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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장진호 前진로그룹 회장은 왜 '도피자' 신분이었나

등록 2015.04.05 15:02:56수정 2016.12.28 14: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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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해온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63)이 지난 3일 베이징에 있는 자택에서 심장마비 증세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회장은 쓰러진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고, 장 전 회장의 가족들이 급히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예지 기자 = 중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장진호(63) 전 진로그룹 회장은 생을 마감할 당시에도 여전히 '도피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민국의 촉망받는 경영인이었던 장 전 회장은 왜 도피자 신분이었을까.

 장 전 회장은 1985년 선친 장학엽 회장에 이어 진로그룹의 2대 회장으로 취임해 1987년 진로종합유통과 1992년 진로쿠어스맥주 등을 설립하는 등 사세를 확장해왔다. 1996년에는 재계 순위 24위에도 올랐다.

 1997년 IMF로 인한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진로그룹에 위기가 닥쳤다. 이후 진로그룹은 2003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05년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으로 기업매각이 이뤄져 회사정리절차 종결결정을 받았다.

 장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분식회계와 비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2004년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원칙적으로 집행유예형을 확정받은 사람은 출국금지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장 전 회장은 집행유예 확정 판결을 받기 전에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이 때문에 '도피자'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일각에서는 장 전 회장이 법정관리 당시 채권단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캄보디아의 한인은행 'ABA은행(아시아선진은행)'을 통해 자금을 빼돌려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도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BA은행은 1996년 진로그룹에 의해 설립된 은행이다. 장 전 회장은 진로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인 2002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하고 '참삼락(Chan Samrach)'이라는 현지 이름으로 ABA은행을 운영해왔다.

 또 미납된 세금액과 각종  체납액, 벌금 등이 있던 장 전 회장이 국세청과 검찰의 수사를 피해 캄보디아로 도피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장 전 회장은 캄보디아로 떠난 이후 또다른 비자금 문제로 검찰 수배를 받기도 했다.

 장 전 회장은 캄보디아에서 도피생활을 이어가던 중 현지에서 탈세 문제가 불거져 2010년 중국으로 도피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재기하지 못한 장 전 회장은 결국 지난 3일 베이징 자택에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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