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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적자 고육책 'SMP 상한제' 통과…업계 반발 속 시행

등록 2022.11.26 12:00:00수정 2022.11.26 14: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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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5일 국조실 규제개혁위원회 심의 통과
전력도매가에 상한 설정해 한전 비용↓
한시적 시행이지만 업계는 손해 불가피
유럽서도 가스값 상한제·횡재 수익 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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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021년 3월 22일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력량계 모습. 2021.03.22. kkssmm99@newsis.com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한국전력이 전기를 사들이는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 상한제'가 시행 전 마지막 문턱을 넘었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제한, 한전의 적자 해소 등을 위해 SMP 상한제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민간 발전업계에서는 SMP 상한제 시행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향후 제도 시행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 등에 우려를 표해왔다. 다만 정부는 SMP 상한제 시행이 3개월을 넘길 수 없고, 1년 뒤에는 관련 조항 자체가 일몰된다고 설명했다.

26일 정부,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국무조정실은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SMP에 상한을 두는 내용을 담은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수정 의결했다.

SMP 상한제는 한전이 전기를 사들이는 기준 가격인 SMP에 상한을 두는 게 골자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산업부 장관은 전기사용자 이익 보호를 위해 필요시 전력거래가격 상한을 정해 고시할 수 있다.

SMP 상한제를 시행하게 되면 직전 3개월간 SMP 평균이 최근 10년 평균의 1.5배를 넘어섰을 때 전기를 이보다 비싼 가격에 팔지 못하게 된다. 다만 발전기 용량 100킬로와트(㎾) 미만 발전소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이날 국조실 규개위에서는 SMP 상한제를 3개월을 초과해 연속 적용할 수 없도록 명문화하고, 1년 후에는 조항 자체가 일몰되도록 수정했다. 적용 대상과 요건, 상한 수준은 그대로 의결됐다.

향후 수정안은 전기위원회 심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시를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석 달간 시범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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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2월 제도 시행 시 상한은 1킬로와트시(㎾h)당 약 160원 수준이다. 당초 산업부는 상한 기준을 10년 평균의 1.25배로 설정하려고 했다. 이를 적용할 시 상한은 ㎾h당 134원 수준이었는데, 민간 발전사의 피해 등을 감안해 1.5배로 수정했다.

SMP는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 시장에서 시간대별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가장 비싼 발전기의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국제 연료 가격이 오르면 SMP도 오르는데, 최근 연료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아 발전사업자들은 역대급 이익을 누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SK(SK E&S·파주에너지)·GS(GS EPS·GS파워)·포스코(포스코에너지)·삼천리(에스파워) 등 4개 대기업 계열의 민간 발전 6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 늘어난 1조4781억원에 달했다.

반면 발전사업자 정산금을 부담하는 한전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22조원에 육박하는 등 유례없는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제도 시행에 따라 한전은 비용 일부를 절감할 수 있는 반면, 민간발전사는 판매 가격을 낮추는 것인 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이와 관련해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SMP 상한제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전 적자 해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SMP 상한제를 실시하는 것은 발전사업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기고 나아가 재생에너지 발전사를 희생양 삼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연료비가 계속 높은 상황인 만큼, 향후 제도 시행이 연장될 수 있다는 우려 등도 제기된다. 그러나 수정안 가결에 따라 3개월 시행 이후 연속 적용될 가능성은 차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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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전력정산가격(SMP) 상한제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SMP 상한제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25. dahora83@newsis.com



한편에서는 SMP 상한제 목적 자체가 전기소비자 보호를 위한 것인 만큼 적절한 조치라는 시각도 상당하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전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발전사업자 이익 상한 설정 등 대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가스 가격 폭등이 SMP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6월부터 내년 5월까지 발전용 가스가격 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발전용 가스 가격이 기준가격 이상이면 기준가격까지만 인정해 전력시장가격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영국은 석유·가스기업에 대한 횡재세율을 25%에서 35%로 상향 조정하고 발전사의 초과수익에 대해서도 40%의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는 2023년까지 신재생사업자에게 309억유로(약 43조원)의 횡재 수익을 징수해 물가 안정 예산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런 조치는 전 유럽에 확산 중이다. EU는 올 9월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갈탄 등 저원가 발전원에 12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메가와트시(㎿h)당 180유로 이하의 가격 상한을 설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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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가정집에서 시민이 공공요금 고지서를 살펴보고 있다. 2022.09.21. livertrent@newsis.com



한편 SMP 상한제 등 조치와 별개로 정부와 한전은 국제 연료비 폭등에 내년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전은 다음 달 중 내년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기준연료비(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을 조정해 발표한다. 또한 내년 1분기에 적용하는 연료비 조정단가도 확정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당시 전기요금과 관련해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원가 상승 요인을 (전기요금에) 점진적으로 지속적으로 반영한다는 게 가장 큰 원칙"이라며 "그 부분은 정부 내에서도 어느 정도 합의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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