 공천 절차가 잘못됐다고 인정되더라도 다른 중진 의원들도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하고 당의 결정에 따랐는데, 홍 의원은 이기적으로 탈당해 영남에서 당선된 건 문제가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입장이나 사과를 요구한 다음 지도부가 복당을 허용할지 말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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