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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센 대출규제 '끝판왕' 나오나

등록 2021.09.24 06:00:00수정 2021.09.24 09: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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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금융위 "올해 목표치 달성 어느정도 가능할 듯"
"추가 규제 필요한지는 9월 증가 숫자에 달려"
"30일 홍남기·이주열·고승범·정은보 정책조합 막판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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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올해 하반기 대출을 쥐어짤 수 밖에 없다며 다주택자 대출과 투기 의심 대출을 강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2021.09.14.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정부가 올해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로 5~6%를 제시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9월 가계부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달 가계부채 증가율이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만 나타내도 올해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당국은 일단 9월 증가율을 지켜본 뒤 가계부채 추가대책의 최종 수위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4035억원으로 지난해 말(670조1539억원) 대비 4.36%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전년 대비 증가율 2.39~7% 수준이다. 시중은행 중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농협은행이 7%로 지난달부터 3개월간 부동산담보대출 신규를 한시 중단한 상태다. 증가율이 저조했던 국민은행도 지난 6월 말 1.48%, 지난 7월 말 2.58%, 지난달 말 3.62%, 지난 17일 기준 4.15%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시중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도 올해 내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위가 발표한 '2021년 8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은 9.5%였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3월 8.5%에서 지난 4월 10%까지 확대된 이후 줄곧 9~10% 수준을 맴돌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은 최근의 가계대출 급증세가 주택구입 또는 전세자금 마련 등 본래 대출 목적보다는 주식시장, 부동산 투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가계가 보유한 여유자금을 전세자금이나 주택 구입 등에 쓰지 않고,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받아 암호화폐, 주식 등에 투자하는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선 금융당국이 보다 강도 높은 관리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3년 7월까지 전면시행을 목표로 단계별로 적용하려던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2.3단계 조치를 조기 시행하거나, 아직까지 60%가 적용되고 있는 2금융권의 DSR을 40%로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이는 전세자금 대출에도 규제를 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세자금 등 실수요 대출의 경우 당국이 직접적인 규제를 가하기보다는 은행들이 대출심사 문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조일 가능성이 높다.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대출 항목별로 규제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증가세가 가파른 금융사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목표치를 맞추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20~30대 젊은층들의 경우 대출을 받아 가상자산, 주식시장 등에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부채의 둑이 터지지 않도록 전반적으로 대출 증가율을 줄이자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실수요 대출을 구분할 방법도 없고 정부가 대출을 항목별로 세분화해 규제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총량관리라는 큰 틀의 규제 방향을 내놓으면 은행이 심사를 강화하는 등 정말 필요한 이들에 대출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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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금융권에서 가계부채 관리 대책과 관련해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추가대책의 발표 여부와 규제 수위 등은 이달 동향을 본 뒤 최종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지난해 '상저하고(上低下高)'였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올해는 반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9월 가계부채 증가율이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으로만 늘어도 고강도 추가 규제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월 가계대출 증가율을 보면 10월 이후도 가늠할 수 있어 일단 이달 숫자를 보고 난 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워낙 많이 늘어난데 따른 역기저효과로 올 하반기의 경우 증가세가 조금만 둔화돼도 증가율이 확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창구지도를 좀 더 갈지, 아예 규제를 마련해 발표할지는 9월 상황을 보고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떠한 방식이 되던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진 고강도 '대출 조이기'를 이어간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금융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속도로 불어난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올해 6%대, 내년 5%대로 맞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연간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연말까지 추가로 취급할 수 있는 금액은 11조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최근 금융연구원이 개최한 '통화정책 정상화와 자산시장 영향' 토론회에서 "앞으로 테이퍼링이나 금리 큰폭 상승 등 충격이 가해지면 대출을 많이 일으켜 아파트를 산 이들부터 충격이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까진 어떻게든 조이려고 하는 것"이라며 "풍선에 빵빵하게 들어간 바람을 빼놔야 나중에 충격이 오더라도 충격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내년 초까진 타이트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너무 빨랐고 올해 그 갭을 최대한 벌충하지 않으면 나중에 부담이 되니 가계부채 증가율을 지난해 9%대에서 올해 6%대, 내년 5%대로 맞추려 한다"며 "한은은 할 수 있는 부분을 하고 당국은 총량관리를 통해 경제주체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형태가 될 것이며, 다만 1억원 받는 사람이 0이 되지는 않도록 정책 조합을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열리는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등은 가계부채 해법을 중점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유동성 회수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재정-통화정책간 엇박자를 나타내고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은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최적의 정책 조합과 리스크 관리 방안을 찾기 위해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출 규제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고 금융권의 협조를 구하겠다"며 "현장에서 실수요자인지 아닌지를 잘 판단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나 지원 방안 등 (필요한 것)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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