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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심포니·힐러리 한의 환희의 순간 "한번 더"[이 공연Pick]

등록 2022.07.07 17: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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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휘자 라파엘 파야레와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2022.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4년 만에 한국을 찾은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웅장한 말러 교향곡 5번에 그들의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하나의 선율로 초여름 밤 환희의 순간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베네수엘라 출신 지휘자 라파엘 파야레가 제9대 음악감독에 공식 취임한 후 진행하는 첫 해외투어다. 2018년 처음 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그는 2019년 객원지휘자, 2020-2021년 시즌 상주 예술가로 인연을 이어갔고 지난해 감독에 지명됐다. 파야레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이자 7년 만의 내한이다.

42세의 이 젊은 지휘자는 섬세한 손길과 에너지 넘치는 지휘로 몬트리올 심포니와 빈틈없이 교감했다. 1934년 창단돼 캐나다 퀘벡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는 프랑스 문화가 숨 쉬는 지역의 특성을 보여주듯 힘찬 소리 속에 프랑스적인 부드러운 매력의 음색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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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휘자 라파엘 파야레와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2022.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파야레는 음표에 따라 춤추듯 단상을 휘저으며 머리카락이 들썩일 정도로 파도처럼 힘있게 몰아쳤다. 동시에 부드럽게 음을 매만지는 손동작과 미세하게 떨리는 손가락까지 세심하고 정확하게 주문하며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총 5악장으로 이뤄진 말러의 교향곡 5번은 시작부터 강렬하게 꽂혔다. 고독한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지고 탄식을 토해내는 듯한 장중한 선율이 흘러내리는 장송행진곡의 1악장이 화려한 서막을 올렸다. 분노하듯 빠르고 강하게 웅장함을 이어간 2악장이 그 뒤를 바짝 따랐고, 3악장은 춤곡처럼 밝으면서도 애잔한 선율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특히 여성 호르니스트가 자리에서 일어나 연주하며 독주까지 선보인 3악장은 호른이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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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2022.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베니스의 죽음'에 삽입돼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4악장과 대미를 장식하는 5악장은 초반부와 또다른 분위기를 이끌었다. 말러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이 곡은 죽음의 위기 속 비극적인 느낌의 초반부와 달리 후반부는 결혼의 행복과 환희를 그린다. 유영하듯 부드럽게 선율이 흘러가며 현악기가 쌓이고 관악기가 더해져 밝고 경쾌한 행진으로 이어지며 절정에 이른다. 경건하게 지휘봉을 든 파야레는 중간에 싱긋 웃어 보이고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마지막 여운을 끌어올렸다.

공연의 스타트를 끊은 '바이올린 여제' 힐러리 한의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도 더할 나위 없었다. 바이올린 독주가 돋보이는 동시에 오케스트라와 매끄럽게 조화를 이뤘다. 짙게 깔리는 하프와 어우러져 꿈꾸듯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선율에서 빠르고 화려한 기교로 터프하고 유쾌한 음색을 쏟아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끊임없이 변화하는 바이올린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풍성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들의 흥미와 몰입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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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휘자 라파엘 파야레와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마친 뒤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2022.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얼음 공주'로 불렸던 한은 이날 별명처럼 치밀한 연주를 보였지만 모습엔 온기가 느껴졌다. 연주에 고도로 집중하면서도 중간 중간 곁에 있는 단원들을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여유롭게 무대를 즐겼고, 파야레와도 서로 신뢰의 호흡을 보였다. 앙코르로는 감성적 선율의 바흐 파르티타 2번과 3번 세 곡을 선보였다. 두 곡까지 연주한 한은 그치지 않는 뜨거운 박수에 미소와 함께 손가락 하나를 들고 "한 번 더?"라고 묻고 이내 세 번째 선물을 안겼다.

오케스트라는 서울에 이어 7일과 8일 대구, 통영을 찾는다. 힐러리 한이 모두 협연자로 나서며, 6일 프로그램과 동일하다. 투어 첫날인 5일엔 201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협연했으며 라벨, 바르톡, 드뷔시의 곡을 연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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