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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5명 중 1명꼴 '전이성'…치료 극대화 열쇠는 '이것'"

등록 2022.12.22 06:00:00수정 2022.12.22 07: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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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조기진단으로 완치율 높아졌지만

폐암·간암·대장암 이어 사망원인 4위암

전체 위암환자의 20~25% 전이성 위암

40세 미만은 복막 전이 많고 전이 빨라

고가 새 치료제 국가 보장성 확대해야

[서울=뉴시스]류민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사진= 뉴시스DB) 2022.12.21

[서울=뉴시스]류민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사진= 뉴시스DB) 2022.12.21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소설 ‘만다라’로 잘 알려진 작가 김성동,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장진영, 영화 '신과 함께', '베테랑' 등의 음악을 담당했던 방준석 영화음악 감독은 모두 위암으로 삶에 마침표를 찍었다.

위암은 조기에 발견되면 90%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재발률이 높고, 전이성·진행성 위암(병기 4기)으로 진단되면 치료 결과가 아주 불량하다. 전체 위암 재발 환자의 50%는 수술 후 2년 내 재발을 겪고 전체 위암 환자의 40~60%는 재발 후 사망한다. 전이성·진행성 위암인 경우 복막 전이, 림프절 전이, 다른 장기 전이 등 전이 형태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지만 대개 항암 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완치율은 5% 미만, 생존율은 2년 미만이다.

위암이 국내 주요 암 중 사망원인 4위라는 통계도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암 발생 부위별 사망률 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폐암, 간암, 대장암에 이어 네 번째다.

국내 위암 치료 권위자인 류민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조기 위암 진단율이 높아졌지만, 전체 위암 환자의 약 20~25%는 2기 이상의 전이성 위암으로 진단 받는다"면서 "효과가 불분명한 치료법들을 쫓다가 적기를 놓쳐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많은데,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된 치료를 잘 받아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유일한 치료법이었던 항암화학요법 외에도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와 같은 전이성·진행성 위암 환자를 위한 신약이 국내에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류 교수를 통해 국내 위암 치료 환경과 치료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나라 위암 발병률은 세계 1위인 주원인은 무엇인가요?

"위암 발병률이 약간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위암이 가장 많이 호발하는 국가입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발병률이 높은 원인으로는 암을 유발하는 중장년층 이상의 높은 헬리코박터 균종 감염률과 위암을 유발하는 짠 음식이 많은 식문화가 꼽힙니다."

-젊은층에서 위암의 유형과 치료 효과는 어떤가요?

"대개 40대 이하에서 발생하는 위암은 주로 보만(Borrmann) 4형입니다. 보만 1~3형은 종양이 덩어리를 형성하는 반면, 보만 4형은 점막하층을 따라 위 전체를 넓게 침범하는 양상을 보이며 복막 전이가 많죠. 젊은층에서 위암은 중장년층에 비해 빈도가 낮지만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특히 40세 미만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전이가 빠른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렵습니다."

-국가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위암 진단율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전이성·진행성 위암 진단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암 발병률이 전체적으로 높으면 전이성·진행성 위암도 비례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기 위암 검진 프로그램 덕에 1기 진단율은 75%, 병원에 따라 많게는 80% 정도로 높아져 과거보다 병기 2기 이상의 전이성·진행성 위암은 상당히 줄었는데요. 전체 위암 환자의 약 20~25%는 여전히 전이성 위암에 해당됩니다. 전이성 위암의 절반은 처음부터 전이된 상태로 진단받은 환자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1~3기였던 환자들이 국소 치료 후 재발되는 경우죠."

-위암의 병기별 생존율은 어떤가요?
 
"1기는 약 90% 이상 완치가 된다고 보고, 2기는 약 70% 안팎, 3기는 세부 병기에 따라 완치율이 약 20~50% 정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개 전이성 위암을 의미하는 병기 4기의 완치율은 5% 미만으로 봅니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병기 4기의 5년(2015~2019년) 상대생존율은 6.4%에 불과합니다."
[서울=뉴시스]류민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사진= 뉴시스DB) 2022.12.21

[서울=뉴시스]류민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사진= 뉴시스DB) 2022.12.21

-최근 표적 항암제, 면역 항암제 개발이 활발한데요. 전이성 위암 분야는 어떤가요?

"최근 면역 치료제를 통상적인 1차 항암 치료에 추가할 경우 생명 연장에 임상적 유효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1차 항암 치료에 실패했을 때 2차 치료 표준 요법으로는 신생 혈관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와 세포 독성 항암제 병용 요법이 가장 성적이 좋은 것으로 관찰됐죠. 새로운 치료제 등장이나 새로운 조합의 병용요법 시도로 치료 성적은 점진적으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치료 접근성을 높이려면 새 치료제에 보험이 적용되는 것도 중요한데요.

-우리나라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게 항암 신약을 들여오지만 보험 급여가 되기 전까지는 환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실제 사용이 쉽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지 수 년이 지난 면역 치료제의 경우 아직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죠. 새로운 치료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고 보험이 적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국가 차원에서 보장성 확대 등의 노력을 계속 해주었으면 합니다."
 
-참여하신 위암 치료 관련 연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글로벌 위암 연구들에 거의 다 참여했고 상당수 환자를 임상연구에 등재시켰습니다. 아산병원을 포함해 국내 연구진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임상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 약제에 대해 실시한 연구 결과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위암 가이드라인이 변경되고 표준 치료가 된 경우들도 여럿 있죠. 우리나라 연구진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앞으로 목표가 있으시다면요.

"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제 개발이 상당히 더딘 편인데요. 여러 다른 성격을 지닌 암세포가 섞여 있는 이질적인 암종이기 때문입니다. 위암은 유전자 변이나 단백질 과발현이 균질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특정 유전자 변이 또는 과발현을 표적으로 하는 약제의 효과가 일부 암세포에만 적용돼 표적치료제 개발에 장애물이 됐는데요. 앞으로 새로운 약제들을 시도해 위암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위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40세 이상이면 국가에서 2년에 한 번씩 제공하는 위내시경 검진을 받으실 것을 권고 드립니다. 전이성·진행성 위암 환자들은 완치 목적의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 항암 치료로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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