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에 '동학개미'까지…올해 떠오른 주식 용어들
동학개미운동 이끈 존봉준, 서학개미도
SK바이오팜에 '따상' 바람…"성투하세요"
주린이·주생아, 물리고 줍줍…'부적주'도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올 한해 대한민국에 주식 열풍이 강타했다. 계속된 저금리에 수익률 높은 투자처를 찾아 초보 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무수한 신조어가 양산됐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다. 하지만 이내 반등하더니 연말께 연이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IPO(기업공개) 시장에는 지난 10년 내 가장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몰렸다. SK바이오팜이 쏘아올린 공모주 열풍에 줄줄이 역대급 경쟁률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황 속에서 떠오른 주식 신조어, 어떤 것이 있을까?
◇국내 증시 살린 '동학개미운동'…그 지도자 '존봉준'
올해 가장 주목받은 신조어는 단연 '동학개미운동'이다. 지난 3월 국내에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자 외국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시장을 떠났다. 마침 저금리에 부동산 규제 강화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유입, 외인이 팔아치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에 코스피는 반등해 오히려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이를 외세에 맞서 나라를 구한 동학농민운동에 빚대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개미는 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를 흔히 일컫는 말이다.
![[서울=뉴시스] 1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 = KBS)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12/01/NISI20201201_0000647183_web.jpg?rnd=20201201094055)
[서울=뉴시스] 1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 = KBS) [email protected]
당시 개인들의 금융문맹 퇴치를 목표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유튜브 등 각종 SNS채널 방송과 전국 순회강연을 이어갔다. "커피 대신 펀드를", "차를 사지 말고 주식을 사라" 등의 주장에 열광한 개미들이 그를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전봉준 장군의 이름을 따서 '존봉준'이라 불렀다.
'동학개미' 이모티콘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에서 자사의 카카오 채널을 추가하면 동학개미를 표현한 '김개민' 이모티콘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출시 직후 두 번이나 물량이 품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학개미'도 등장…주린이들 "성투하세요"
올해 국내는 물론 미국 증권시장도 활황세를 보였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이 미국에도 눈을 돌려 애플이나 테슬라 등 단기간 크게 오른 종목들을 사들였다. 이들을 동학개미에 반하는 개념으로 '서학개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처럼 밤낮으로 국내외 주식에 몰두하는 동학·서학개미들이 늘어나자 '성투(성공투자)'란 말도 유행했다. 서로 안부를 전하며 "성투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식이다.
![[서울=뉴시스] (자료제공 = 삼성자산운용 카카오 채널)](https://img1.newsis.com/2020/12/30/NISI20201230_0000665381_web.jpg?rnd=20201230115630)
[서울=뉴시스] (자료제공 = 삼성자산운용 카카오 채널)
주식 공부 열풍도 불었다. 투자 서적이나 유튜브·팟캐스트 등을 들으며 공부하는 초보투자자들이 자신을 '주린이(주식 어린이)'나 '주생아(주식 신생아)'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린이 투자일기' 등을 공유했다.
종목게시판에는 기초적인 주식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빅히트 주가가 상장과 동시에 하락하자 "주식도 환불이 되나요", "방시혁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 등 주린이들의 성토와 질문이 화제가 됐다.
◇SK바이오팜에서 시작된 '따상', '따상상' 바람
올해 유독 관심이 집중됐던 분야 중 하나는 공모주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이 일반 청약에서 코스피 역대급 청약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상장 후 높은 수익률을 거두자 IPO시장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지난 7~9월(3분기) 공모주에 청약한 개인투자자 비중은 지난 10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로 직행했다. 앞서 상한가를 찍어도 이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쩜상'이란 말이 주로 쓰였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첫날 이를 유지한 것은 물론 3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이에 '따상', '따상상(2일 연속 상한가)', '따상상상(3일 연속 상한가)'등이 공모주 시장에서 널리 쓰였다.
이후 역대 최고 증거금이 걷힌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아티스트 BTS(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등이 연달아 상장하면서 투자자들이 '따상' 가능성을 점치기 시작했다. 따상에 한 번만 성공하더라도 공모가의 160%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서울=뉴시스] 사람들 사이에 돌고 있는 빅히트 공모주 관련 가짜뉴스 캡처. 빅히트 주가가 상장 후 하락하자 "주식도 환불이 되냐"며 성토한 바 있다.](https://img1.newsis.com/2020/10/19/NISI20201019_0000619619_web.jpg?rnd=20201019122027)
[서울=뉴시스] 사람들 사이에 돌고 있는 빅히트 공모주 관련 가짜뉴스 캡처. 빅히트 주가가 상장 후 하락하자 "주식도 환불이 되냐"며 성토한 바 있다.
◇바이오주 등락에 물리고 줍줍, '부적주'까지 등장
코로나 사태가 세계적으로 퍼지자 제약·바이오주를 향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코로나 백신과 관련된 종목들이 크게 올랐다. 특히 신풍제약은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변동성도 컸다. 이처럼 주가가 크게 등락할 때마다 수익률만 보고 들어간 주린이들의 탄식이 신조어를 양상했다.
앞서 투자자들은 신풍제약이 연이어 상승하다 매매거래가 정지되자, 다시 상승을 기원하는 마음에 이름이 비슷한 '신풍제지'를 '부적주'라며 사들이기도 했다. 사자마자 하락하는 바람에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뜻을 지닌 은어 '물렸다'도 자주 쓰였다. 계속 하락한 끝에 나온 매물을 매입하는 '줍줍(줍고 줍는다)'이란 표현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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