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위안부 운동 의미 강조…정의연 논란 분리 대응
윤미향, 정의연 논란 후 첫 입장…의혹 대신 의미 부각 주력
"피해자·활동가·시민 함께 연대…부정·폄훼할 수 없는 역사"
"논란과 시련, 발전적 승화 되기를…위안부 운동은 계속"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6.08.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6/08/NISI20200608_0016386203_web.jpg?rnd=20200608145714)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6.08. [email protected]
제기된 의혹들이 30년 이상 이어온 위안부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켜서는 안된다며 현재의 논란들이 위안부 운동의 발전적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위안부 운동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할머니들의 노력을 강조하고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에는 분리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위안부 운동의 대의는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며 "위안부 운동 30년 역사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여성 인권과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었다.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숭고한 뜻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정의연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7일 수요집회에 불참하겠다며 윤 의원의 정의연 이사장 재직 당시 활동을 비판한 이용수 할머니의 첫 기자회견 이후 한달 여 만이다.
청와대가 "논란에 대해서는 당에서 대응할 문제"라며 줄곧 거리감을 유지해 오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한 것은 정의연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의 사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청와대는 이날 수보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 없이 진행될 가능성을 언급 했었다. 그럼에도 직접 입장을 표명한 점을 미뤄보면 내부 만류에도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 의지가 더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위안부 운동을 둘러싼 논란이 매우 혼란스럽다"며 "제가 말씀드리기도 조심스럽다"고 운을 뗀 것도 논란의 언급에 대한 그동안 고민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자칫 잘못할 경우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기부금 의혹을 둘러싼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위안부 운동의 정신과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위안부 운동의 출발부터 이룬 성과, 그 과정에서 인간 존엄을 위해 힘겹게 싸워온 할머니들의 노력에 대한 의미를 언급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 좌우에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자리하고 있다. 2020.06.08.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6/08/NISI20200608_0016386205_web.jpg?rnd=20200608145714)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 좌우에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자리하고 있다. 2020.06.08. [email protected]
이어 "전쟁 중 여성에 대한 참혹한 성폭력 범죄가 세계에 알려졌고 한일 간의 역사 문제를 넘어 인류 보편의 인권과 평화의 문제로 논의가 발전됐다"며 "세계 곳곳의 전시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큰 용기를 줬고 유엔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며 전세계적인 여성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스스로 운동의 주체가 되어 당당하고 용기 있게 행동하였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용수 할머니가 기울여 온 노력과 위안부 운동에서 차지하는 남다른 의미도 소개했다. 일각에서 할머니를 향한 무분별한 비판이 쏟아지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역사다. 위안부 문제를 세계적 문제로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셨다"며 할머니가 위안부 운동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를 소개했다.
이어 "미 하원에서 최초로 위안부 문제를 생생하게 증언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사과와 역사적 책임을 담은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며 "프랑스 의회에서도 최초로 증언했고 연세 90의 노구를 이끌고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를 촉구하는 활동도 벌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0년간 줄기차게 피해자와 활동가들,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고 힘을 모은 결과 위안부 운동은 세계사적 인권 운동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결코 부정하거나 폄훼할 수 없는 역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시민운동은 시민의식과 함께 발전해왔다. 이번 논란은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이나 행태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6.08.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6/08/NISI20200608_0016386126_web.jpg?rnd=20200608143114)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6.08.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그러나 일각에서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까지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반인륜적 전쟁 범죄를 고발하고 여성인권의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헌신한 위안부 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라고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정의연의 기부금 운영 의혹을 빌미로 위안부 운동의 정신과 역사, 나아가 한국 시민운동의 발전 과정 전체를 부정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잘못된 활동 방식은 지적할 순 있지만 그 누구도 피해 할머니들을 욕할 자격은 없다는 없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운동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피해자들의 상처는 온전히 치유되지 못했고 진정한 사과와 화해에 이르지 못했다"며 "역사적 진실이 숨김없이 밝혀지고 기록돼 자라나는 세대들과 후손들에게 역사적 교훈으로 새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외교적 갈등이 존재한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소 강조해 온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해결을 위해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화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논란과 시련이 위안부 운동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위안부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 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단체들도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며 "국민들께서도 시민운동의 발전을 위해 생산적인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정의연과 위안부 운동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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