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정원박람회]⑤해외 박람회 역사와 발자취

일찍부터 꽃과 식물에 관심이 높았던 유럽이나 북미 등 원예왕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정원박람회가 국내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안면도 꽃박람회와 고양 꽃박람회 등이 열리긴 했으나, AIPH 승인행사는 국내 최초다.
정원을 문화이벤트로 승화시킨 정원박람회의 역사는 길고도 화려하다.
정원박람회는 18세기 중반 영국의 꽃축제를 시작으로, 식물전시회, 원예축제와 국제산업장식미술박람회 등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정원 선진국인 유럽에서는 유사 이벤트도 다양해 영국의 첼시플라워쇼, 프랑스의 쇼몽 가든페스티벌, 벨기에 유리온실 내 겨울정원 축제 등은 매년 꽃과 식물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식물학자, 원예가를 주축으로 전시회 수준으로 열리던 정원박람회는 꽃과 정원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관심과 투터운 수요층을 디딤돌 삼아 최근엔 단순한 정원축제 수준을 넘어 도시를 쇄신 또는 재생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 AIPH가 승인한 첫 박람회는 1960년 '꽃의 나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렸다. 이후 정원문화가 발달된 영국을 중심으로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 1∼2년 주기로 개최돼 왔고, 1990년대 이후에는 아시아로 확산됐다.
1990년 일본 오사카를 필두로 1999년 중국 쿤밍, 2000년 일본 아와지시마, 4년 뒤 일본 스즈오카, 2006년 중국 선양과 태국 치앙마이, 2009년 중국 상해, 2010년 대만, 2011년 중국 시안에서 정원박람회가 열렸다. 화훼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2014년 칭다오 박람회까지 예정돼 있는 등 국가적 자부심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열린 정원박람회 중 순천과 견줄 만한 곳은 크게 3곳으로, 슈투트가르트와 심양, 로스톡 정원박람회를 들 수 있다. 조경가인 성종상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도시 규모나 박람회 성격, 이후 도시 녹지체계상 역할 등을 감안해 이들 3곳을 선례로 꼽았다.

슈투트가르트의 정원U는 1939년 채석장과 폐기물 처리장에 50㏊ 규모의 공원을 조성한 뒤 1950년, 1961년, 1977년, 1993년까지 5번의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공원녹지를 점차 확대해 도시를 관통하는 녹지 체계를 완성, 정원박람회를 통해 도시 면모를 쇄신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심양은 기존 산림지를 활용해 산지와 강, 동물원을 연결하는 역대 최대 규모인 330㏊ 크기의 대공원 프로젝트를 완성해 도시 전체의 공간구조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왔다.
2003년 독일 북부 인구 20만의 중소도시 로스톡에서 열린 정원박람회는 갈대밭과 습지를 배경으로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조화를 선보인 의미있는 박람회로 기록되고 있다. 179일간 260만 명이 찾았고, 절반 이상은 주 경계 밖에서 왔다. 275차례의 국내, 국제회의에 1만7000여 명이 참여했고, 문화행사도 1361회나 열렸다.
또 2000년 3월부터 6개월간 690만 명을 끌어모은 일본 아와지시마 박람회는 과서 토사를 채취했던 곳에서 개최됐고, 1994년 일본 오사카 박람회는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시의 100주년 기념행사로 열렸다.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동물원과 공동묘지가 있던 곳에 공원을 조성해 3차례 국제원예박람회가 열렸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순천의 항구적 발전과 순천만의 보전을 정부에만 맡길 수 없다는 시의 의지와 100년 발전을 생각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정원박람회라는 '도심 속 보물'을 창조해 냈다"고 말했다.
최덕림 정원관리본부장은 "산업박람회인 여수엑스포는 주요 시설이 철거됐지만, 정원박람회는 그대로 남아 21세기 자연을 중심으로한 대한민국 체험학습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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