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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경찰, 멕시코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한 전부통령 체포

등록 2024.04.07 2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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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즉시 에콰도르와 외교 단절 조치

체포된 전 부통령은 부패 혐의로 기소돼

[AP/뉴시스] 에콰도르 군 차량이 6일 전날 밤 수도 키도 주재 멕시코 대사관을 부수고 들어가 체포했던 글라스 전대통령을 과야킬로 이송하고 있다

[AP/뉴시스] 에콰도르 군 차량이 6일 전날 밤 수도 키도 주재 멕시코 대사관을 부수고 들어가 체포했던 글라스 전대통령을 과야킬로 이송하고 있다

[키토(에콰도르)=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멕시코 정부는 남미 에콰도르 주재의 자국 대사관을 경찰이 급습해 대사관 안에 있던 전임 에콰도르 부통령을 체포해 끌고나간 에콰도르와 외교 관계를 끊었다.

에콰도르 경찰은 지난 5일 밤 키토의 멕시코 대사관 문을 부수고 들어가 지난해 12월부터 머물고 있던 호르헤 글라스 전 부통령을 체포했다. 글라스는 부패 혐의로 기소되자 멕시코 대사관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

급습 체포에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즉시 에콰도르와의 외교 관계 단절을 발표했다.

급습 직후 멕시코의 키토 영사는 대사관 앞에서 기자들에게 "가능하지도 않고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6일 글라스 전 부통령은 키토 내 검찰총장 사무실에 억류되어 있다가 항구 도시 과야킬의 최대보안 형무소로 보내졌다.

글라스의 변호사는 경찰들이 대사관 내 그의 방으로 쳐들어와 그의 손을 등 뒤로 꺾으려 했고 그가 저항하자 "바닥으로 쓰러뜨리고 머리, 등뼈, 다리, 손 등을 마구 찼다"고 주장했다. 

에콰드로 당국은 2016년 강진 피해 재건 사업에 관한 비리 의혹을 캐고 있었다. 2013년부터 5년간 재임했던 글라스는 다른 건으로 뇌물 수수 및 부패 혐의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중남미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많은 정부가 에콰도르의 타국 대사관 급습을 강력히 비난했다. 에콰도르의 외무장관은 6일 글라스의 '도주가 임박해 있고' 멕시코와 외교적 대화가 소진된 상황이라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멕시코 대사관 진입을 결정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멕시코는 글라스에게 경찰 급습 몇 시간 전에 망명을 허용했다. 에콰도르의 좀머펠드 외무장관은 "일반 형사 범죄로 법원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망명을 허용하는 것은 합법적 조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의 알리시아 바르세나 외무장관은 에콰도르 주재 대사관 직원 몇 명이 급습 때 부상했으며 이는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교 시설의 경내는 비엔나 협약에 의해 외국 영토로 간주돼 '침범할 수 없게' 되어 있으며 주재국 사법집행 당국은 대사의 허락 없이는 들어올 수 없다.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위키리크스의 줄리언 어산지가 7년 동안 망명해 은신 칩거했듯이 세계 여러 나라 대사관에서 망명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며칠 혹은 몇 년을 산 예가 많다.  

6일 미국의 국무부 대변인은 비엔나 협약 위반을 비난하면서 양국의 견해 차 해소를 촉구했다.

에콰도르의 노보아 대통령은 지난해 온 국가가 마약 밀반입 및 그 범죄 조직들과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대통령에 취임했다. 올 1월 나라가 '무력 분쟁' 상황에 처해 있다고 선언하고 마약 밀반입 갱단 20개를 군이 국제적 인도주의 법 테두리 안에서 '몰살시킬 수 있는' 테러 그룹으로 지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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