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베테랑 같던 고객센터 상담원…알고보니 'AI비서'가 도왔네

등록 2022.06.30 06:00:00수정 2022.06.30 07:39: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르포]AI시스템 도입한 KT동작고객센터 가보니
2018년 AICC 적용…대화내용 문자화·핵심 단어 제시
보이스봇 도입으로 상담원 연결 '무한대기' 없어져
1초에 5억원 절감 효과…지난해 170억 비용 아껴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KT는 2018년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도입 이후 평균 상담시간을 34초가량 단축시킬 수 있었다. KT는 1초당 5억원의 비용을 아꼈다. (사진=KT 제공) 2022.6.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고객센터 입사 3개월차 신입 상담원. 업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단순한 고객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진땀을 뺀다. 호응을 하면서 듣고, 설명까지 해야 하니 정신이 없다. 특히 대화가 길어지면 처음에 뭘 요구했는지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난이도 높은 상담이 들어오면 선임에게 도움을 구하기 바쁘다.

반면 KT고객센터 신입 상담원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인공지능 어시스트(AI Assist)가 있어 모니터에 고객과의 대화 내용을 텍스트로 확인하니 요구사항 파악이 쉽다. 또 핵심 단어를 파악한 AI가 설명 자료를 먼저 제시해 주니 상담이 수월하다. 게다가 고객 특성에 맞는 적정 상품까지 추천해줘 자연스럽게 영업에도 성공했다.

이는 KT가 고객센터의 디지털전환(DX)을 위해 2018년 인공지능컨택센터(AICC)를 적용하면서 현실화됐다. AICC는 음성인식, 음성합성, 텍스트 분석, 대화엔진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센터의 전체 업무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AICC를 통해 제공하는 기술 중 하나인 AI어시스턴트는 상담원의 업무 효율을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 AI어시스턴트는 실시간 대화록, 대화추천, 요약, 고객 특성에 맞는 상품 추천, 상담 내용 평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28일 방문한 서울 KT동작고객센터 상담 직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상담으로 시끌벅적 하거나 분주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모니터를 보면서 마우스를 이용하거나 타자를 치고 있어 헤드셋을 쓰지 않았다면 일반 사무직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상품 요금 변경을 묻는 한 이용자의 전화가 걸려오자 상담원의 모니터에는 대화 내용이 글씨로 떴고 동시에 ‘상품 변경’이 핵심 단어로 강조됐다. 그리고 이내 이용자 특성에 맞는 추천 상품이 함께 제시됐다. 상담원은 이를 보고 재빨리 최적의 상품 구성 안내를 시작했다.

상담 중 응대하기 어려운 내용의 경우, 직접 선임 팀장의 자리로 찾아가는 일도 없다. 과거엔 팀장이 각 상담원 통화시간을 확인한 후 자리에 찾아가거나 내선으로 1:1 전화를 해야 했다. 그러다보면 상담시간이 더 길어지고 고객 의도를 놓치는 실수도 발생했다. 이제는 일정 대화 시간이 지나면 팀장 모니터에 알람이 뜬다. 팀장은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텍스트 메시지로 도움을 준다.

특히 '당장 팀장이 다시 전화하라고 해!'와 같은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재응대 하는 게 한결 수월해졌다고 했다. 기존에는 모든 대화 내용을 다시 다 듣고 분석한 뒤 응대해야 했는데 AI어시스턴트 도입 이후에는 문자로 정리된 내용을 확인하니 고객 요구 사항을 파악하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훨씬 짧아졌다.

심지어 AI어시스트는 고객 감정 상태까지 분석해 준다. 일례로 차분했던 목소리가 격양 되거나 나 속도 변화가 나타날 경우 상태를 파악해 어떤 상황인지 알려줘 적절하게 응대할 수 있게 돕는다. 통화 종료 후에는 대화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해주는 것은 물론, 상담 내용에 대한 평가도 한다.

도창수 KT동작고객센터 팀장은 “상담이 능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음성만으로 대화에 집중하기 힘든데, 문자로 보여주는 것은 물론 AI가 내용을 파악해 적절한 정보를 안내하니 다들 상담시간이 짧아졌다”며 “신입 직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KT는 AICC 도입으로 평균 상담시간을 약 34초가량 절감했다. (사진=KT 제공) 2022.6.28 *재판매 및 DB 금지



스마트폰 청구 요금 설명과 같은 내용은 상담원 연결까지 오지 않는다. AI 상담 로봇(보이스봇)이 알아서 먼저 안내했기 때문이다. 과거였다면 상담원이 일일이 확인해 안내했겠지만 AICC 도입 이후 간단한 상담은 AI보이스봇이 맡는다. 상담원은 보다 복잡하거나 전문적인 안내가 필요할 때 나선다.

무엇보다 보이스봇 도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대기 시간이 대폭 줄었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민원이 밀리면 상담원 연결까지 무한정 대기해야 했는데, 보이스봇이 응대함으로써 고객 대기 시간과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KT는 AICC 도입으로 평균 상담시간을 34초가량 줄였다. 1초가 줄면 약 5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데, 이를 통해 지난해 170억원을 아낀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상담 직원의 역할과 책임(RNR)을 조정해 약 13만 시간을 영업에 투입, 생산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준동 KT AICC전략팀 팀장은 "월 542만 콜 중 AI보이스봇이 136만 콜을 담당하는데 이 중 고객이 만족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73% 수준인 100만콜"이라며 "처음엔 보이스봇 이용 고객 40%가 다시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돌아갔다면 이젠 3%로 줄었다"고 말했다.

KT는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AICC의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약 13조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콘택트센터 시장을 공략을 목표로 한다. 이미 금융권과 유통 분야에 적용을 시작했다. 3분기에는 서비스형 AICC(CCaaS)를 출시, 10~200석 규모의 컨택센터 운영 사업자를 공략할 예정이다. 나아가 2025년에는 구독형 상품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