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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지킴이, 근무중 사고나도 보상 못받아

등록 2011.04.29 06:00:00수정 2016.12.27 22: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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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서울 도봉구 한 중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로 근무하고 있는 A(60)씨는 최근 병원에 다니고 있다.

 지난해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던 중 아이들에 떠밀려 계단에서 넘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어깨, 팔 등에 타박상을 입어 몇 달째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

 2009년에는 급식 지도를 하던 중 학생들이 달려들어 오른쪽 엄지를 다치기도 했다. 2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다.

 A씨가 배움터지킴이 일을 하면서 소비한 병원비는 최소 50만원이 넘는다. 그는 최근 학교 측에 업무 중 안전사고에 대한 보상 방안을 문의했지만 "배움터지킴이는 직업이 아닌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에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배움터지킴이의 애매한 위치와 대우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배움터지킴이는 퇴직교원, 퇴직경찰관, 제대군인 등이 학교 내 혹은 주변에 머무르면서 교사들의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학교폭력 관련, 비행 관련 학생지도 및 상담, 교문 등하교 및 교통지도, 수업 중 배회학생 지도, 쉬는 시간 및 점심시간 순회지도, 방과후 학교 운영시간 중 후미진 곳 순찰지도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경우 초중고등학교 734개교에 874명이 배치돼 있다. 나이 제한은 없으나 대부분 50~70대로 이뤄져 있다.

 소속은 해당 학교 생활지도 담당부서로 학교장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월 26일 내외, 연간 총 260일, 하루 8시간 정도를 근무하며 일당 4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이들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특히 산재보험 적용대상이 아니라 업무 중 사고가 났을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배움터지킴이 신분은 계약에 의한 고용관계가 아닌 자원봉사자"라며 "일당 4만원도 급여가 아닌 봉사수당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배움터지킴이 연수 때 쓰였던 자료에는 '배움터지킴이 활동 중 안전사고를 당했을 경우 교육활동참여자로 간주해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상하는 대상은 대부분 학생"이라며 "배움터지킴이는 보상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더 자세한 것은 학교안전공제회에 물어보라"며 공을 넘겼다.

 학교안전공제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배움터지킴이의 보상 신청은 한 번도 없었다"며 "보상 대상인지 아닌지 여부를 지금 확답할 수는 없다. 심사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움터지킴이는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학교보안관 제도와도 비교된다.

 학교보안관은 서울시가 올해부터 도입한 제도로 전직 경찰, 군인 등으로 구성, 평균 연령은 59세다. 국공립 초등학교에 배치돼 폭력과 납치, 유괴 등의 범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 외부인의 교내 출입을 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은 9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으며 4대 보험이 적용된다. 서울시와 학교보안관은 2년 계약을 기본으로 하되 1년마다 평가를 하는 계약 관계다.

 A씨는 "배움터지킴이와 학교보안관은 노인들로 구성된 점이나 업무 유형, 근무 시간 등도 모두 비슷해 사실상 같은 일이나 다름없다"며 "하지만 학교보안관은 직업으로 인정받아 4대보험의 혜택을 받고, 배움터지킴이는 봉사자라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불평등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배움터지킴이 B씨 역시 배움터지킴이들이 모인 온라인 사이트에 "아무리 봉사라 하지만 대부분이 부인과 둘이 사는 노인들"이라며 "정년을 한 노인들이라도 4대 보험을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많은 호응을 얻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안전사고 보상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 학교보안관과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에도 동의한다"며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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