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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파트 30세대 "입주도 못하고 빚잔치…"

등록 2013.06.07 08:22:05수정 2016.12.28 07: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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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부산 사하구 장림동 ‘장림유수지철거민주택조합’ 조합원 30여명은 "장림유수지 매립 댓가로 지은 ‘시티그린아파트’(사진)가 준공을 앞두고 조합원들이 영문도 모르는 빚더미에 얹혀 넘어갈 판”이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2013.06.06) (사진 = 주택조합 제공)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빼앗긴 생계터전 대신 보상받은 아파트가 입주도 못한채 빚더미에 넘어간다니 무슨 날벼락입니까”

 부산 사하구 장림동 ‘장림유수지철거민주택조합’ 조합원 30여명은 "장림유수지 어업권 댓가로 지은 ‘시티그린아파트’ 준공이 코앞에 닥쳤는데 보도 듣도 못한 빚더미에 아파트가 통째로 넘어갈 판”이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 주택조합은 사하구청이 1994년 6월 장림유수지 매립사업을 벌이면서 당시 어민들이 살던 판자촌 100여 채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출범했다.

 사하구는 이보다 앞서 5년 넘게 끌어온 집회 시위 등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주택조합에 세대당 이주비 1000만원과 장림1동 일대 대지 2912㎡(881평)를 제공했다.

 이로써 조합은 99㎡(30평형)규모 아파트 총 85세대를 짓기로 하고 이 가운데 55세대를 공사비로 충당하는 조건으로 착공했다.

 그러나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 할 ‘아파트’는 첫 시공업체가 부도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부도와 2중 분양 등으로 시공업체 대표가 구속되는가 하면 부채를 떠안고 시공하던 다른 업체 대표마저 충격을 받아 사망하는 등 공사비와 대물림되는 부채 등으로 주민들도 모르게 빚만 불어났다.

 아파트 사업 시행자인 철거민들이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면서 문맹이거나 법을 알지 못하는 바람에 자신들이 시행사인 줄도 모르고 조합 간부들만 믿고 아파트 공사를 맡긴 것이 화근이 됐다.

 

 ◇ 무엇이 문제인가.

 ‘시티그린아파트’중 빚더미에 몰린 아파트는 전체 85세대 중 조합원 지분 아파트 30여 세대. 현재 공정 98%선에서 준공을 보지 못한채 소유권 분쟁에 휩싸여 있다.

 조합원 아파트가 빚더미에 몰린 것은 조합이 아파트 시공회사가 면허도 건축능력도 없는 부실업체에 공사를 맡겨 공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빚만 불어나는 바람에 실질적인 시행사인 조합원들이 채무 부담을 떠 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 분양된 50여 세대도 소유권 분할등기를 하기전에 아파트 부지가 경매에 넘어가는 바람에 마찬가지로 속을 썩이고 있다.

 건물은 건물대로 토지는 토지대로 경매가 진행돼 평생 염원이던 옛 어민들의 ‘내집 마련’ 꿈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있다.

 아파트 소유권 분쟁이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 풀리지 않은 바람에 조합원들은 ‘떠내려 가는 집’을 건질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민들의 딱한 처지를 알고 사기 분양 및 허위 채권 등으로 빚더미에 내 몰린 진상을 추적하던 구의원을 경찰이 표적 수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시티그린아파트’ 조합원들이 지역 출신 사하구의회 조영철 의원에게 민원을 낸 것은 지난해 12월께.

 아파트를 착공한지 10년이 넘도록 준공을 보지 못한채 건물과 토지가 제각각 경매에 붙여진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조합원들이 “조합간부들이 채권자들과 결탁해 허위채권을 만든 후 이를 방치해 아파트가 경매로 통째로 날아갈 처지에 놓였다”며 진상을 밝혀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조합원들은 “허위 채권을 방치해 아파트를 경매에 넘어가도록 한 '장림유수지매립철거민지역주택조합’ 관련자의 권한을 정지시키려 해도 정관에 묶여 해결할 수 없다”며 “임시총회라도 열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조 의원은 석달간에 걸쳐 장림 유수지 매립초기부터 20여년간의 기록과 증언 및 사실 확인을 통해 ‘장림동시티그린아파트’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가공 채권 등 대물림 부채와 공사비 등 총 52억원 규모의 빚더미에 얹혀있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 의원은 “드러난 부채 가운데 40여억원은 조합 간부들이 허위 채권을 묵인하거나 방조해 아파트를 경매에 넘어가도록 방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진상조사 보고서를 시티그린아파트조합원 23세대에게 나눠 줬다.

 이 무렵부터 조 의원은 "본인과 주변 인물 10여명이 경찰로부터 내사를 받거나 임의 동행 형태로 진술을 강요하면서 ‘신상털기식’으로 행적을 추궁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10년전에 헤어져 인천에 살고 있는 전 부인까지 추적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경찰은 공사도 하지 않고 공사비 등 허위 채무를 발생시켜 채권을 불리는 등 총 40억원 규모의 부채를 떠 넘겨 유치권다툼과 소유권 분쟁을 촉발시킨 장본인들은 조사하지 않고 오히려 조합원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려고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기초의원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가정문제까지 파헤치는 등 표적 수사를 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사하경찰서 간부는 “시공 능력이 없는 업체가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공정을 맞추지 못한데다 사기분양에다 공사 부채를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는 과정에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돼 법대로 수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밝히고 “표적 수사니 짜맞추기식 수사라는 주장은 사실을 오도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미 검찰로부터 두차례 보충 수사 지휘를 받고도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한 사하경찰서는 빠른 시일내 참고인 조사 등을 보강해 다시 검찰의 지휘를 받아 관련자들을 사법 처리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앞으로 대책

 조합원들은 "그동안 관할 사하구청과 사하경찰서 등에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엄정한 수사를 의뢰했지만 눈뜨고 아파트를 뺏기게 됐는데도 아무도 해결해 주지 않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시공업체가 서너차례 바뀌고 공사비와 부채 등을 떠안고 공사를 물려 받은 업주마저 공사 도중 사망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100여 차례의 고소·고발과 명도소송 및 유치권 소송 등으로 이해 당사들은 정신적·물질적으로 2중고를 겪고있다.

 대책은  없고 사기행각으로 조합원들간의 갈등만 커지면서 법적인 문제만 갈수록 쌓여 더 이상 감내하기 조차 힘든 실정이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장림유수지 매립지 철거민들은 작년 12월 조합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내 재산 내가 지키자. 나의 권리를 내가 찾자”며 팔을 걷어 부치면서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다.

이들 ‘시티그린아파트’ 조합원들은 지난달 새 집행부를 구성, 뒤늦게 사건 수습에 착수했다.

 ‘시티그린아파트’ 조합원 23명 중 16명이 조합 관련자를 업무상 배임, 사문서위조, 동행사, 경매방해죄, 소송사기 등 혐의로 이달 초 부산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장림동시티그린아파트’사기 분양 및 빚더미에 올라 앉게된 원인을 밝혀내 어민들이 바라던 내집 만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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