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법관들 첫 압수수색…사법농단 '몸통' 수사 탄력
검찰·법원, 영장결과 두고 갈등 양상 고조
검찰, 저인망식 수사…증거·정황 다수 확보
검사 출신 영장전담 판사가 윗선 첫 발부
법조계, 수사 본격화 전망…'형식적' 지적도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06.01. [email protected]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고영한 전 대법관의 주거지와 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이 현재 사용하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아울러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퇴임 후 사용한 개인 소유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 중이다.
사법 농단 수사가 시작된 이후 양 전 대법원장 및 전직 대법관들에 대한 강제수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사 출신인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심리를 거쳐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본격적으로 이 사건 수사에 돌입한 지 한 달 뒤인 지난 7월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등에 대해 처음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이후 보강 수사를 거쳐 재차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소명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재차 기각 결정을 내렸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변호사 성공보수 약정 무효 정황 ▲강제 징용 사건 등 재판 거래 ▲부산 스폰서 판사 징계 무마 등 의혹이 연이어 불거졌지만 압수수색 영장이 계속 기각되며 검찰은 좀처럼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중앙홀에서 고영한 전 대법관이 퇴임사를 하고 있다. 2018.08.01. [email protected]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두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공개 반박에 나섰지만, 검찰은 '다른 사건 기준과 차이가 너무 크다'며 다시 반발했다. 이후에도 전·현직 대법관 등 고위 법관에 대한 영장은 지속적으로 기각됐다.
그러자 검찰은 전·현직 고위 법관들과 실무급 역할을 담당한 중견급 판사들을 다수 불러 조사하는 등 저인망식 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해갔다. 이 과정에서 대법관들 연루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진술도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 같은 수사 내용을 토대로 다시 한번 양 전 대법원장 등 고위 법관들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고, 이번에는 일부 영장이 발부돼 집행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검찰은 본격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법원이 압수수색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간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들로 인해 혐의점이 어느 정도 소명됐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병대 전 대법관이 지난해 6월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2017.06.01. [email protected]
다만 일각에서는 법원이 사실상 형식적인 영장을 내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주거지가 아닌 개인 소유 차량에 대해서만 영장이 발부된 점을 근거로 든다. 현직 시절 사용한 차량이 아닌 만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증거의 가치가 과연 크겠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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