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매수심리에 서울 주택시장 꿈틀?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지난해 9.13대책 이후 완만한 하향안정세를 찾던 서울 주택시장이 최근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상승세가 가시화되진 않았지만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늘어나면서 부동산시장을 달굴 잠재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35주 만에 하락세를 끝내고 4주 연속 상승한데 이어 매수심리와 주택전망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37% 오르며 올해 처음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0.11%)이후 7개월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강남권은 이달 0.42% 오르며 상승전환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이달 9억9873만원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9억9705만원까지 올랐다가 올해 1월 조사 표본 개편과 서울 아파트값 하락 전환 등으로 지난 5월 9억8224만원까지 내려갔으나 지난달 반등한뒤 한달간 1394만원(1.42%)가 상승했다. 특히 아파트를 비롯한 모든 유형의 주택 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지난 15일 기준 85.6로 지난해 12월31일 87.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인중개업소들의 시장 전망도 상승으로 돌아섰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주택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11.2로 집계됐다. 전월(95.4)보다 15.8포인트 오르면서 10개월만에 기준선(100)을 넘었다.
이 지수는 9.13대책 이후 10월 기준선 밑인 97.2로 떨어진뒤 11월 83.9, 12월 78.1, 올 1월 76.1, 2월 74.7, 3월 74.3로 6개월 연속 하락했다. 그러다 지난 4월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반등(4월 81.4→5월 86.5→6월 95.4)하다 최근 신축아파트로 매수세가 확대되자 기준선을 회복했다.
이 지수는 협력 부동산중개업소 4240개를 대상으로 향후 3개월 집값 전망을 수치화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상승 의견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거래량도 반등세다. 서울 상반기 주택매매거래량은 4만216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6% 감소했지만 6월만 보면 8990건으로 전월대비 11.3%가 늘었다.
미분양은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미분양주택은 지난해말과 올초 30가구 안팎에서 지난 3월 770가구로 급증했다가 4월 292가구→5월 178가구, 6월 123가구로 차츰 소진되고 있다. 전국 미분양주택이 4월 6만2041가구, 5월 6만2741가구, 6월 6만3705가구 등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기다리는 잠재 수요가 부동산 과열현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은 정부의 민간택지 상한제 시행 예고 이후 거래가 끊기는 등 소강상태에 들었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 언제든 청약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민간택지 상한제가 시행되면 기존 주택보다 청약시장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 주택공급의 90%가 재건축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정부의 추가 규제가 없는 한 장기적으로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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