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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맞은 필리조선소, 상선·군함 듀얼 조준…트럼프도 관심[MASGA 리포트②]

등록 2025.12.25 12:00:00수정 2025.12.25 19: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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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인수 후 생산성 향상 주력…"연 1.5척→20척 가능"

美 조선 시장 기회 판단…韓 대미 조선투자 수혜 주목

트럼프, 연이어 언급…프리깃함 참여, 핵잠 수주 겨냥

[필라델피아=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 4번 독에서 함정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12.25.

[필라델피아=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 4번 독에서 함정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12.25.

[필라델피아=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한화 인수 1년을 맞은 필라델피아조선소(필리조선소)가 미 해군 신형 함정 건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핵추진잠수함(핵잠) 사업 수주도 겨냥하며 미국 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내 유일 한국 조선소로서 한미 조선협력, 이른바 '마스가' 프로젝트의 첨병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 시간) 찾은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는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각 구역에서 작업이 한창이었다.

5번 독(도크)에서는 해군 사관학교 학생들의 훈련을 위한 국가안보용 다목적 선박의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었으며, 건조 전용인 4번 독에서도 다른 다목적 선박들의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길건너 조립동 역시 구역별로 생산라인이 분주히 돌아갔다.

조선소 관계자는 "지금 총 4대의 배에 대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저희가 도크를 더 확보하거나 압벽을 추가로 확보하면 현재 연평균 1~1.5척이 20척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필리조선소가 국내 취재진에 문호를 개방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인데, 5개월 만에 적지않은 변화가 눈에 띄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조선소 시스템을 적극 이식 중이다. 4번독 뒷쪽 지반을 강화해 부품 및 장비 저장공간으로 사용하게된 것이 대표적이다.

조종우 한화필리조선소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독에 1척씩 배를 건조하다 지금은 한척과 반척이다. 한국 조선소에서 하는 텐덤건조 방식인데 그걸 시행하는 것"이라며 설명했다.

필리조선소는 장기적으로 독 2기와 안벽 3기를 늘리고, 약 40만㎡(12만평) 규모의 블록 생산 기지 신설을 계획 중이며, 한미 양국이 합의한 1500억달러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 재원을 활용해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필라델피아=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 골리앗 크레인에 새겨진 한화 로고. 2025.12.25.

[필라델피아=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 골리앗 크레인에 새겨진 한화 로고. 2025.12.25.

조 소장은 "확장 계획 세부 내용은 모두 공개하기 어렵지만, 부지 내 5번 독은 2028년까지 (건조 독으로) 재가동하는 계획을 이미 수립해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12월 한화에 인수된 이후 1만2000㎡ 규모의 비생산 구역을 대형 블록 제작 공간으로 조성했고, 한화오션 대형 블록 공법을 적용해 해당 공정의 생산 능력 역시 기존 대비 20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1만8000㎡에 달하는 유휴부지를 블록 및 자재 공간으로 바꾼 점도 생산 효율을 대폭 높였다고 한다.

또한 내년까지 핵심 설비 23%를 교체해 노후설비를 개선하고, 골리앗 크레인에 대한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인데 이 역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화와 필리조선소가 이처럼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는 것은 미국 조선 시장에서 세를 확장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한미간 무역협상의 결과물로 도출된 1500억달러 규모의 한국의 조선산업 대미투자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이 소유한 미국 조선소는 필리조선소가 유일하다.

실제 조선 산업 재건을 외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필리조선소를 직접 언급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필라델피아=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5.

[필라델피아=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5.

그는 지난 10월 한국의 핵잠 건조 허용 사실을 발표하며 필리조선소의 역할을 언급했고, 지난 22일엔 현대식 군함으로 구성된 '황금 함대'(Golden Fleet)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필리조선소가 해군 신형 프리깃함 구축에 참여할 것이라 밝혔다.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는 "필리조선소 전략은 '이중 용도(dual-use) 조선소'"라며 "상선 분야서 이미 확보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되, 해군 함정 등 군용 선박 건조 가능성도 함께 갖춘 조선소로 운영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방산 라이선스 취득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 관계 기관들과 협력하면서, 한화의 계열사 및 관련 법인들과 각종 승인 절차, 인증, 요건들을 적시에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련된 한화 계열사 및 관계 주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지낸 알렉스 웡 한화그룹 글로벌최고전략책임자(CSO)는 "미국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미 조선업을 다시 강화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 과정에서 필라델피아를 중요 거점으로 보고있으며 한화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핵잠을 포함한 여러 선박을 건조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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