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폰(two-phone) 서비스로 '저녁 있는 삶'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1 친구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이아름(31)씨는 최근 'P(Private)모드'로 업무 전화에 시달리지 않고 휴식을 즐겼다. 한 대의 스마트폰으로 전화번호 2개를 분리해 이용할 수 있는 '투폰 서비스' 덕분이다. 이 씨는 휴가기간 'B(Business) 모드'를 끄고, 자기 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휴가가 끝난 뒤 'B모드'에서 관리하는 메시지함,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 수신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안심이 됐다.
#.두 살짜리 딸과 세 살짜리 아들을 둔 김형윤씨(38)는 밤낮없이 울리는 업무용 '카카오톡' 알림이 골칫거리다. 퇴근 후 집에서도 아이들과 마음 편히 놀아주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KT의 '올레 투폰'서비스에 가입해 회사용 번호(B)와 개인용 번호(P)를 분리해 사용하면서 삶의 질이 향상됐다. 퇴근 후 시간은 온전히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한창 자라나는 자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업무용 사진을 따로 관리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 메신저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보다 편하고 빠른 소통이 가능해졌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시시때때로 울리는 모바일 메신저는 업무와 개인 시간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의견이나 일상 정보는 원치 않는 이들에게 노출돼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5월 취업포털 사람인이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는 직장인 734명을 대상으로 '업무시간 외 모바일 메신저로 업무 연락을 받은 경험'을 조사한 결과 68.5%의 응답자가 "있다"고 답했다. '카카오톡 업무 지시'는 퇴근 이후(78.5% 복수응답)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주말(56.1%)', '휴가기간(45.5%)', '출근시간 전(32.4%)', '점심시간(27.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KT가 올해 5월15일부터 20일까지 스마트폰 이용자 5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휴대폰을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분리해 사용하려는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48%를 차지했다. 법률, 회계 등 전문직, 경영·관리직 종사자, 해외 출국 빈도가 잦은 직업군에서 대체로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카카오톡 등 SNS 이용에 따른 사생활 노출을 보호하려는 응답자는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경영직군, 학생, 교사였다.
최근 KT가 내놓은 '올레 투폰 서비스'는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전화번호 2개를 부여 받아 문자메시지와 주소록, 사진첩은 물론 카카오톡 등 SNS 앱을 각각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된 스마트폰에 적용된다. 'LG G4' 이용자는 소프트웨어만 업그레이드하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투넘버 서비스의 경우 전화번호는 2개 제공되지만 주소록이나 메시지를 별도로 관리할 수가 없었다. 스마트폰을 여러 대 휴대하는 경우 번거로웠고 통신 요금도 2배로 지불해야 했다.
올레 투폰 서비스는 기존 방식 그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바탕화면의 아이콘만 클릭하면 투폰 모드로 전환되며 통화·문자 기록도 별도로 보관된다. 투폰 서비스로 이용하는 전화번호는 한 달에 두 차례 변경할 수 있다. KT는 이달 중 삼성전자의 주요 스마트폰 모델에도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올레 투폰은 출시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KT에 따르면 최근 LG G4 구매 고객의 28%, 즉 3명 중 1명은 올레 투폰 서비스에 가입했다. 특히 올레 투폰 신규 가입자 중 20대 후반 여성과 30대 남성의 비중이 전체 가입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투폰 서비스로 '톡톡 듀얼넘버'를 출시했다. 기존의 '듀얼넘버'를 업그레이드한 서비스로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했고, LG G4 이용자의 경우 카카오톡 등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KT는 올해 12월까지, LG유플러스는 8월 한 달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 첫 달 서비스를 1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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