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北, 핵실험·ICBM 발사 시사…한반도 정세 격랑 속으로

등록 2022.01.20 11:23:49수정 2022.01.20 17:28:2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北, 文 정부 강조해온 '모라토리엄' 파기 시사
美 대북 제재·UN안보리·바이든 1주년 맞춰
SLBM→ICBM→핵실험…도발 강도 높아질 듯
레드라인 넘으면 한반도 정세 긴장감 커질듯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20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전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위 제8기 제6차 회의를 열었다. 2022.01.20.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이 20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유예해온 '모라토리엄'을 파기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북미 대화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사실상 좌초될 위기에 직면했다. 북한이 강경한 도발을 예고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이날 노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19일 회의를 소집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라토리엄 철회를 검토하겠단 의미로 여겨진다.

북한과 미국이 탄도미사일 발사와 제재를 주고받는 와중에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 재개를 시사해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ICBM은 미국 본토 타격과 직결된단 점에서 '레드라인(한계선)'으로 인식된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파기하지 않았단 점을 강조해왔다.

북한은 2017년 11월 ICBM인 화성-15형 시험발사를 마지막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유예했다. 이듬해인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는 핵실험 및 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결국 대북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북한이 다시 대미 강대강 기조를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이번 발표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 회의가 20일 오후 3시(현지시간) 예정된 가운데 나왔다. 아울러 20일 오후 3시까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반대한 곳이 없으면 미국이 앞서 제안한 대로 안보리 제재 명단에 북한 국방과학원 소속 5명이 추가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이 열린 날이기도 하다.
associate_pic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뛸 것이라고 밝혔다. 2022.01.20.


정치국회의가 통상 최고인민회의 하루 혹은 이틀 전쯤 열린단 사실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시기에 의도적으로 정치국회의를 통해 메시지를 공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고인민회의는 2월6일 개최될 예정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 맞춰서 북한이 선수를 쳤다"며 "이번에 공개한 정치국회의 내용에 남측에 대한 언급이 없는 건 무시의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을 설득해서 최악의 상황을 막으라는 간접적인 메시지"라고 말했다.

모라토리엄 해제 검토가 실제 해제로 이어지면 김정일 출생 80년(2월16일)과 김일성 출생 110년(4월15일)이 정치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및 ICBM 시험발사 후 핵실험 순서로 강도를 높여갈지 주목하고 있다. 

이런 전개가 펼쳐지면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국면을 전환해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북한 특유의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 재현된단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처럼 안보리에서 중국이 대북 추가제재에 동의할 가능성이 사라져 바이든 행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많지 않다"며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는 수준까지 밀어붙이면 오히려 미국이 양보해온 경우가 많다. 이런 계산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모라토리엄 파기 시사는 북한이 대미 협상력 강화와 별개로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국방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추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 도입 ▲고체연료 ICBM 개발 ▲핵잠수함 및 수중발사핵전략무기(SLBM) 개발 ▲군사정찰위성 운용 등을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5대 과업으로 삼고 있다.

미국의 외교 전선이 중국, 이란, 러시아 등으로 분산돼 북한에 집중할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전략무기 개발의 족쇄가 된 모라토리엄을 파기하겠다고 공식화했다는 의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5대 핵심과제를 보면 모라토리엄을 깰 수밖에 없다"며 "이미 극초음속미사일에 (제재) 경고를 날린 미국이 대화를 구걸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는 걸 북한도 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