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판적 시위 쓰지 말라"…신군부 보도지침 공개
등록 2020.06.08 13:43:36
민언련, 민주인권기념관에 원본 사료 기증
1985년 10월19일~1986년 8월8일 584건
구체적, 광범위 언론 통제…86년 9월 폭로
보도여부, 방향, 형식 언급…불리하면 축소
유리한 내용 부각…'엄수할 것' 요구하기도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8일 임상택 전 월간 말 상무가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보도지침 원본 사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증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6.08.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6/08/NISI20200608_0016385792_web.jpg?rnd=20200608112416)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8일 임상택 전 월간 말 상무가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보도지침 원본 사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증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8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 기증한 보도지침 원본 사료에는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언론 통제를 통한 신군부의 여론 지배 면면이 담겨있다.
이번에 공개된 사료는 지난 1985년 10월19일~1986년 8월8일 신군부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에서 언론사 편집국 간부에게 전달한 지침 584건이라고 한다.
신군부의 보도지침은 1986년 9월 월간 '말'을 통해 폭로됐는데, 이는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왔으며 이듬해 6·10항쟁의 배경이 되는 사건 가운데 하나로도 꼽히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보도지침에는 특정 사건, 상황에 관한 보도 여부나 방향, 내용은 물론 형식이나 표현을 직접 언급하는 것들이 포함됐다.
특히 정부에 불리한 내용이나 정치적 탄압으로 해석될 수 있는 사안의 경우 배제 또는 축소하라는 방침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됐으며, 그 요구 또한 단언적인 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학생 활동 등에 관해서는 특정 사진을 게재하지 말라거나 '시위는 보도 말라', '크지 않게 보도하라'는 지침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85년 11월 학생의 날 연합시위 관련 부분이 대표적인데, 지침에는 연합시위는 보도하지 말되 학생대축전은 보도할 수 있도록 지시한 부분이 제시돼 있다.
시민사회 등 정부 비판 성격 시위의 경우 개별적으로 다루지 말고 묶어 작게 처리하라는 부분이 있고, 특정 농성 상황과 관련해 '오늘도 쓰지말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국회 상황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통제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데, 의원 질의 가운데 '언론 통제'나 '유공이 선경을 인수한 배경' 등에 관한 내용은 '일체 싣지 말 것'라는 내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8일 김서중(왼쪽)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가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보도지침 원본 사료 민주화운도기념사업회 기증식'에 참석해 보도지침 사료를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에게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6.08.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6/08/NISI20200608_0016385733_web.jpg?rnd=20200608111018)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8일 김서중(왼쪽)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가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보도지침 원본 사료 민주화운도기념사업회 기증식'에 참석해 보도지침 사료를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에게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1986년 7월 검찰의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조사 결과 발표에 관해서는 명칭을 '성추행'이 아닌 '성모욕행위'로 표현하고 , 사건 성격은 '혁명을 위해 성을 도구화'한 것으로 설정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반면 신군부나 전 대통령 전두환씨, 신군부 인사 측에 유리할 수 있는 내용의 경우 부각하는 쪽으로 방향 설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지침 중엔 전씨 관련 내용은 사안에 따라 신문 1면에 부각하라거나 아예 다루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해석되는 지점이 여럿 존재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 관련 내용은 부각하라는 반면, 김영삼 전 대통령 측 행사는 보도하지 말라고 언급된 부분도 등장한다.
또 신군부 측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박스물을 통해 교훈적 내용을 실어줄 것'이라거나,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금일은 엄수할 것'이라고 요구한 부분도 나타나 있다.
이 보도지침은 월간 '말' 임상택 전 상무가 소장하던 것을 민언련이 맡아 보관하다가 이날 기증했다고 한다. 자료를 넘겨받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정리 작업을 거쳐 오픈아카이브에 게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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