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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오타쿠 코드 겨냥…'코코소리'의 차별화 전략

등록 2016.05.02 16:03:17수정 2016.12.28 17: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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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인터뷰]'코코소리'만의 어떤 것,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못했을 것"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귀여움·섹시함·청순함을 주 무기로 내세우는 여성그룹 시장에서 듀오 '코코소리'가 공략하는 지점은 독보적이다.

 만화영화 속 주인공이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은 독특한 의상과 머리스타일, 쌍둥이 같은 코코(25)와 소리(26)의 외모는 슬쩍 봐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데뷔곡인 '다크서클'로 활동할 때는 음악방송에 출연만 하면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대체 누구야?'라는 궁금증을 자극한 결과다.

 롤 모델은 1970년대 후반 데뷔해 가요계를 풍미하고 지금도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일본의 여성 듀오 '핑크레이디'다.

 "노래, 춤, 의상까지 너무 독특해서 당시에 엄청난 이슈를 몰고 온 듀오에요. 그 시절 미국 빌보드에 진출한 적도 있어요. 지금도 아이돌 그룹이 커버할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고요, 둘 다 50살이 넘었는데 아직도 무대에서 활동하세요. 그래서 롤 모델로 정했어요."(소리)

【서울=뉴시스】소리(위), 코코(아래)

 코코소리의 무기는 애니메이션이다. 데뷔 전부터 유튜브에서 운영하는 채널 '코코소리의 애니메이션 연구소'나 만화 주인공 코스프레 활동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 이른바 '오타쿠'의 취향을 저격한다.

 처음부터 '오타쿠'의 취향을 겨냥하고 시작한 건 아니다. 미국에 살던 어릴 때부터 한인마트에서 비디오를 빌려 보며 가수의 꿈을 꾸던 코코는 오디션 때 발라드곡을 부르고 춤을 춰서 소속사에 들어왔다. 한국에 온 지는 5년밖에 안 됐다.

 "처음에는 이런 스타일을 제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됐어요. 근데 제가 생각보다 잘하는 거예요. 콘셉트도 너무 재밌고, 노래도 좋고 저의 새로운 면을 찾게 된 것 같아서 정말 신나게 활동하고 있어요."(코코)

【서울=뉴시스】코코

 소리는 꽤 오래 공부를 하다가 뒤늦게 방향을 돌렸다. 16살부터 일본으로 유학을 가 대학에서는 국제교류학을 공부했다. 막연히 여자로서 멋있는 직업이 되고 싶었고, 그때는 승무원이 꿈이었다.

 "제가 약간 숨겨뒀던 것 같아요. 유학까지 보내주셨는데, 공부 안 하고 가수 하겠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고등학교 때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대학교 때 댄스부에도 들어가고 하면서 느꼈어요. 제가 너무 이 일을 좋아하더라고요. 공부는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가수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늦기 전에 부모님께도 얘기했죠."

 둘이 만나 '코코소리'가 된 코코와 소리는 '핑크레이디'를 콘셉트로 애니메이션 OST를 커버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노래가 좋아서 시작한 일에 점점 재미를 느꼈다. 최근에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아이돌 마스터'의 성우 콘서트에도 다녀 오고, 중국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 행사 무대에도 올랐다. '성공한 덕후'(성공한 오타쿠·좋아하는 분야를 업으로 하게 되거나 인정을 받아 성공한 사람)가 된 경우다.

【서울=뉴시스】소리

 "유명한 애니메이션을 연구하다 보니까 점점 빠져드는 거예요. 처음에는 코스프레 할 때 가발 하나 쓰는 데 30분 넘게 걸렸는데, 지금은 5분이면 써요. 직접 옷을 만들기도 하고 중고 의상을 구하기도 하는데 페이스북 페이지에 5만 명이 '좋아요'를 눌러 주셨어요."(소리)

 한국 사회에서 주류로 통용되지 않는 문화인만큼 곱지 않은 눈초리로 보는 사람도 많다. 연예인으로서 뜨기 위해, 돈을 벌려고 일부러 '오타쿠 문화'를 이용한다는 지적이다.

 "그랬다면 저희가 이렇게 오래, 꾸준히는 못 했을 거예요. 직접 노래를 녹음하고 춤을 따서, 매일 촬영해야 '애니메이션 연구소'를 일주일에 3번 업로드 할 수 있어요. 팬들이 힘들 것 같다고 걱정도 하시는데, 저희는 너무 재밌고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소리)

【서울=뉴시스】[인터뷰]'코코소리'만의 어떤 것,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못했을 것"

 오히려 자신들의 활동으로 인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문화가 자연스러워지기를 바라고 있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좋아하고 지켜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굉장히 순수하다고 느껴요. 외국에서는 그런 마음을 드러내는 게 자연스러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아니잖아요. 저희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런 문화를 조금 더 친근하게 느꼈으면 좋겠어요."(소리)

 나중에는 애니메이션 성우에도 도전해 만화 OST와 자신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콘서트를 여는 게 꿈이다. '코코소리'만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콘서트다.

 지난 29일에는 두 번째 싱글 '절묘(猫)해'를 발표했다. 데뷔곡을 만든 가면라이더가 작곡·작사했다. 경쾌한 리듬과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남녀노소 모두를 겨냥했다. 밝고 경쾌하다가도 반전을 주는 헤비메탈 느낌의 사운드와 두 멤버의 포효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장르를 하나로 정의할 수 없어서 더 재밌고 많은 분이 좋아해 줄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전에는 첫 활동이다 보니 긴장도 많이 하고 연습한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거든요. 이번에는 좀 더 즐기는 모습으로 재밌는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코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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