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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외인 감독 동반우승할까…韓프로스포츠서 첫 가시권

등록 2023.03.31 15: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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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대한항공·흥국생명 챔프전 1차전 승

최태웅 "국내 감독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

[서울=뉴시스]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 2023.03.30.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 2023.03.30.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과 여자부 흥국생명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나란히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두 구단이 우승을 차지하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들이 남녀부 우승을 석권하는 일이 벌어진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지난 30일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1승을 거뒀다.

5전3선승제에서 1승을 먼저 거둔 대한항공은 기선을 제압하며 세 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역대 남자부 챔프전에서 1차전에 승리한 팀이 우승한 비율은 70%에 달한다.

여자부 흥국생명도 지난 29일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누르고 1승을 먼저 가져갔다. 최근 다섯 시즌 여자부 챔프전 1차전에서 이긴 팀이 우승한 비율은 80%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이 모두 인천이 연고지라는 것과 두 팀 모두 외국인 감독 지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핀란드 출신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흥국생명은 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끌고 있다.

이번에 양 팀이 나란히 우승을 거두면 외국인 감독이 프로배구 남녀부 우승을 차지하는 초유의 사례가 된다.

한국 프로스포츠계에 한 획을 긋는 일이기도 하다. 한국 프로스포츠가 문을 연 이래 남녀부 모두 외국인 감독이 석권한 사례가 없다.

남녀부가 있는 프로농구에서는 남자부의 경우 제이 험프리스 감독,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적이 있지만 여자부에서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적이 없다.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29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3.03.29. jhope@newsis.com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29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3.03.29. [email protected]

외국인 감독의 첫 남녀부 동반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국내 감독들 사이에서 견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챔프전 1차전에서 패한 뒤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에 3연속 통합 우승을 내주기 싫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한항공은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을 데려와 2020~2021시즌 우승했다. 지휘봉을 이어받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1~2022시즌 팀을 우승시킨 데 이어 이번 시즌 또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최 감독은 "앞서 2년 동안 외국인 감독들이 우승했는데 2년간 지켜보면서 국내 감독들이 이렇게 지속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최근에도 남자부와 여자부에 외국 감독이 계속 들어오는데 (국내 감독의)자존심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감독이 심기일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배구계에 외국인 감독 영입은 늘어나는 추세다.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은 한국계 미국인인 아헨 킴 감독을 선임하면서 여자배구 7개 구단 중 2개 구단이 외국인 감독을 쓰고 있다. 남자부의 경우도 외국인 감독 선임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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