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진주서 "팀웍이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 해결"

등록 2010.12.21 14:51:54수정 2017.01.11 13:01: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진주=뉴시스】박세진 기자 = 지난 10월 초 경남 진주시 인사동에서 발생한 30대 주부 살인사건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진주경찰서 형사6팀이 21일 경찰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영삼 팀장(44·경위), 전조욱(42·이하 경사), 정종락(46), 강정헌(39), 홍민수(36) 형사. <관련기사 있음>  sjk@newsis.com

【진주=뉴시스】박세진 기자 = 지난 10월4일 오전 9시 경남 진주경찰서 형사6팀으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팀의 관할구역인 진주시 인사동 한 빌라에서 주부 이모씨(31)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68일이었다. 지난 7일 절도 피의자 신모씨(43)를 검거, 나흘 뒤 살인사건의 자백을 받아내기까지 두달이 더 걸린 셈이다.

 "전날 밤샘 당직근무를 마치고 팀원들과 막 퇴근하려던 참이었죠. 근데 그 신고전화가 걸려온 겁니다. 그 때부터 그 친구(신씨)와 68일간의 기나긴 싸움이 시작된거죠." 형사6팀 이영삼 팀장(44·경위)이 신고전화를 받던 때를 떠올렸다.

 형사6팀은 이 팀장과 최고참인 정종락(46·이하 경사), 전조욱(42), 강정헌(39), 막내 홍민수(36) 형사 5명으로 지난해 7월 구성된 진주서 형사계 신생팀.

 하지만 이들이 요새 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이번 인사동 살인사건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더욱이 고도의 심리수사 끝에 이번 사건 외 3건의 강도살인사건(사망 2명, 미수 2명)도 신씨 자신이 저질렀다는 추가 진술까지 받아냈다.

 인사동 사건이 나자 진주경찰서 전 형사인력이 이 사건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수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다른 사건을 마냥 미뤄둘 수도 없어 사건 발생 한달째 각 팀에서 1명씩 차출받은 특별팀과 사건 발생지역 관할팀인 6팀이 사건을 전담했다.

 이 시기 경찰은 족적조차 남기지 않은 범인의 치밀함(신씨는 범행 때 밑창이 달아 없어진 운동화를 신는다)에 동일수법 전과자와 불량배, 우범자 등 1000여명의 행적과 10만여건의 기지국 통화내역을 수사하고 진주시내 CCTV를 다 뒤졌다.

 이렇게 세월을 보내고 있던 경찰에 희소식이 날아든다. 숨진 주부의 유족들이 처음에는 경황이 없어 잊고 있다가 결혼반지와 목걸이 등 귀금속이 없어진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온 것이다.

 이 때부터 6팀은 장물수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전국의 금은방과 전당포에 협조를 구했다. 그러던 중 진주시내 한 금은방에서 40대 후반의 여성이 다량의 귀금속을 판매한다는 첩보가 입수됐고 일단 절도라고 직감한 6팀은 이 여성의 공범이 있을거라 보고 이 여성의 주거지 주변에서 보름간 잠복한다.

 "잠복할 때는 기본적으로 차량 시동을 켜지 못하니까 그 때를 생각하면 그저 추웠다는 기억 밖에 없습니다. 또 잠복할 당시 한참 한파가 기승을 부릴 때여서 더 추웠죠. 뭐."

 6팀은 결국 이 여성의 집에서 신씨를 검거한다. 이 여성은 신씨의 3살 연상 동거녀로 밝혀진다. 검거 당시 신씨는 절도 혐의는 순순히 시인, 곧바로 절도 혐의로 구속된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진주시내 빌라나 원룸에 침입, 2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이 과정에서 절도사건 범행일지를 작성하던 6팀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신씨의 범행궤적이 항상 식당일을 하는 동거녀 주변을 맴돈다는 점이었다.

 결국 6팀은 이들의 주거지 달력에서 범행 당일 동거녀가 인사동 부근 한 식당에서 일한 내용을 기록한 것을 찾아낸다. 또 식당일을 마치고 다음 날 새벽 귀가할 때까지 동거남인 신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한다.

 여러 정황상 신씨가 인사동 살인사건의 피의자라고 직감한 6팀은 팀원 전원의 수사회의를 통해 심리수사를 펴기로 결정했다. 팀웍을 강조하는 이 팀장 탓에 사소한 것도 수사회의를 통해 공유하는게 버릇이 된 6팀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도 수사회의 덕을 많이 봤다게 이 팀장의 자랑이다.

 6팀은 범죄의 흉악성에 비해 내성적인 신씨의 성격을 이용, 설득과 추궁을 반복, 결국 검거 나흘만에 인사동 사건의 자백을 받아낸다. 더불어 10년 전 진주와 경기도 성남에서 있었던 3건의 강도살인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는 추가 진술까지 확보했다.

 인사동 사건을 포함, 물증이 없어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한 4건의 강력사건이 줄줄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팀원들은 "운도 많이 따랐다"며 "그래도 이처럼 풀리지 않을 것 같던 강력사건들이 일시에 해결되는 이런 쾌감 때문에 강력계 형사하는 거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6팀의 활약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1인당 수용생활 전력만 20년이 넘는 4인조 공사장 전문털이범을 석달간 추적, 검거했다. 이어 7월에는 차량 절도 후 피해자 아버지를 치고 달아난 준강도급 차량절도범을 일주일간 추적수사해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끈질긴 집념과 팀웍 덕에 6팀은 지난 9월 도내 형사활동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3/4분기 형사활동 도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