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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 조작해 입시활용…대법 "학교아닌 부모 책임"

등록 2020.10.1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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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대학입시 위해 확인서 위조 등 혐의

1심, 유죄→2심 "학교가 확인 안 해" 무죄

대법 "학교가 진위까지 심사할 의무 없어"

봉사활동 조작해 입시활용…대법 "학교아닌 부모 책임"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허위로 만든 봉사활동확인서를 제출해 고등학교에서 상을 받은 사건에 대해 학교의 심사 소홀을 지적한 원심이 잘못됐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학교보다는 허위의 봉사활동확인서를 제출한 이들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3명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자녀를 대학에 합격시키기 위해 고등학교 교사인 B씨와 함께 봉사활동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입시 과정에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B씨는 A씨의 자녀가 지난 2009년 3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한 병원에서 84시간의 봉사활동을 한 것처럼 허위로 작성된 봉사활동확인서를 받아 A씨에게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씨의 자녀는 고등학교에 이 확인서를 내 학교장 명의의 봉사상을 받았으며, 이러한 허위 봉사활동확인서 제출은 2011년에도 한 차례 더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검찰은 B씨와 부부관계이던 교사 C씨 역시 A씨 자녀의 두 차례 외부 대회 참가 실적을 만드는 데 관여한 것으로 봤다. A씨의 자녀는 이 같은 수상 및 대회참가 실적을 대학 입시에 제출해 합격했다는 게 공소사실이다.

1심은 A씨 등이 학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로 1심은 A씨와 B씨가 지난 2010년 허위 봉사활동확인서를 제출해 고등학교의 봉사상 심사 및 선정 업무를 방해했다고 했다. 다만 지난 2011년 제출된 봉사활동확인서에 관해서는 A씨의 자녀가 봉사시간 외에 다른 활동 실적들로 충분히 봉사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1심은 각각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B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C씨에 대해서는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반면 2심은 봉사활동확인서의 허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고등학교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

2심은 "교장 또는 학교 공적심사위원회가 봉사시간의 적정 여부에 관한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A씨가 제출한 허위의 봉사활동확인서를 가볍게 믿고 이를 수용했다"라며 "이는 업무 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 A씨 등의 위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각 A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B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C씨에 관해서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고등학교 업무 담당자들이 봉사활동확인서가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가 제출한 봉사활동확인서는 교내가 아닌 학교 외에서 이뤄진 봉사활동에 관한 것이다"라며 "확인서 자체로 명백한 오류가 있다거나 담임교사 등이 내용이 허위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볼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봉사상 심사 및 선정 업무는 학생이 제출한 봉사활동확인서의 내용이 진실함을 전제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봉사활동확인서의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전제로 심사·판단하는 업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담임교사 등이 증빙자료가 위조되거나 허위로 작성될 수 있음을 전제로 봉사활동확인서의 발급기관에 별도로 문의해 기재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등 진위 여부까지 모두 심사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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