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대러 제재로 식량난도 심화…어려운 결단 직면한 서방

등록 2022.06.28 16:21:2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서방, 식량 인플레 최소화 제재안 마련 중
기근 막기 위한 제재 완화 여부 논란일 듯

associate_pic

[로렌스=AP/뉴시스]미국 캔자스주(州) 로렌스에 있는 밀밭. 2017.06.30.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식량 부족으로 기근 위기에 처하자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가한 서방 국가들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다음 제재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제재 여파가 쉽게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기아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공급망을 개방하고 개발도상국에 식량 융자를 제공하기 위한 계획을 서둘러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증가하는 에너지 비용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의 제한된 수출로 인해 전 세계의 취약 계층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 예멘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주에 빵 가격이 35% 급등했고, 레바논의 제분소들은 곡물 부족으로 최근 몇 달 동안 조업을 중단했다. 케냐에서는 식용유가 부족한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식량과 곡물 수출을 막고 서방의 제재 철회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이 결과 세계 식량 위기는 악화했다.

미국과 유럽의 고위 관리들은 지금까지 그러한 제안을 거절함과 동시에 부수적인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제재를 이어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해 왔다.

식량 공급망에서 이 지역 곡물의 수출 차단은 세계적인 식량 가격을 치솟게 하는 연쇄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세계의 곡물과 비료 대부분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세계 밀의 약 30%와 해바라기유의 75%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된다. 서방의 제재 기간과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이러한 공급 중단은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물자를 비축하려고 할 때 수출을 막도록 만들었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저소득 국가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종종 사회불안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맬패스 WB총재는 이달 초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영양실조와 기아 심화 등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신흥 경제국 사람들은 종종 그들의 하루 예산을 대부분 음식에 소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비중이 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5월 식량 가격은 곡물 및 육류 가격 상승으로 인해 1년 전에 비해 거의 30% 증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비료가 없으면 식량 부족이 옥수수와 밀에서 쌀을 포함한 모든 주요 작물로 확산할 것이며 아시아와 남아메리카의 수십억 인구에게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 가격 상승은 보호무역주의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약 20개국이 높은 식품 가격이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일종의 수출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와 같은 나라들은 자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식용유, 밀, 닭고기 수출을 제한했다.

유럽 재무장관들의 모임인 유로그룹의 회장이기도 한 아일랜드의 재무장관 파스칼 도노호는 유럽 정책입안자들이 식량 인플레이션을 최소화하는 제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이달 러시아 석유 수입의 대부분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안을 제정했다.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 화물선에 대한 해상 보험사 금지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가 석유를 세계 다른 지역으로 재배정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식량 화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재무부 관리들은 이러한 행보를 경계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제재 위반에 지나치게 신중해지면 자칫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는 정부가 화물 운송을 거부하는 이른바 '자체 제재'에 나설 수도 있다. 바이든 정부의 경우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농업과 해운업체들에 미국의 제재로 러시아 비료를 구입해 운반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왔다.

미국 재무부는 식품 수출이 계속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재 면제 또는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고도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4월 "우리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다른 경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본적인 식량과 농산물의 가용성을 보장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필수적인 인도주의 및 관련 활동을 승인하는 것에 대해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개발도상국 전문가들은 이러한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아프리카에서도 제재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매키 살 아프리카연합 의장은 국제 SWIFT(스위프트) 시스템에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차단하는 것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러시아산 식량 및 비료 구매능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스위프트 시스템이 흐트러지면 상품이 존재하더라도 결제가 복잡해진다는 의미"라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고 식량난이 심화하면서, 기근을 막기 위한 일부 제재 완화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지원 단체들은 인플레이션이 자신들의 예산을 늘리면서 가난한 나라들에 원조를 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WB는 농부들을 지원하고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15개월 동안 새로운 1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고, 세계의 많은 주요 국제 금융기관들은 식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원조와 자금 조달 계획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WSJ은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많은 나라들에 너무 늦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