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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알아보다 지쳤어요"…생애최초 구입 비중 역대 최대[집값 84주 랠리②]

등록 2026.09.19 13:00:00수정 2026.09.19 13:22:24

전세 매물 1년 새 13.4% 급감…전셋값 84주 연속 상승

생애최초 매수 9343건 역대 최고…무주택자 매수 전환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08.2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세를 더 알아볼수록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던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전세 계약 대신 생애 첫 아파트 매수에 나섰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 어려운 데다 전세 보증금은 계속 오르고, 월세로 눈을 돌리면 매달 나가는 주거비 부담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불안감도 매수를 서두르게 한 이유였다. 박씨는 "전세 매물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보증금은 오르고 있었고, 월세로 전환하면 매달 부담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며 "조금 무리해서라도 지금 집을 사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월세 매물 감소와 임대료 상승에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무주택자들이 실거주를 위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생애 처음 집을 사는 무주택자의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세와 월세 등 임대차시장에 머무르기보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매매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새 13% 넘게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731건으로 1년 전(2만573건)보다 13.4% 줄었다.

자치구별로는 중랑구의 전세 매물이 70.4% 감소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동대문구(-69.9%), 구로구(-64.7%), 금천구(-57.9%), 노원구(-54.0%)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중저가 전세 수요가 몰리는 서울 외곽 지역에서 매물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전세 품귀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문재인 정부 당시 전세난이 정점에 달했던 2022년 1월 수준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663만원으로 전월보다 580만원(0.9%) 올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종전 최고가는 2022년 1월 기록한 6억3424만원이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주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14일 기준 0.17%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첫째 주(0.01%) 이후 84주 연속 오름세다.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생애최초 매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지역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의 생애최초 매수 등기 건수는 9343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수 등기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육박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애최초 매수 건수도 9000건을 넘어섰다. 전월(8006건)보다 16.7% 늘었으며, 건수 기준으로는 2020년 8월(1만2318건)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최근 생애최초 매수 비중이 높아진 데는 전세난과 함께 대출 규제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나 대출을 활용한 매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면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는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에서 일부 예외를 적용받는다. 정부의 디딤돌대출 등을 활용하면 규제지역에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신혼부부나 신생아 출산 가구는 LTV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서울에서 집을 처음 사는 사람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전세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 매물이 줄고 보증금 부담이 커지면서 임차인 입장에서는 전세·월세를 유지하는 것과 대출을 활용해 집을 사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물량 감소가 단순한 임대차시장 수급 변화를 넘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시점과 주거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물량이 감소하고 전셋값과 월세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임차시장에 계속 머무르기보다 매수를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 생애최초 수요의 매수 전환이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임대차시장에서 전세 물건이 줄고 월세 부담까지 커지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주거비와 자산 형성을 함께 고려해 매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대출 규제와 금리, 소득 수준에 따라 실제 매수 여력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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