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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붐비는 무료급식소…"세 끼 먹으면 다행이죠"

등록 2024.01.01 15:08:45수정 2024.01.01 15: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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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첫날 영등포구 '토마스의집'

오전 11시 70여명이 90m 넘는 줄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의 무료급식소 '토마스의집'에서 시민들이 떡국을 먹고 있다. 2024.01.01. taesung121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의 무료급식소 '토마스의집'에서 시민들이 떡국을 먹고 있다. 2024.0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임철휘 이태성 기자 =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의 무료급식소 '토마스의집'. 오전 11시가 되자 숟가락 34개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식판에 담긴 하얀 떡국이 모락모락 김을 피웠다.

반찬이라곤 김치, 과일샐러드밖에 없는 조촐하지만, 따뜻한 식판이 10분도 채 걸리지 않고 비워졌다. 남은 국물을 떠먹으려 식판을 긁는 소리가 이내 급식소 안을 가득 채웠다.

같은 시각, 급식소 밖에는 70여명의 사람들이 90m는 족히 돼 보이는 긴 줄을 만들었다. 0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에도 이들은 털모자와 마스크, 패딩 등으로 중무장한 채 묵묵히 기다렸다. 메뉴가 떡국이라는 소식에 "오늘 새해 첫날이라 떡국이구나"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새해 첫날인 만큼 이날 급식소를 찾은 이들은 저마다의 새해 소망을 품고 있었다.

이날 급식소 첫 번째 '손님'이었던 박모(62)씨는 "(토마스의집)이 밥을 계속 지어줬으면 좋겠다"며 "건강해져서 시내에도 왔다 갔다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대 때 일하다 다쳐 아직 몸이 편치 않다는 그는 공원에 가서 배를 타는 게 새해 소원이라고 전했다.

2016년 뇌출혈로 쓰러졌다 3년 만에 기적적으로 회복했다는 김모(70)씨는 "딸내미랑 아들이 잘되길 바란다"며 "나는 더 건강해져서 대전에 있는 아버지 국립묘지에 가고 싶다"고 새해 희망을 말했다. 그러면서 "밥이나 세 끼 먹으면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의 무료급식소 '토마스의집'에서 한 시민이 떡국을 뜨고 있다. 2024.01.01. taesung121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의 무료급식소 '토마스의집'에서 한 시민이 떡국을 뜨고 있다. 2024.0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온 성모(84)씨는 "아들, 손자, 며느리, 영감 다 지금같이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한다"며 "손자들이 좋아하는 고기를 (가족) 다 같이 사 먹고 싶다"고 했다.

엄마와 함께 배식 자원봉사를 하러 왔다는 이모(12)군은 새해 소원을 묻는 말에 "(지금 한 달) 용돈이 2만원"이라며 "100만원을 모아서 휴대전화를 바꾸고 기부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 안정을 기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박모(82)씨는 "사람들이 서로 다투지 말고 살아야 한다"며 "우리들이야 나이가 많으니까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나라가 잘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라가 있어야 가정도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 자리한 토마스의집은 지난 30여년간 하루 400~500여명의 노숙자와 쪽방촌 주민 등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고 있다. 시초는 1986년 이곳에 자리하고 있던 무료급식소로 당시 천주교 영등포동성당 주임신부였던 염수정 추기경이 성당 인근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자며 세운 급식소를 김종국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가 이어받으며 이름이 토마스의집이 됐다.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의 무료급식소 '토마스의집'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2024.01.01. taesung121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의 무료급식소 '토마스의집'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2024.0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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