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비극·887·오이디푸스·고도를기다리며···미리보는 2019 연극

이보 반 호브 연출 '로마비극' ⓒJan Versweyveld
◇해외 대형작 내한공연
가장 눈길을 끄는 공연은 벨기에 연출가 이보 반 호브의 대작 '로마 비극'(11월 8~10일 LG아트센터)이다. 호브를 세계에 블루칩 작가로 각인시킨 작품이다.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 셰익스피어의 3개 작품을 이어 만들었다. 관객이 5시간 반 동안 인터미션 없이 자유롭게 무대와, 객석, 로비를 오가면서 공연을 관람하는 등 기존의 공연문화 관습을 파괴한다.
'달의 저편' '바늘과 아편' '안데르센 프로젝트' 등으로 한국에서도 마니아층을 보유한 캐나다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가 배우로 출연하는 자전적인 작품 '887'(5월29일~6월2일 LG아트센터)도 주목대상이다. 르파주가 자신의 어린 시절에서 출발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시처럼 구성한다.
독일 극단 도이체스 시어터의 '렛 뎀 이트 머니'(Let them eat Money·9월 20~21일 LG아트센터)는 10년 후의 유럽사회를 예측해서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로베르 르파주 연출 '887' ⓒErick Labbe
영화배우 황정민이 1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하는 작품인 '오이디푸스'(29일부터 2월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도 기대를 모은다. 황정민은 지난해 초 10년 만의 연극 복귀작 '리차드 3세'로 평단의 호평과 흥행성공까지 거머쥐며 연극 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황정민은 아무리 벗어나려 애써도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난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를 원캐스트로 연기한다. '리차드 3세'의 콤비이자 부부인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가 이번에도 합류한다.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 한명인 루카스 네이스의 '인형의 집, 파트.2'(4월 10~2일 LG아트센터)도 기대작이다. 입센 '인형의 집' 속 노라가 15년 만에 집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섬세한 숨결의 김민정 연출이 연출한다.
'코카서스의 백묵원' '서푼짜리 오페라' 등의 독일 극작가 겸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또 다른 대표작 '갈릴레이의 생애'(4월 5~28일 명동예술극장)도 무대에 오른다. 작년 초연작 '오슬로'로 호평 받은 국립극단 이성열 예술감독이 연출한다. 모두 천동설을 확고하게 믿던 시대, 과학적 관찰을 근거로 지동설을 지지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삶과 시련을 그린다.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극작가 겸 연출가인 니나 레인의 최신작 '콘센트-동의'(6월14일~7월7일 명동예술극장)도 관심작이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영국 여피족 부부들의 대화를 통해 젠더 감수성과 위계 폭력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 인천시립극단 강량원 예술감독이 연출한다.

황정민 ⓒ샘컴퍼니
◇검증 받은 재연작
국립극단이 기획 초청하는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5월9일~6월2일 명동예술극장)가 가장 눈길을 끈다.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사무엘 베케트의 세계적 문제작이다. 한국에서 '고도를 기다리며'의 역사는 극단 산울림 제작, 임영웅 극단 산울림 예술감독으로 대변된다. 이번 공연은 국내 초연 50주년 기념이다.
개인의 사적인 연대기를 바탕으로 역사의 한순간을 정밀하게 조명하는 김재엽 연출의 다큐멘터리 드라마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10월23일~11월17일 명동예술극장)도 돌아온다. 2013년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초연한 이후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희곡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등을 휩쓸었다. 배우 남명렬과 정원조가 출연한다.
2015년 초연과 2017년 재공연에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맨 끝줄 소년'(10월23일~12월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도 2년 만에 돌아온다.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 작품이 원작이다. 김동현(작고) 연출과 그의 부인 손원정이 재연출했다. 글쓰기와 욕망의 은밀하고도 위태로운 경계를 넘나드는 클라우디오가 주인공이다.

임영웅
2년 만에 돌아오는 연극 '대학살의 신'(2월16일~3월2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도 기대작이다. 지식인의 허상을 유쾌하고 통렬하게 꼬집는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이다. 2010년 국내초연했고 2012년 재연, 5년 만인 2017년 다시 공연했다. 11세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다가 한 소년의 이 2개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때린 소년의 부모인 알렝과 아네트가 맞은 소년의 부모인 미셸과 베로니크의 집을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산층 가정 부부의 설전을 통해 가면 안에 가려져 있던 우리의 민낯을 까발린다. 2017년 객석점유율 96% 기록을 함께 쓴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 송일국이 다시 돌아온다.
3년 만에 돌아오는 서울시극단의 '함익'(4월 12~28일 세종M시어터)도 큰 기대를 모은다. 김은성 작가가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을 재창작했다. 재벌 2세이자 대학교수로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고독한 복수심으로 병들어 있는 여자 햄릿 ‘함익’을 탄생시켰다.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의 밀도 높은 연출력도 눈길을 끈다.
2017년 국립극단 '젊은연출가전' 시리즈로 초연한 일본 SF 소설의 대가 호시 신이치의 작품을 전인철이 각색·연출한 '나는 살인자입니다'(4월10일~5월5일 백성희장민호극장)도 2년 만에 찾아온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됐던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8월 3~18일 두산아트센터)도 돌아온다.
◇소설 기반 공연들

'레드' ⓒ신시컴퍼니
세계 3대 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 2관왕에 빛나는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국립극단의 '자기 앞의 생'(2월22일~3월23일 명동예술극장)도 기대작이다.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아랍계 소년 '모모', 돈을 받고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키우는 유대인 보모 '로자 아줌마'의 대화를 통해 인종과 종교에 대한 차별, 사회적 약자의 현실을 고발한다. 여성 중심의 서사를 꾸준히 소개해온 박혜선이 연출을 맡는다. 로자 역에 배우 양희경과 국립극단 시즌단원 이수미가 더블 캐스팅됐다.
두산아트센터 'DAC 아티스트'인 극단 신세계 김수정 연출의 신작 ‘이갈리아 딸들’(10월 1~19일 스페이스 111)도 마니아의 지지를 얻고 있다.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동명 장편소설을 각색했다. '이갈리아'는 남성이 집안일과 육아를 하고, 모든 경제활동을 여성이 책임지는 나라다. 이갈리아의 여성과 남성은 차별과 혐오로 인해 자연스럽게 강자와 약자로 구분된다. 지난해 낭독 공연 당시 호평을 들었다.
예술의전당이 기획·제작하는 극단 여행자 이대웅 연출의 신작 '추남, 미녀'(4월24일~5월19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도 눈길을 끈다. 벨기에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이 원작이다. 천재 남성과 아름답지만 허술해 보이는 여자의 인생역정과 로맨스를 그린다.
이와 함께 그동안 장애인, 성소수자, 감정노동자 등 한국사회의 소외된 목소리를 담아낸 '2017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인 연출가 이연주의 신작(10월29일11월16일 스페이스 111)도 관심대상이다.

김수정 ⓒ두산아트센터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대표작 '스카팽의 간계'(9월 4~29일 명동예술극장), 국립극단의 창작희곡 온라인 상시 투고 제도 '희곡우체통'을 통해 발굴된 창작 신작 '고독한 목욕’(3월 8~24일 백성희장민호극장)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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