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생 여진구, 해품은 전교부회장…또다른 유승호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세자 이훤役으로 열연한 아역 배우 여진구(14)군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아직 중학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매력에 빠져든 누나들에게 죄책감을 안긴 소년, MBC 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세자 '이훤'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여진구다.
지난 19일 제6회를 마지막으로 아역 분량이 끝나고 성인연기자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아직도 여진구가 남긴 강렬한 인상은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남아있다.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출발했고 어린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얼마나 잘하나'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시청자들 때문에 성인연기자들도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도 치솟은 인기 덕에 여진구는 이런 저런 스케줄로 바쁘기만 하다. '이훤'에서 '여진구'로 돌아왔지만 아직 여진구는 드라마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아직까지 저도 모르게 사극 말투가 남아있어요. (김)유정이를 보면 먹먹하기도 하고…. 양명(이민호) 형이랑은 굉장히 친했었는데 살짝 어색해지기도 했어요. 서로 말을 꺼내기 전까지 시간이 오래걸려요."
여진구는 영화 '새드무비'로 8세때 연기를 시작했다. 그 후로 영화 '쌍화점'에서 조인성(31)의 아역, 드라마 '자이언트'에서 이범수(42)의 아역, '무사 백동수'에서 지창욱(25)의 아역 등으로 꾸준히 얼굴을 알려왔다. 이번 '해를 품은 달'로 여진구는 누구의 아역이 아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똑똑히 알렸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세자 이훤役으로 열연한 아역 배우 여진구(14)군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여진구가 '이훤'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신경쓴 부분은 애틋한 첫사랑 분위기다. 다행히 마음먹은대로 잘 표현돼 누나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다.
"첫사랑을 가까이 두고 지켜볼 수 없기에 그리워하는 감정을 표현해야 했어요. 거리적으로도 떨어져 있었고 세자이기 때문에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도 없었죠. 그렇기 때문에 연우 앞에서는 순수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울고 웃고 그리워하고 분노하는 감정을 모두 소화해내야 하는 배역이었다. 복잡한 감정선 표현은 연출 자 김도훈(42) PD와 베테랑 정은표(46)에게 조언을 구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세자 이훤役으로 열연한 아역 배우 여진구(14)군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갑자기 얻게 된 인기에 붕 떠 있기도 하련만 소년은 의외로 침착하다. 인터넷 검색창에 자기 이름을 넣어 검색해 보는 일도 별로 없고 휴대폰도 없앴다. '진구 앓이'가 대세인 상황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예쁘게 찍어주신 덕분"이라며 공을 돌린다.
"부모님은 좋은 내색을 일부러 안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관심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인지 오히려 엄하게 지적해 주세요. 악역을 자처하신 셈이죠. 태블릿 PC를 구입한 후로는 굳이 휴대폰이 있을 필요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없앴어요. 드라마 방영 초반에는 트위터 멘션에 모두 대답을 해드릴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잠을 자야해서 일일이 답은 못 드리게 됐죠. 그래도 다 읽어는 봐요."
상대역 김유정(13)을 비롯해 '해품달 F4'(여진구·이민호·이원근·임시완)로 불리는 배우들과는 촬영이 거듭되면서 많이 친해졌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세자 이훤役으로 열연한 아역 배우 여진구(14)군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탤런트 김수현(24)과는 드라마 '자이언트' 이후로 또 한번의 인연을 이어 나가게 됐다. '자이언트'에서 형제 역할을 한 두 사람이 이번에는 아역연기자와 성인연기자로 캐스팅됐다. "성인연기자가 수현 형이라고 해서 안심했어요. 워낙 노력파에 연기파이시니…. 정은표 선생님도 형이 잘 한다고 칭찬하시더라구요."
여진구에게 롤 모델은 누구일까. "원빈 선배님 얼굴에 조인성 형의 키, 김명민·송강호 선배님의 연기력을 갖추고 싶다"고 웃으며 답했다. 영화 '말아톤'에서 조승우(32)의 역할이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이병헌(42)이 맡았던 배역도 탐이 난다.
새 학기부터 신림중학교 전교부회장 직을 수행하게 된다. 연기도 연기지만 학교 생활도 소홀히하지 않는 '엄친아'인 셈이다. 그러나 얼마 전 '여진구 전교 50등'설에 대해서는 굳이 해명하고 싶지 않은 기색이다. "지켜보는 눈이 많은데 공부를 잘한다고 알려지면 성적이 떨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아무래도 부담스럽죠. 부모님도 '전교 몇 등' 이런 보도는 좀 민감하게 생각하세요." 매니저가 곁에서 조심스럽게 거들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세자 이훤役으로 열연한 아역 배우 여진구(14)군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마지막으로 누나 팬들에게도 한 마디 건넸다. "여진구 마음껏 좋아하셔도 됩니다. 4년 후에는 저도 성인이 되거든요. 더욱 더 좋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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