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5·18 국가폭력 진상 반드시 밝혀야…왜곡·폄훼 없어질 것"
"처벌이 목적 아냐…진실 고백하면 화해의 길 열릴 것"
"광주 오월 정신, 코로나 극복에서 세계 모범되는 저력"
"진실 규명 위해 5·18진상조사위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추가 희생자 명예회복, 배·보상에도 억울함 없게할 것"
"5·18 정신 헌법에 담으면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
"언젠가 개헌이 이뤄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0.05.18.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왜곡과 폄훼는 더이상 설 길이 없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라며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념식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옛 전남도청 본관과 별관 등이 있던 5·18민주광장에서 열렸다. 그동안 계속 5·18 망월동 국립묘지에서 진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40주년을 맞이해 역사적 현장 앞에서 기념식을 치르게 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시민과 함께 하는 5·18, 생활 속에서 되살아나는 5·18을 바라며 정부는 처음으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망월동 묘역이 아닌, 이곳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거행한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오월 정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진 것"이라며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이 모여 정의로운 정신이 됐다"고 말했다.
또 "그 정신은 지금도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 있다"며 "코로나 극복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는 저력이 되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오월 정신은 역사의 부름에 응답하며 지금도 살아있는 숭고한 희생정신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더 널리 공감되어야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며 "오월 정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5·18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0.05.18.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철저한 5·18 진상 규명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도 5·18의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난 5월12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이 하나씩 세상에 드러날수록 마음속 응어리가 하나씩 풀리고 우리는 그만큼 더 용서와 화해의 길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5·18 행방불명자 소재를 파악하고 추가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보상에 있어서도 단 한 명도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경찰관뿐만 아니라 군인, 해직 기자 같은 다양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의 가장 큰 동력은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는 국민들"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민주공화국의 주권자로서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과 촛불혁명까지 민주주의의 거대한 물줄기를 헤쳐왔다. 5·18의 완전한 진실을 향한 국민의 발걸음도 결코 되돌리거나 멈춰 세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함께 밝혀내고 함께 기억하는 진실은 우리 사회를 더욱 정의롭게 만드는 힘이 되고 국민 화합과 통합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2020.05.18.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며 "2018년, 저는 '5·18민주이념의 계승'을 담은 개헌안을 발의한 바 있다.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오월 정신은 도청과 광장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날 것"이라며 "전남도청의 충실한 복원을 통해 광주의 아픔과 정의로운 항쟁의 가치를 역사에 길이 남길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 있다"며 "광주를 통해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더 많이 모으고, 더 많이 나누고, 더 깊이 소통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경험했다. 우리에게 각인된 그 경험은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언제나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제 우리는 정치·사회에서의 민주주의를 넘어 가정, 직장,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하고, 나누고 협력하는 세계질서를 위해 다시 오월의 전남도청 앞 광장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그날, 도청을 사수하며 죽은 자들의 부름에 산 자들이 진정으로 응답하는 길"이라며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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