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美 병력 축소, 北 고려한 전략적 움직임" 미 전문가들
【평택=뉴시스】이정선 기자 =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시작된 21일 오전 경기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로 U2 고고도정찰기가 착륙하고 있다. 2017.08.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참여하는 미군 병력을 축소한 것은 북한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인하더라도, UFG에 투입되는 미군 병력을 축소했다는 것 자체가 고조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단계적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는 중대한 움직임인 만큼, 북한과 중국에 상당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21일부터 31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훈련에는 미군 1만7500명, 한국군5만여명이 참여한다. 미군 병력은 지난해보다 7500명이 줄었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훈련의 병력 규모는 북한과 관련된 요인에 대한 대응이 아니고 올해 훈련의 지휘 통제 지침에 중점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훈련에 참여하는 병력 수를 줄이는 것은 전략적으로 강력한 움직임"이라며 "그것은 북한의 움직임이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훈련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최근 고조된 한반도 긴장 상황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탠가론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현재의 위기를 역전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미연합훈련은 통상 3월과 8월에 두번 열린다. 한국과 일본에 각각 2만8000명과 5만명이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아시아 방위 전략의 일환에서다.
연례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지난 1970년대 이후 북한은 계속해서 이 훈련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미사일 시험 발사 등으로 보복해왔다. 지난 3월 한미합동훈련 이후에도 북한은 일본 해상에 4발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1년 전에는 잠수함에서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그 다음 5번째 핵실험으로 이어졌다.
미 싱크탱크 미국국익연구소 국방 담당 해리 카지아니스 이사는 이번에도 북한은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는 것으로 한미합동훈련에 반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지아니스 이사는 "백채널 대화(back-channel talks)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결코 알지 못하더라도 분명히 무엇인가는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매티스는 공개적으로 말한 뒤 개인적으로 다른 것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는 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들을 상대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연구와 컨설팅을 제공하는 유라시아그룹(Eurasia Group)의 아시아 담당 스콧 사이먼 이사 역시 훈련에 참여하는 미군 병력을 축소한 것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면서, 그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두가지 목표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즉 한미합동훈련을 둘러싼 여론과의 관계를 향상시키고, 한국인들에게 이 훈련이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줄 수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미군 병력 축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은 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