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1년 만에 최고금리…'엔캐리 청산' 공포 재현될까
등록 2026.09.19 08:00:00수정 2026.09.19 08:34:24
증권가 "2024년 사태 재현 가능성 낮아"
![[도쿄=AP/뉴시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가 2024년 7월3일 도쿄 일본은행 본점에서 열린 새 지폐 공개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4.07.03.](https://img1.newsis.com/2026/07/31/NISI20260731_0002201110_web.jpg?rnd=20260731120528)
[도쿄=AP/뉴시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가 2024년 7월3일 도쿄 일본은행 본점에서 열린 새 지폐 공개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4.07.03.
다만 금리 인상 직후 엔화가 오히려 약세를 보인 데다 미국의 긴축 기조로 미·일 금리차가 빠르게 좁혀지기 어려워 대규모 엔캐리 청산이 재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지난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BOJ는 기업들의 임금·가격 인상과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할 때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웃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금리 인상이 엔캐리 트레이드에 미칠 영향에 쏠리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달러 등 다른 통화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투자전략이다. 일본의 금리가 오르고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차입 비용과 환차손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기존 포지션 청산 압력이 높아진다.
2024년 8월 BOJ의 깜짝 금리 인상 이후 나타났던 엔캐리 청산 사태는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당시 BOJ가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미·일 금리차가 빠르게 축소되고, 엔화 가치가 치솟았다. 엔화를 빌려 해외 위험자산에 투자했던 포지션이 급격히 청산됐고,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그해 8월 5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8.77%, 11.30% 급락했다.
증권가는 ▲시장이 이미 금리인상을 반영하고 있었다는 점 ▲2024년과 비교해 엔화의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크지 않다는 점 ▲미·일 금리차의 빠른 축소가 어렵다는 점 등을 근거로 대규모 엔캐리 청산이 재현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BOJ가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음에도 달러·엔 환율이 상승하며 엔화가 약세를 나타낸 것도 시장의 우려를 낮추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18일 장중 157엔 안팎까지 오르며 엔화 가치가 약 0.7% 하락했다.
정형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BOJ 금리 인상 이후 시장에서 제기돼 온 엔화 강세 기대와 다소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며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 강화로 미·일 금리차의 빠른 축소가 어렵고, 엔화의 역할이 쉽게 바뀌기 어려운 점, 일본 채권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크게 확대되기 어렵다는 점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BOJ가 매파적 신호를 이어가더라도 시장이 가파른 추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024년과 같은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이에 따른 달러·엔 환율의 급격한 하락이 재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은 당분간 달러·엔 환율이 150~160엔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160엔을 웃돌면 일본 당국의 정책 대응 가능성이 높아지고 BOJ 역시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 경우 해외로 유출됐던 일본 자금의 일부가 국내로 환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달러·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추세적인 급등이나 급락보다는 높은 수준에서의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에는 2024년 8월과 같은 급격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2024년에는 BOJ가 갑작스럽게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이번에는 시장이 BOJ의 이달 포함 연내 2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2024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엔화의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크지 않다"며 "현재 엔화의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은 2024년 7월 대비 절반 수준이고, 지난 7월 31일 미국과 일본의 엔화 공동 매수 개입으로 순매도 포지션이 한 차례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4년 당시 일본 국채 금리는 BOJ의 예상 밖 기준금리 인상으로 급등한 반면 미국 국채는 경기침체 우려 확대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로 하락했고, 이에 미-일 금리차가 3개월만에 약 1%p 축소되면서 엔캐리 청산을 가속화했다"며 "이번에는 BOJ와 연준 모두 긴축적 통화정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미-일 금리차의 완만한 변화 전망은 시장 변동성을 크게 높이지 않고, 미국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매도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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