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도시 서울]①빗물을 붙잡아라…신월빗물저류 배수시설 공사현장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시가 장마철 집중호우 하천 범람 등 수해를 막기 위한 빗물저류조와 배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사진은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빗물펌프장 내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지하 40m) 공사현장 모습. 2015.12.30. [email protected]
21세기 들어 세계적인 첨단도시로 성장한 서울시에게도 치수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은 연이은 가뭄과 우면산 참사로 상징되는 풍수해는 새로운 변화를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해 단순 치수에서 벗어나 물의 효과적인 제어와 재활용을 꾀하고 있다. 풍수해 안전관리는 물론 물 복지, 물 순환 등을 아우르는 '물 순환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는 서울시와 공동기획으로 물 순환 도시로 거듭나려는 수도 서울의 모습을 살펴본다.
【서울=뉴시스】글/손대선 기자 사진/배훈식 기자 = 2011년 7월 기습폭우로 인해 서울 곳곳에 물난리가 났다. 당시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이 물에 잠겼고 강서구 화곡동 및 양천구 신월동 일대와 강남구 강남역 사거리, 서초구 사당역 사거리 등 저지대는 물바다로 변했다.
우면산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그해 기습적 폭우로 서울에서만 18명이 숨졌다. 서초구 일대는 시간당 1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고 관악구 일대는 113㎜의 물폭탄을 맞았다.
유례가 없는 폭우에 서울시는 긴급 수방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신월빗물 저류 배수시설 공사는 이 같은 대책의 핵심 중 하나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시가 장마철 집중호우 하천 범람 등 수해를 막기 위한 빗물저류조와 배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사진은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빗물펌프장 내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지하 40m) 공사현장에서 관계자가 설명하는 모습. 2015.12.30. [email protected]
흥청망청한 연말 분위기와는 무관하게 육중한 덩치의 덤프트럭이 공사현장을 부지런히 드나들고 있었다.
공사 감리단장을 맡고 있는 김평기 수성엔지니어링 전무가 취재진을 맞아 현장 안내를 도왔다.
설계용역은 이미 2011년 착수됐지만 시민토론과 전문가 숙의 등을 거치면서 올해 1월에야 현대건설을 주축으로 시공사가 선정돼 본 공사에 들어갔다.
이 공사는 40여m 지하에 직경 10m, 길이 3.6㎞의 배수터널을 만들어 양천·강서 지역 집중호우 시 빗물을 붙잡아뒀다가 목동 유수지로 유입시켜 인근 안양천으로 퍼내는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터널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원리를 이용하기 위해 화곡동 쪽이 약간 높고 물이 나오는 목동 유수지 쪽이 낮게 설계됐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시가 장마철 집중호우 하천 범람 등 수해를 막기 위한 빗물저류조와 배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사진은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빗물펌프장 내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지하 40m) 공사현장 모습. 2015.12.30. [email protected]
김 전무의 안내를 받아 수직구에 붙어있는 철제계단을 따라 40m 아래 터널 굴착 현장으로 내려갔다.
수직구의 직경이 작아 승강기를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수십톤에 달하는 중장비와 공사 중 나오는 암반은 모두 크레인으로 올리고 내린다. 기자가 지하로 내려가는 도중에도 10t 분량 암반이 쉼 없이 수직구를 드나들었다.
5분여를 걸어 수직구 바닥과 맞물린 배수터널 입구에 도착하자 먼지가 자욱했다. 발파작업으로 일어난 먼지인데, 산업용 집진기로 빨아들이고 있음에도 목안이 텁텁했다.
배수터널의 규모는 여느 지하철 터널과 다름없었다. 지하철 한량은 충분히 오갈 수 있는 넓이였다. 현재 이 같은 규모의 터널은 다른 5개 지역에서 동시에 굴착되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터널과 터널은 연결돼 빗물을 통과시킨다.
지하수가 흥건한 바닥을 500여m를 걸어갔다. 터널 벽면은 이미 콘크리트로 깔끔하게 도배돼 있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굴착과 동시에 콘크리트가 타설되는 'NATM' 공법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시가 장마철 집중호우 하천 범람 등 수해를 막기 위한 빗물저류조와 배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사진은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빗물펌프장 내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지하 40m) 공사현장 모습. 2015.12.30. [email protected]
20여분을 걸어 굴착현장에 도착하자 45t짜리 드릴머신이 암반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 3개의 드릴이 돌아가면서 암반을 뚫는데 예상보다는 소음이 적었다.
김 전무는 "기존 간선 수로가 지나가는 곳 아래, 지하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지상의 주민이나 주택, 시설 등은 피해를 입을 염려가 없다"며 "시공 구간이 딱딱한 암반층으로 이뤄져 있어 싱크홀이나 동공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배수터널이 완공되면 32만 t의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김 전무는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와도 침수 걱정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끄러운 바닥 위로 중장비가 쉼 없이 오고갔고, 근로자들은 터널의 끝과 끝을 왕복하며 터널의 안전성을 실시간으로 점검했다.
조금이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환경이었지만 다행히 터널 내에서 아직까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뉴시스】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조감도. (그래픽 = 서울시 제공) [email protected]
이 공사에 투입되는 총사업비는 국비와 시비를 합해 1380억원에 달한다. 현재 공정률은 약 22%. 2017년 말이 완공 목표다.
강서구 화곡동과 양천구 신월동, 신정동의 저지대에 사는 주민들은 그동안 여름철 폭우로 집이 침수돼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매년 상습침체가 발생하면 지방자치단체는 하수관을 교체하는 등 미봉책을 내놓는 게 전부였다.
신월빗물 저류 배수시설은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시도하는 대역사다.
김 전무는 "현장은 설과 추석, 단 이틀만 빼고 연중 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작업은 힘들지만 그동안 폭우로 상습 침체를 겪은 주민들이 더 이상 비 피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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