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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재정 적자 온다는데…"9년간 국고 14조 덜 들어가"

등록 2024.01.24 07:00:00수정 2024.01.24 07: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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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연구소 "매년 과소 편성돼"

법령에 보험료 수입 14% 지원 명시

올해도 2626억 감액해 10.2조 편성

"지원 확대, 법정기준 명확히 해야"

[세종=뉴시스] 24일 나라살림연구소의 '나라살림 브리핑'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규모가 법정 기준치인 14%에 미달했다. (자료=나라살림 브리핑 발췌) 2024.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24일 나라살림연구소의 '나라살림 브리핑'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규모가 법정 기준치인 14%에 미달했다. (자료=나라살림 브리핑 발췌) 2024.0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건강보험재정이 올해부터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2016년 이후 9년째 국고 지원이 법정 기준치보다 14조원 이상 적게 투입된 것으로 나타나 재정 적자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4일 나라살림연구소의 '나라살림 브리핑'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규모가 일반회계 법정 기준치인 14%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은 매년 예산 범위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수입(일반회계)의 14%에 해당하는 금액과 과징금 수입의 절반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반회계와 기금의 국고지원 기준이 되는 예상 보험료 수입액의 과소 추계로 2016년부터 국고지원이 축소 편성되는 상황이다.

2016년 이후 올해까지 9년간 법정지원액보다 적게 지원한 액수만 총 14조3668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관행은 올해까지 이어져 2020년 이후 예상보험료 수입 대비 지원율은 11~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6년부터 부족한 지원액수를 살펴보면 ▲2016년 7040억원 ▲2017년 1조3485억원 ▲2018년 2조2739억원 ▲2019년 2조1353억원 ▲2020년 1조6145억원 ▲2021년 1조6663억원 ▲2022년 1조5144억원 ▲2023년 1조5292억원 ▲2024년 1조5807억원이다.

2016년에는 법정지원액이 5조9043억원이지만 실제 지원액은 5조2003억원(12.3%)만 지원됐다. 2018년에는 법정 액수인 7조4649억원보다 2조2739억원 적은 5조1910억원, 법정비율 대비 4.3%포인트(p) 적은 9.7%만 지원됐다. 올해는 일반회계의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 사업 예산이 당초 10조5262억원으로 역시 법정 지원액(11조8443억원)보다 적게 편성됐으나 이마저도 2626억원 감액돼 확정됐다.

손 연구위원은 "보험료율 인상이 철회되면서 인상분을 반영한 예산을 감액한 것으로 보험료 예상 수입액 대비 국고지원이 매년 반복적으로 과소 편성되고 있다"며 "건강보험 지출의 증가로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런 관행이 지속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 적자에 일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건보료 예상수입액의 6%에 해당하는 국고를 국민증진기금으로 지원해야 하는 조항과 관련해서도 담배부담금 예상수입액의 65%를 초과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이 있어 매년 그 비중이 감소해 실제 건보료 수입의 3%를 밑도는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는 2.2% 수준이다.

이에 대해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예상 수입액이 매년 과소 추계 되고 있어 이에 따라 예산안이 적게 지원되고 있다"면서 "법률에 명시된 법정 비율만큼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을 통해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3~2032 건강보험 재정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은 1조3000억원 흑자를 보이지만 올해부터 지출 증가율이 8.7%로 수입 증가율(7.2%)을 웃돌며 1조4000억원 적자로 돌아서고 2032년에는 20조원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준비금도 올해 23조8000억원에서 꾸준히 감소해 2028년 5조5000억원 적자로 전환되고 2032년에는 61조6000억원 적자로 불어난다는 전망이 나왔다.

손 연구위원은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에 국고를 지원하면서 법정 비율을 지키지 않았는데 건강보험 지출의 증가로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런 관행이 지속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 적자에 일조하게 된다"면서 "법률에 명시된 법정 비율만큼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을 통해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령화 등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증가 추세라는 점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국고지원 규모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법령상 국고지원 조문을 개정해 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정부에 의해 임의로 적용되는 법정 기준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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