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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자체적인 CBDC 발행 막는다"…美 하원서 법안 가결

등록 2024.05.24 14: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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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가 국민 소비습관 감시할 수 있단 우려"

[워싱턴=AP/뉴시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하는 것에 미국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CBDC 감시 방지법을 발의한 공화당 원내총무 톰 에머 하원 의원(미네소타)이 지난해 10월24일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취재진을 뒤로하고 걸어가는 모습. 2024.01.04.

[워싱턴=AP/뉴시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하는 것에 미국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CBDC 감시 방지법을 발의한 공화당 원내총무 톰 에머 하원 의원(미네소타)이 지난해 10월24일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취재진을 뒤로하고 걸어가는 모습. 2024.01.04.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미국 하원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진해 온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제동을 걸었다.

23일(현지시각) 폭스비즈니스와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은 이날 연준이 디지털 화폐를 통해 국민의 소비 생활을 감시할 우려가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한 'CBDC 감시 방지법'을 찬성 216대 반대 192표로 가결했다.

CBDC 감시 방지법은 연준이 CBDC를 발행하기 위해선 의무적으로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연준이 특정 제품·서비스를 개인에게 직접 제공하거나 통화 정책 등의 목적으로 CBDC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법안을 발의한 톰 에머 하원의원(공화·미네소타)은 "감시형 CBDC는 미국인 개인의 소비 습관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연방 정부에 부여할 수 있어, 연준이 이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 법안은 미국의 디지털 통화 정책이 미국 국민의 손에 있음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어떤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더라도 개인 정보 보호, 개인 주권 및 자유 시장 경쟁력이라는 우리의 가치를 반영할 것이다. 이것이 미래의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헀다.

특히 공화당 의원들은 최근 연방 정부가 미국인들의 금융거래에 대한 감시 권한을 갖게 되면 CBDC가 다른 디지털 자산과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콩=AP/뉴시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하는 것에 미국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암호화폐 그래픽. 2023.2.2. photo@newsis.com

[홍콩=AP/뉴시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하는 것에 미국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암호화폐 그래픽. 2023.2.2.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최고 위원이인 맥신 워터스 민주당 의원(캘리포니아주)은 "CBDC 감시 방지법은 정부 등 공공부문의 디지털 자산 혁신과 연구를 방해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워터스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CBDC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그런데 미국에서만 CBDC를 규제하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달러의 우선권과 미국을 지탱하는 힘이 위협받게 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폭스비즈니스는 보도했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 2021년부터 CBDC 발행을 검토해왔다. 전세계 중앙은행의 90% 이상이 자국 화폐로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 미국의 CBDC 개발·발행이 늦춰질 경우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 입지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월7일 "CBDC 채택 여부에 대해 연준은 아직 결론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한 우려는 섣부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전날(21일) 하원에서는 암호화폐 규제권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1세기 금융혁신 및 기술 법안(FIT21)'이 찬성 279표, 반대 136표로 의결됐다.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주도로 통과된 이 법안은 미국 암호화폐 시장 규제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비증권 현물 시장 감시 기관인 CTFC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형태의 새로운 화폐를 의미한다. 지갑 속의 현찰이 그대로 디지털 지갑 속의 현금이 되는 개념이다.

디지털로 거래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비슷하나,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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