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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공시 혐의' 미래에셋PE 전 대표, 무죄…現구청장 유죄

등록 2022.01.13 13: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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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공시 수법 등 269억원 부당이익 혐의

투자금 메우려 사채업자들에게 회사 매도

法 "손해 감수하며 넘기려면 설명 있어야"

허위공시 부당이득 사채업자…징역 12년

"이정훈 구청장, 방조 고의 있어"…벌금형

'허위공시 혐의' 미래에셋PE 전 대표, 무죄…現구청장 유죄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최영서 수습기자 = 부도 직전인 코스닥 상장사 투자금 회수를 위해 사채업자들에게 회사를 넘기고 이를 감춰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자산운용사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방조 혐의를 받는 현직 구청장에게는 벌금형 판단이 내려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성보기)는 1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미래에셋자산운용 PE부문(미래에셋PE) 유모(56) 전 대표와 상무 유모(49)씨에게 각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이모(52) 클라우드매직 회장에게는 징역 12년을, 변모(53) 와이디온라인 대표에게는 징역 3년을 각 선고했다. 이와 함께 이들의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를 방조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54) 강동구청장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 등 2명과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시니안 유한회사에는 각 무죄, 다른 피고인 5명에게는 각 징역 1년~5년 판단을 내렸다. 클라우드매직 회사에도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어떤 자금으로 인수하느냐는 투자자들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 사건의 경우 문제가 된 허위공시 내용은 주식거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이 회장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이 구청장에 대해서는 "이 회장의 형으로서 클라우드매직 자금력이 빈약한데 풍부하다고 언론에 보도했다"며 "동생이 제공하는 보도자료를 확인도 안 하고 기자에게 전달해 피고인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인 자신이 와이디온라인 인수 주체라고 보도해준 것은 허위"라며 "피고인에게 방조 고의를 인정해야 하고, 이 회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부분의 무자본 M&A를 은폐한 것"이라고 벌금형 판단을 내렸다.

반면 유 전 대표 등에 대해서는 "문제 있는 사람에게 경영권을 넘겨 그 사람이 회삿돈을 다 해먹으면 손해는 자기한테 온다"며 "손해를 감수하면서 주식·경영권을 넘기려면 특별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검찰은 제대로 설명 안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경영권이 시니안에서 클라우드매직으로 넘어간 다음날 85억원을 횡령한 건데, 그다음에 시니안에서 추가로 신주 50억원을 인수한 게 있다"며 "횡령을 알면서도 또 50억원을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무죄 판결했다.

이들은 2017년 12월~2018년 6월 코스닥 상장 게임회사 와이디온라인 주식을 사채업자들에게 매도했음에도, 일반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양도하는 것처럼 허위공시하는 수법 등을 통해 269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유 전 대표는 미래에셋PE가 출자한 시니안 유한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고, 시니안이 투자한 와이디온라인이 심각한 영업적자 상황에 빠지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문제는 매각 대상이었다. 유 전 대표는 유 상무 등과 공모해 시니안이 보유한 와이디온라인 주식 856만주를 냉장고 판매업체 클라우드매직에 매각했는데, 클라우드매직은 사실상 사채업자들의 형식상 법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결과 실제 시니안에서 클라우드매직으로 넘어간 대부분 주식은 다시 사채업자들에게 넘어가 시장에 유통됐고, 매도 물량이 크게 늘어나자 와이디온라인의 주가는 5000원에서 800원 수준으로 폭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전 대표 등은 이 과정에서 시니안, 와이디온라인, 클라우드매직에서 똑같이 와이디온라인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허위 공시를 냈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매직 이 회장은 자기 자금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가 됐다는 허위 공시를 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당시 서울시의원이던 이 구청장은 클라우드매직의 명의상 대표였는데, 와이디온라인을 클라우드매직이 자기 자금으로 인수해 운영하는 것처럼 허위 인터뷰를 했다. 이 구청장은 클라우드매직의 이 회장과 형제지간으로 알려졌다.

내막을 알지 못했던 일반 투자자들은 정상적인 M&A(인수·합병)로 믿고 와이디온라인의 주식을 사들였다가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이는 자산운용사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손실을 전가한 것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유 전 대표와 상무 유씨는 2018년 3월 최대주주가 아닌 클라우드매직에 와이디온라인 경영권을 양도하고 법인통장을 넘겨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클라우드매직을 통해 85억원을 무단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클라우드매직 이 회장과 와이디온라인 변 대표는 2018년 8월1일까지 회사자금 154억원을 임의로 인출해 사채자금 변제 등에 사용해 횡령한 혐의도 적용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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