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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이라며 교체·판매"…전직 컴퓨터 기사의 고백

등록 2023.09.19 05: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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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모든것' 채널, 지난 7일 영상 업로드

해결할 수 있는 경우에도…'복구 작업' 진행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직업의모든것'은 지난 7일 '컴퓨터 수리 기사의 양심고백'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직업의모든것 채널 영상 캡처) 2023.09.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직업의모든것'은 지난 7일 '컴퓨터 수리 기사의 양심고백'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직업의모든것 채널 영상 캡처) 2023.09.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이른바 '컴맹' 고객을 속여 수익을 내는 행태로 자괴감이 들어 일을 그만두게 됐다는 전직 컴퓨터 수리기사의 고백이 나왔다.

18일 유튜브에 따르면 '직업의모든것' 채널은 지난 7일 '컴퓨터 수리기사의 양심고백'이라는 영상을 게재했다.

컴퓨터 수리 기사 출신 A씨는 해당 영상에서 "고장이 안 난 걸 고장 났다고 얘기해 교체하거나 판매하는 게 심적으로 괴로웠다"고 운을 뗐다.

통상 컴퓨터 작업에는 ▲윈도우 재설치 ▲부속품 교체 ▲새 PC 등이 포함된다고 A씨는 설명했다.

우선 그는 윈도우 정품과 관련해 "저희뿐만 아니고 인터넷에서 컴퓨터 판매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윈도우 정품이라고 하지만 케이스와 키 카드, 스티커가 동봉돼 있지 않으면 다 가짜라고 생각하시면 된다"며 "(가짜인 경우에는) 홀로그램이 깨끗하지 않다"고 말했다.

메인보드 및 파워 교체에 대해선 "보통 2011~2019년 그전에 판매한 것들은 새 메인보드가 없다. 용산 등에서 중고 보드를 파는데 그걸로 교체하고 (통상 비용인 20~25만원에서 실제 부품비를 뺀) 비용은 수입으로 잡히는 것"이라며 "파워도 새것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중고도 쓴다"고 했다.

'블루스크린' 오류가 발생한 경우 눈속임을 통해 수익을 내기도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윈도우를 재설치하거나 시스템 옵션을 바꿔 증상을 해결할 수 있는 경우에도, '쇼트가 나서 하드까지 날아갔다' '복구가 필요하다' 등의 이유로 데이터 복구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는 관리 프로그램에서도 해당 하드가 인식이 되지 않도록 하드에 연결된 선을 일부 뽑기도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A씨는 "(일자리를 구하는 사이트 등에서) 컴퓨터 수리기사 하면 보통 (달에) 400~600만원 이렇게 고소득이라면서 입사를 권유한다"며 "이렇게 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무상 교체 시기가 남은) 컴퓨터를 수리하는 데 일주일이 걸린다고 하고 용산에 가서 대신 수리를 하고 비용을 받기도 한다"며 "(램이 헐거워져 컴퓨터가 꺼졌다 켜졌다 하는 경우에도) 램을 뺏다 끼면 되는데도 '교체해야 된다'고 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아무한테나 이렇게 하지 않는다. 그럴 만한 사람들한테 (한다)"고 전했다.

'기사분들이 왜 사기를 치냐'는 진행자 물음에는 "그만큼 돈을 못 받는다 정직하게 (일하면)"라며 "제일 흔한 게 회사, 관리 프로그램이 작동이 안 돼서 봐 드리는 게(작업) 있는데, 윈도우 시스템에서 설정을 바꾸면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3~5분이면 끝나는데 저희는 이걸 하기 위해 공부한 것이지 않나. 근데 고객 대부분은 '이거 잠깐 하는 건데 뭐 이렇게 비싸냐고' 하신다"며 "하드웨어적인 보장도 그렇다. 갑자기 컴퓨터가 안 켜지면 메인보드, CPU 파워선 빼고 수은 건전지가 들어간다. 이대로 알려드리면 '이거 했다고 돈을 받냐'고 하신다"고 부연했다.

A씨는 "우리 사회에서 컴퓨터 수리 기사는 정말 필요하지만 그만큼 인정을 못 받고 있다"며 "이용하시는 분들도 좀 제 값을 주고 수리를 맡기셨으면 좋겠다. 공짜로 받으려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 수리 기사들도 진짜로 자기가 갖고 있는 기술로 진짜 수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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