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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학생 30분 이상 걸려 학교 간다…"개선 필요"

등록 2021.01.2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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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측정 개선 및 3개교 지망·추첨안 내놔

초·중 학부모 과반수 "중학교 배정 개선해야"

교육지원청 11개 중 5개 "학군 조정 필요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교육부가 오는 26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 유치원, 초중고(고3 제외) 학교의 등교를 약 3주간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25일 서울의 한 골목에서 중학생들이 하교를 하고 있다. 교육부는 안정적인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와 원격수업 학습콘텐츠 지원을 강화한다. 2020.08.25.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교육부가 오는 26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 유치원, 초중고(고3 제외) 학교의 등교를 약 3주간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25일 서울의 한 골목에서 중학생들이 하교를 하고 있다. 교육부는 안정적인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와 원격수업 학습콘텐츠 지원을 강화한다.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지난해 서울 시내 중학교 1학년 학생 3000명 이상이 30분 넘는 시간을 들이거나 2km 이상 떨어진 학교에 통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들의 통학시간을 단축하고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근거리 무작위 추첨 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의 '서울시 중학교 학교군 설정 및 배정방법 개선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25일 공개했다.

현재 중학교는 거주지 학군 내에서 추첨으로 신입생을 배정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군은 지난 1996년 이후 개정된 적이 없다. 도시 개발 등 학생수 증감에 대처하지 못해 지역별로 과밀·과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도 제한돼 있다.

지난해 중학교를 배정받은 중1 학생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AI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학생 3614명(5.69%)은 도보 통학시간이 30분을 초과했고 통학거리가 2km 넘는 경우는 3005명(4.79%)으로 조사됐다.

연구책임을 맡은 이화룡 공주대 교수는 서울 전역의 초등 3~4학년 및 중학교 1학년 학부모와 교직원 등 4만1268명을 대상으로 중학교 배정방법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초등 학부모 61.8%와 중학교 학부모 54.6%, 교직원 48.7%가 중학교 배정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28.9%는 '학교선택권이 제한돼 있다', 22.3%는 '근거리 객관성이 미비하다', 19.4%는 '도시공간의 계층화', 16.7%는 '교육여건 격차 심화'를 꼽았다. 52.4%는 새로운 신입생 배정방식 도입시기로 현 초등학교 3학년이 배정되는 2022학년도를 지목했다.

서울 관내 11개 교육지원청 중 동부(동대문·중랑)·성동광진·성북강북 등 5곳이 학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개선방안으로 근거리 측정에 통학거리와 시간을 더한 '근거리 균형 배정방안'과 3개교 지망 후 20%를 추첨선발하는 '선지원 근거리배정' 2개 안을 제시했다.

먼저 근거리 균형배정안은 학교군내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근거리 순위에 따라 배정한다. 같은 조건인 경우에는 실제 통학거리와 시간을 기준으로 순차 배정하는 방식이다.

'선지원 근거리배정' 방식은 거주지 학교군내 중학교에 3개 이내로 지원한 후 정원을 초과한 학교에서 80%는 거주지와의 거리 순으로, 나머지 20%는 전산추첨으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거리를 측정할 때에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통해 근거리 순위를 부여하도록 했다.

이 교수는 "근거리 균형 배정 방식은 학생들에게 최단 거리의 통학여건을 제공하는 장점은 있으나 법령에 정한 배정방식으로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며 "선지원 근거리배정 방식은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원거리 배정 가능성이 있고 선호학교 쏠림 현상 등 우려되는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연구는 서울형 중학교 배정 방식을 24년만에 변경한다는 점을 두고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특히 실제 설문조사 내용에 중학교 배정 범위를 묻는 선택지에 '서울 전역'도 포함돼 이른바 강북 학생을 강남으로 진학시킬 수 있게 바뀌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시교육청은 "연구결과는 연구진 제안의견으로 교육청 중입배정 정책(안)으로 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학생과 학부모,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일부 언론보도로 시민들이 우려했던 원거리 통학과 부동산 정책은 연계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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