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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진 대출 문에"…서울 아파트 계약해제 23% 급증

등록 2026.08.12 15:17:09수정 2026.08.12 15:43:11

가계대출 총량관리 강화 후 대출 '바늘구멍'

서울 아파트 계약 해제 한 달새 23% 증가

'9~15억원대' 중저가 아파트 계약 해제 '쑥'

"대출 축소에 1주택자 갈아타기 고차방정식"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6일 오후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6.08.06.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6일 오후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6.08.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 서울 서대문구의 집을 처분하고 갈아타기를 하려던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이사할 집 계약금 1000만원을 그대로 날렸다. 중도금 날짜가 다가와도 기존 집이 좀처럼 팔리지 않아서다. 이씨는 "호가를 내리고 급매로 내놓으니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았지만 대출이 막히자 끝내 안 팔렸다"며 "중도금 시한을 맞추지 못해 매매 약정도 파기하고 토지거래허가 신청도 취소하니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관리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자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출 의존이 큰 중저가 아파트의 매매 계약 취소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해제 건수는 239건으로 전월(195건) 대비 22.6%(44건) 증가했다. 계약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남은 점을 고려해도 7월 계약 해제 건수는 연중 최고치를 찍은 상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달 기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액의 80%를 소진하면서 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이 지난달 10일부터 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다른 은행들도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실제 은행권의 신규 주담대 축소가 본격화된 전달 10일부터 31일까지 발생한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해제 건이 7월 발생건의 67.3%(161건) 비중을 차지했다.

대출 축소 여파는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단지에 크게 미치고 있다. 매매가격 기준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에서 최대 한도인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최근 매매 계약이 해제된 아파트를 가격대별로 보면 매매가격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구간의 계약 해제 건이 6월 54건에서 7월 89건으로 64.8%(35건) 늘었다.

시중은행이 주담대 취급을 줄이면서 인터넷전문은행 등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체 창구로의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출 제한이 덜한 카카오뱅크 주담대 오픈런 팁을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는 게 대표적이다.

주담대 축소로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의 잔금대출도 어려움에 부딪혔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잔금대출이 안 나온다는 입주 예정자의 호소로 화두에 오른 경기 수원시 '매교역 팰루시드'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해당 아파트에는 5000억원 규모 잔금대출이 배정되는 등 정부와 은행권에서도 잔금대출에 대해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신규 주담대는 여전히 바늘구멍인 상태다.

업계와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담대 셧다운'이 실수요자의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씨처럼 '선매수 후매도'로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대출 축소로 인해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중도금을 치르지 못하게 된 게 대표적이다.

이씨는 "주말에 몇 팀씩 줄 서서 집을 보러오던 것이 주담대 3억원 축소 얘기가 나온 뒤 뚝 끊겼다"며 "1주택자 갈아타기도 현금부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신규 대출자만 피해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단지는 거래회전율이 높아 그나마 덜하지만 나홀로 단지나 비아파트에서 갈아타기를 할 때 '선매도 후매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기존 집이 안 팔려 계약 이행을 못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1주택 실수요자일지라도 갈아타기가 과거보다 고등수학 수준으로 난이도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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