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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미디어 저물고 스페이셜 온다…'한류-테크놀로지-문화'

등록 2022.10.17 13: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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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문화교류진흥원-한국언론학회, 15일 서울대에서 한류세션

최수영 기어이 PD. (사진=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최수영 기어이 PD. (사진=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평면 스크린을 중심으로한 '플랫 미디어' 시대가 저물고 가상현실(VR) 등 3차원의 '스페이셜 미디어'가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한국언론학회는 지난 15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인문사회계멀티미디어강의동에서 '한류-테크놀로지-문화' 한류세션을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의 기획세션으로 진행됐다.

권성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PD, 최수영 기어이 PD, 김범주 유니티코리아 본부장, 중석 에그이즈커밍 대표, 이수엽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문화콘텐츠가 기술과 만났을 때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한 전망과 다양한 관점을 공유했다.

권성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PD는 스트리밍 플랫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상황에서 팬데믹의 종식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스트리밍 서비스의 과잉 경쟁으로 인해 비용 조정은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는 결국 시간을 쓰게 하는 상품"이라며 "한국 예능의 강점은 낮은 제작비로 같은 시간을 쓰게 만들어 플랫폼의 수익성을 증진시키는 가성비"라고 설명했다. 또 '장인 제작 시스템'을 한국 예능의 독특한 점으로 지적하고 "세계적으로 공정화되는 제작 방식 속에서 한류 콘텐츠가 독창성을 잃지 않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중석 에그이즈커밍 대표는 그동안 한국 예능이 드라마나 케이팝에 비해 국내형 콘텐츠에 머물러 있었던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한국 예능이 중국·일본·동남아시아에서는 이미 큰 인기가 있었다"며 "에그이즈커밍 역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한국 예능이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년부터 글로벌 OTT를 염두에 둔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국가별 반응 분석을 강화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영 기어이 PD는 팬데믹 이후 정점에 다다른 플랫 미디어의 현재와 '스페이셜 미디어'의 부상을 논의했다. 그는 평면 스크린으로 점철된 텔레비전 시대의 정점(peak) 현상을 가리켜, '플랫 미디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또 미래에는 몰입과 체험 수요의 증가로 실제 현실과 똑같은 3차원(6축)으로 미디어를 경험할 수 있는 '스페이셜 미디어'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플랫 미디어가 누구나 방송국을 가질 수 있는 시대였다면, 스페이셜 미디어는 누구나 테마파크를 갖게 되는 시대"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물리적 거리 제약이 없는 팬덤 커뮤니티 형성 가능성과 연동된다"며 "콘텐츠 지적재산권(IP), 가상 존재, e-스포츠 등 한류의 새로운 영역에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김범주 유니티코리아 본부장 역시 스페이셜 미디어가 기존의 제작 방식과 콘텐츠를 대체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봤다.

김 본부장은 '이세계 아이돌(버츄얼 아이돌 그룹)'과 '고멤 가요제(메타버스 뮤직비디오·트위치 전 세계 시청률 1위 기록)' 등을 소개하며 "다만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얻은 두 사례가 해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과 일본의 메타버스 산업에서 나타나는 극명한 차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한국은 평면 매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일본은 가상현실(VR) 헤드셋, 확장현실(XR) 미디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는 "기술은 그리 어렵지 않고, 약간의 불편함이나 낯섦을 해결할 방법이 분명 있는데도 선입견이나 오해 때문에 시도하려 하지 않는다"며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고 걸림돌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정책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엽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콘텐츠의 강점이 기획과 제작 능력이라면, 제작 과정 전반에서 가성비를 유지하면서도 우수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흥원 김아영 조사연구팀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문화콘텐츠가 오늘날의 하이테크와 만났을 때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관점을 제공했다"며 "향후 한류 확산과 발전을 위해 진흥원 또한 한류 담론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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