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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출처논란]보툴리눔, 생물테러 무기보다 강력…1g으로 100만명 살생

등록 2017.01.26 15: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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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김재광 기자 = 지난 19일 자정께 충북 옥천군 옥천읍 송모(54)씨의 농장에서 6개월 생 기러기 1200마리와 2년생 기러기 800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016.09.22.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김재광 기자 = 지난 19일 자정께 충북 옥천군 옥천읍 송모(54)씨의 농장에서 6개월 생 기러기 1200마리와 2년생 기러기 800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016.09.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주름 개선 치료제로 잘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보톡스)'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중요한 이유는 극소량으로도 대규모 인구를 살생할 수 있는 생화학 무기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보툴리눔 제제를 최초로 개발한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등에 자사가 보유한 보툴리눔 제제의 출처를 밝히라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보툴리눔 독소는 자연계에서 생산되는 가장 강력한 독소다. 미국질병관리본부(CDC)는 위험도, 생산 가능성, 무기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탄저, 페스트, 두창과 함께 보툴리눔 독소를 A 등급으로 지정한 바 있다.

 보툴리눔 독소는 다른 병원체와 달리 병원균 자체가 아닌 균에서 생산되는 독소가 치명적인 물질이다. 독소 자체가 가지는 살상 효과만으로도 그 어떤 생물테러 무기보다 가장 강력하다.  

 보툴리눔 독소는 맹독성 물질로 1g만으로도 100만명 이상을 죽일 수 있는 생화학 무기로 쓰일 수 있다.



 실제로 보툴리눔 독소의 위력을 다른 대량살상 무기들과 비교한 결과 서울 인구 50%를 사망시키는데 핵무기는 2.6메가톤, 사린 신경가스는 1700톤이 필요한 반면 생물무기인 탄저균은 17㎏으로 화학무기와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보툴리눔 독소의 경우 유제품에 독소를 첨가해 생물테러를 일으킬 경우 10~100g 만으로도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까지 희생자가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보툴리눔 독소는 '고위험병원체'로 지정돼 있고 국제적으로도 '생물무기금지협약'에 따라 보툴리눔 톡신의 국가간 거래가 금지돼 있다.

 문제는 보툴리눔 독소를 악용하는 경우다. 보툴리눔 독소를 생물테러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사람에게 직접 연구를 하거나, 테러에 이용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1930년대 초 일본의 731부대에서 생물테러 무기로서의 보툴리눔 독소를 사용하기 위해 치사량을 측정하고자 죄수들에게 먹였다가 논란이 됐다.

 또 1995년 일본의 오움 진리교에 의한 도쿄역 지하철 테러 사건 당시 범인들이 사린 신경가스와 보툴리눔 독소를 함께 사용했다고 주장해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 된 바 있다.

 보툴리늄 균이 생산하는 신경독소에 의해 사람과 가축 등에 심각한 강직성 마비를 일으키는 보툴리눔독소증도 보고되고 있다.

 사람간 직접적인 감염은 되지 않지만 주로 농경지 및 가축의 축사 부근 토양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과일 등을 섭취했을 때, 독소를 직접 흡입했을때 질환을 일으킨다.

 주요 증상은 근육마비와 신경장애 등을 유발하며 호흡부전에 이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캔으로 포장된 식품을 섭취 하는 등 식품 유래 보툴리즘 환자가 매년 10~30건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 처음으로 식중독에 의한 보툴리눔 독소증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독소증 환자는 2003년 3명, 2004년 4명, 2006년 1명, 2009년 1명, 2014년 1명 등 지금까지 모두 10명 발생했다. 

 인체감염 뿐 아니라 기러기 집단폐사 등의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9월 충북 옥천의 한 농장에서 먹이로 준 음식물 잔반이 부패하면서 발생한 보툴리눔 독소로 기러기 2000마리가 집단폐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14년 서울 마곡지역에서도 철새 500여 마리가  보툴리즘으로 집단 폐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독소증 환자가 근육이 마비되거나 호흡 곤란 상태에 빠지면 자가호흡이 불가능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는데 문제는 대규모 생물테러가 발생할 겨우"라며 "이 경우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면 사망으로 이를 수 있는 만큼 화학무기로 사용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균주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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