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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190일, "푸틴 15일까지 도네츠크 점령 지시"…우, 헤르손 탈환 올인(종합)

등록 2022.09.02 09: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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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헤르손 부교 설치 또 파괴…러 보급로 차단 집중

우크라 총참모부 "푸틴, 15일까지 도네츠크 완전 점령 지시"

젤렌스키 "러, 원전인근 주민 협박…IAEA 사찰단에 거짓 강요"

원전 직원 "러시아 경비 매우 위협적…인질 신세 같아" 토로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화상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7.26.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화상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7.26.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90일째인 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5일까지 동부 도네츠크 주(州)를 완전 점령할 것을 지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군은 파괴된 헤르손 교량 인근에 부교(浮橋)를 설치 시도한 러시아 군을 지속적으로 타격하는 것으로 헤르손 탈환을 위한 본격적인 공세를 펼쳤다.

CNN,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올렉시 흐로모우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작전 부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15일까지 도네츠크 주 외곽 경계까지 점령을 완료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군은 푸틴의 명령에 따라 기존 계획과 행동을 바꾸고 있다"며 기존 점령지에 구축한 하르키우·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미콜라이우 방어선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러시아의 임무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 가해온 전쟁을 끝내고 보호하는 것"이라며 "돈바스 주민과 러시아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은 지난 7월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의 한 축인 루한스크를 완전 점령한 것을 계기로 돈바스 점령에 집중해왔다. 돈바스의 80% 가량을 장악한 상태에서 완전 점령을 목전에 뒀다.

이후 휴식을 취하며 피로한 부대를 재정비하는 동안 돈바스 진격 속도는 늦어졌다. 그 사이 우크라이나 군이 남부 헤르손에 공격을 시작했고, 러시아 군은 방어를 위해 도네츠크 병력을 남부 전선에 집중 배치하며 주도권을 넘겨줬다.
[차시우 야르=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차시우 야르의 아파트 단지가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은 후 우크라이나 군인이 기자들의 현장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아파트 단지 공격으로 최소 15명이 숨지고 약 30명이 매몰됐다. 2022.07.11.

[차시우 야르=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차시우 야르의 아파트 단지가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은 후 우크라이나 군인이 기자들의 현장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아파트 단지 공격으로 최소 15명이 숨지고 약 30명이 매몰됐다. 2022.07.11.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은 크름반도와 헤르손을 연결하는 교량을 지속적으로 파괴하며 러시아의 후방 보급로 차단에 주력했다. 러시아 군 증원을 막는 것으로 헤르손 탈환 작전을 본격화 한 양상이다.

우크라이나 남부작전 사령부는 이날 "드니프로 강(江)에 설치된 여러 교량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으로 남부 헤르손 지역에 있는 러시아 군에 대한 압박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군은 다리우카 지역에 새로운 폰툰 부교를 설치하려고 시도했지만 아군의 포격으로 중단됐다"며 "카호우카 다리에도 추가 포격으로 구멍이 발생했고, 더이상 적군이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크름반도와 남부 헤르손주 사이를 흐르는 드니프로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3개의 다리를 택해야 한다. 그 중 2개는 안토니우스키 다리(자동차 교량·철도 교량)이며, 나머지 1개는 동쪽으로 50㎞ 떨어진 곳의 노바카호우카 댐 위의 교량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최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통한 정밀 타격으로 ▲안토노우스키 다리 ▲안토노우스키 철교 ▲노바 카호우카 댐교량 등 총 3개 교량을 모두 폭파해왔다.

러시아 군은 크름반도에서 헤르손으로 지원하는 주요 보급로가 차단되자 이들 다리에 부교를 설치해 물자를 운송해왔고, 우크라이나 군은 지속적으로 파괴했다. 이에 따라 헤르손에 집결한 대규모 러시아 군은 추가 보급로와 함께 퇴각로를 잃어 고립된 처지에 놓였다.
[도네츠크=AP/뉴시스]우크라이나 군이 동부 돈바스 전투에서 사용 중인 미국 제공의 155㎜ 견인 곡사포 M777의 모습이다. 2022.06.18.

[도네츠크=AP/뉴시스]우크라이나 군이 동부 돈바스 전투에서 사용 중인 미국 제공의 155㎜ 견인 곡사포 M777의 모습이다. 2022.06.18.

WP는 "헤르손은 드니프로 강과 흑해 사이의 관문 지역이자 주요 경제 중심지"라며 " 우크라이나 군이 시작한 헤르손 수복 작전이 대규모 작전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교착상태에 빠진 전쟁에 본격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자포리자 원전 사찰 착수와 관련해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정례 연설에서 "러시아가 에네르호다르 시 주민들에 대한 협박을 포함해 IAEA 임무를 속이기 위한 행동을 많이 했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다"며 "점령자들은 IAEA 사찰단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한다"고 말했다.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는 CNN에 "러시아 경비원들은 지하실에 던져질 수 있다고 위협한다"며 "나를 비롯한 근로자들은 인질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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