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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장애인들, 침대 누운 채 거리로…"정부 정책에 죽음의 공포"

등록 2018.10.10 19: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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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강제

"24시간 인공호흡기 필요…홀로 위기 대처 못해"

"정부 대체방안 비현실적…강제 무급노동 우려도"

쌀쌀한 날씨에 60여명 2.2㎞ 거리 2시간여 행진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고위험희귀난치근육장애인생존권보장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이 10일 오후 서울 덕수궁에서 청와대 분수대까지 샤우팅 온 더 베드(침대에서 부르짖는 절박한 외침) 퍼레이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8.10.10.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고위험희귀난치근육장애인생존권보장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이 10일 오후 서울 덕수궁에서 청와대 분수대까지 샤우팅 온 더 베드(침대에서 부르짖는 절박한 외침) 퍼레이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8.10.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한낮 기온이 13도를 밑돌아 다소 쌀쌀했던 1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개조된 휠체어와 침대에 누운 이들 수십명이 모였다. 고위험 희귀난치 최중증 근육장애인들이었다.

 저마다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이들의 가슴팍에는 '30분의 휴식, 근육장애인들에겐 죽음의 공포' '휴게시간으로 인해 숨을 쉴 수가 없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붙어있었다. 지난 7월부터 장애인 활동지원사에게 휴게시간을 강제로 부여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였다.

 고위험희귀난치근육장애인생존권보장연대(근장생존권보장연대)는 이날 'Shouting on the Bed(침대에서 부르짖는 절박한 외침)' 캠페인을 열고 활동지원사 특례업종 제외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5월 '노동시간 단축 현장안착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근로·휴게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는 복지사업에 대한 방안을 발표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에서 활동지원사는 특례업종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활동지원기관은 활동지원사에게 4시간 근무 중 30분, 8시간 근무 중 1시간의 휴게시간을 강제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생명유지장치인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최중증 근육장애인들은 홀로 하루 최소 30분에서 최대 3시간 동안 호흡기 사고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근장생존권보장연대의 입장이다.

 이들은 "근육병은 신체의 모든 근육이 점차적으로 퇴화돼 근력이 신생아보다도 약해지고 끝내는 호흡근육과 김장근육까지 침범해 24시간 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게 되고 결국에는 생명을 잃게 되는 무서운 희귀병"이라며 "기존에도 활동지원 시간부족으로 혼자 있는 동안 사망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는데 활동지원사 휴게시간까지 도입되면서 더욱 더 사망사고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저희도 이 나라의 국민"이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이상 불안에 떨지 않고 안전하게 사람답게 살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날 모인 최중증 근육장애인들과 보호자들, 이들을 돕는 활동지원사 60여명은 덕수궁 앞에서 시작해 서울시청과 세종로타리, 광화문, 청와대 분수대에 이르기까지 약 2.2㎞의 거리를 행진했다. 낮은 기온과 찬 바람을 견디기 위해 환자들은 담요와 목도리를 겹겹이 두른 채 '중무장'을 했다. 이들은 행진 중간 중간 일부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자 두 세차례 휴식시간을 가지며 2시간 넘게 행진을 이어갔다. 

 침대에 누운채로 이날 시위에 참석한 고위험 희귀난치 근육장애인 당사자인 임성엽씨는 인공호흡기 너머로 더듬더듬 심경을 밝혔다.

 "호흡기를 24시간 해야 해서 잠시라도 옆에 사람이 없으면 혼자서 호흡기 고장이나 호스가 빠지는 등 생명이 위급한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미 많은 동료와 친구들이 계속해서 인공호흡기 사고로 허망하게 죽어가고 있다. 더이상 동료와 친구들이 허무하게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고 저 또한 가족들과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로 죽고 싶지 않습니다."

 임씨는 이어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보장으로 누군가 주변에 없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질 것 같다"며 "매일 죽음의 공포와 사투를 벌여야 할지도 몰라서 참담한 마음이다. 왜 당사자, 보호자, 활동지원사 모두 불안해 하고 최중증 장애인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정책이 시행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고위험희귀난치근육장애인생존권보장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이 10일 오후 서울 덕수궁에서 청와대 분수대까지 샤우팅 온 더 베드(침대에서 부르짖는 절박한 외침) 퍼레이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8.10.10.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고위험희귀난치근육장애인생존권보장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이 10일 오후 서울 덕수궁에서 청와대 분수대까지 샤우팅 온 더 베드(침대에서 부르짖는 절박한 외침) 퍼레이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8.10.10. [email protected]

역시 침대에 누워 마이크를 잡은 배현우 근장생존권보장연대 집행위원장은 "보건복지부는 고위험 중증장애인 800여명에 한해 휴게시간동안 가족이나 다른 활동지원사들에게 대체 근무를 허용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는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며 "가족의 경우 생계활동을 해야 되는데 하던 일을 중단하고 집으로 와 대체근무를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배 집행위원장은 "또 활동지원사가 8시간 근무를 하게 될 경우 휴게시간을 1시간 가져야해 총 9시간을 일하고 퇴근해야 한다"며 "활동지원사와 이용자에게 불편한 휴게시간과 주 52시간 근무로 수입마저 감소하게 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체 활동지원사를 투입한다는 방안 또한 현실적이지 못하다"며 "고위험 호흡기 근육장애인들의 경우 전문적인 의료기기를 다뤄야 하고 응급상황에 대처하려면 최소 6개월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근육장애인 환자들과 함께 행진을 마무리한 김인애 함께가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코디네이터는 "일대일 서비스제공이라는 활동지원사업의 특성상 활동지원사가 일정한 간격으로 휴게시간을 갖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30분의 휴게시간은 (활동 시작시간과 종료시간을 체크하는) 단말기는 쉬고 활동지원사는 쉬지 못하는 '강제 무급 노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코디네이터는 "정부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특례업종에서 제외시켜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벌금이나 징역이라는 처벌을 받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했다"며 "이는 장애인 이용자와 활동지원사, 그리고 중개기관 모두를 예비 범법자로 만들어 놓은 것과 다름 없다"고 규탄했다.

 근장생존권보장연대는 ▲최중증 근육장애인 차등수가제 시행 ▲신경근육계질환 27종 해당 호흡기 사용 와상 근육장애인 활동지원 확대시행 ▲근육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지원 확대 및 개선 ▲장애인활동지원사 특례업종 지정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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