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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에 밀리는 보수당…영국 7월 총선 관전포인트는?

등록 2024.05.23 17: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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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총리, 이른 선거가 보수당에 이익 판단한 듯

총선으로 14년 만에 노동당 정부 탄생 가능성 커

경제 성장·불법 이민자 통제 정책이 표심에 영향

[런던=AP/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각) 런던 총리 관저 밖에서 내리는 비를 맞으며 총선 일정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수낵 총리는 7월 4일에 조기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4.05.23.

[런던=AP/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각) 런던 총리 관저 밖에서 내리는 비를 맞으며 총선 일정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수낵 총리는 7월 4일에 조기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4.05.23.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오는 7월4일 영국은 정권의 향방을 가를 총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2일(현지시각) 총선일을 발표하면서 유권자에게 집권 보수당에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영국을 가르는 가장 큰 선거는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왜 수낵 총리는 이른 선거를 선택했나?

[베를린=AP/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4.25.

[베를린=AP/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4.25.


수낵 영국 총리가 속한 보수당은 현재 제1야당 노동당에 밀리는 양상이다. 오는 12월까지 선거 시점을 미룰 수 있는 수낵 총리는 7월 선거를 선택했다. 수낵 총리는 불리한 양상에서도 역설적으로 선거가 빠를 수록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민심의 주사위를 이른 시기에 던지기로 했다고 더타임스는 분석했다.

보수당은 이미 14년 동안 집권했다. 인기가 줄어든 보수당이 최대 시한인 12월까지 선거를 미룬다면 유권자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될 수 있다. 야당인 노동당이 개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선거를 미뤄 정권을 하루라도 더 지킨다면 유권자는 보수당을 변화를 두려워하는 정당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또 르완다 정책이 영국으로 다가오는 선박을 막지 못할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도 수낵 총리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름에 더 많은 이민자가 몰려들 수 있는 상황에서 보수당 정부는 이민 정책으로 큰 지탄을 피하고자 이른 선거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이날 공개된 물가상승률이 거의 3년 만에 최저 수준(2.3%)을 기록하면서 경제 전망에 긍정적 기류가 흐르는 만큼 빠른 선거로 경제 성과의 혜택을 보겠다는 판단이 깔렸다고 BBC는 진단했다. 더타임스는 호재보다는 악재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는 11월께 '감세를 못 했다'는 비판을 받느니 '감세하겠다'는 공약을 외칠 수 있을 때 선거를 치르는 편이 낫다는 평가다.

누가 선거 승리를 거머쥐나?

[런던=AP/뉴시스] 리시 수낵(왼쪽) 영국 총리와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지난해 11월7일(현지시각) 런던 하원에서 열린 의회 개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01.05.

[런던=AP/뉴시스] 리시 수낵(왼쪽) 영국 총리와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지난해 11월7일(현지시각) 런던 하원에서 열린 의회 개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01.05.


영국 유권자는 최대 5년 임기의 하원 의원 650명을 모두 선출한다. 단독 혹은 연립으로 하원에서 과반(326석) 의석을 장악하는 정당은 차기 내각을 구성하고 총리직을 맡는다. 현재로서는 노동당 정부의 탄생과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총리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집권 보수당은 여론조사에서 야당 노동당에 20%포인트가량 밀리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선거가 간단하게 수낵 총리와 스타머 대표의 대결로 귀결될 것이라고 봤다. 수낵 총리는 유권자를 향해 영국을 위한 계획이 없는 노동당 아래서 미래를 건설할지 아니면 원점으로 돌아갈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반복해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가디언이 제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세를 뒤집지 못했다. 텔레그래프 여론조사에서는 2021년 말부터 보수당은 노동당에 밀렸고 그 부침의 정도가 심해졌다. 실제로 이달 초 지방선거는 물론 의원 보궐선거에서도 패배했다. 어두운 선거 전망 속 일부 보수당 의원은 노동당으로 당적을 옮기기도 했다.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노동당의 압승이 예견된 상황이다. 정권 교체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보수당도 목표를 격차 줄이기로 잡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어느 당이 선거에서 승리해도 패자가 가진 원내 의석수가 앞으로 국정을 좌우하고, 그다음 선거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엇이 총선 표심을 가르나?

[지중해=AP/뉴시스]북아프리카 리비아 해안서 100㎞ 이상 떨어진 지중해에 표류하던 유럽 이주난민 선박이 2020년 12월31일(현지시각) 스페인 비정부기구(NGO)에 발견 구조되고 있다. 2024.05.23.

[지중해=AP/뉴시스]북아프리카 리비아 해안서 100㎞ 이상 떨어진 지중해에 표류하던 유럽 이주난민 선박이 2020년 12월31일(현지시각) 스페인 비정부기구(NGO)에 발견 구조되고 있다. 2024.05.23.


가장 큰 선거 의제로는 경제와 이민 문제가 꼽힌다. 높은 물가상승률과 더딘 경제성장을 해결할 유능한 정부를 갈망하는 유권자의 목소리가 크다. 또 영국으로 쇄도하는 이민자 물결을 효과적으로 통제해 경제·사회 등 영국 사회를 전방위적으로 지킬 수 있는 정부를 바라는 유권자층도 두텁다.

AP는 영국인 대부분은 높은 물가상승률로 실질소득이 저하했다고 체감한다며 더딘 경제성장에 정부 경제정책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당 정부는 2022년 10월 물가상승률이 사상 최고치인 11.1%를 기록한 뒤로 물가 안정화에 주력했다. 정부의 물가 대책은 성공했지만, 유권자는 이제 경제성장을 이끌 정부를 바라고 있다.

불법 이민자 문제도 영국 선거에서 중요한 의제로 부상했다. 보수당은 이민자 관리를 위해 강한 저항을 맞으면서도 르완다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르완다 정책은 불법 이민자와 망명 신청자를 아프리카 대륙 르완다로 보내 난민 심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르완다 정책으로도 정부가 국경 통제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유권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를 원하고 있다. 동시에 르완다 정책이 받아온 비인도적이고 비효율적이라는 우려를 해소할 대안을 추구하는 시민도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방비 지출분 인상,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 진료난 해소, 현 정부가 실시하는 반(反)탄소중립 정책 기조와 관련한 평가 등이 복합적으로 유권자의 투표 선택을 결정할 요소로 꼽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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