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vs 하나은행 '옵티머스펀드' 소송 쟁점은
NH증권 "수탁사인 하나은행이 문제 알면서도 묵인"
하나은행 "판매사가 책임 회피, 적극 대응할 것"
업계선 NH농협과 하나금융 간 소송 장기전 예상

NH투자증권은 25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 본사에서 옵티머스펀드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이사, 박상호 준법감시본부장, 임계현 경영전략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정필 박은비 류병화 기자 = 옵티머스펀드 사태를 놓고 NH투자증권이 하나은행에 손해배상 소송과 구상권 청구를 통해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소송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만큼 NH농협금융과 하나금융 간 장기적인 법적 공방이 예고된다. 옵티머스펀드의 수탁은 하나은행, 판매는 NH증권, 사무관리는 예탁원이 각각 맡은 바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은 하나은행이 옵티머스펀드가 운용목적과 다르게 운용되고 있음에도 묵인 내지는 방조했다는 입장이다.
그 근거로는 ▲투자제안서 및 신탁계약서 상 기재를 통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정황 ▲펀드넷 시스템 상의 한국예탁결제원이 작성한 자산명세서를 받고 본인이 편입한 신탁자산과 상이하게 기재된 것을 인지할 수 있었던 정황 ▲집합투자재산 평가보고서 기재 상 집합투자(펀드)재산 평가대상 자산과 실제 편입자산이 상이한 것을 인지할 수 있었던 정황 등을 들었다.
NH증권은 자사 이전 판매사인 한화투자증권의 신탁계약서상 편입대상 자산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만 기재돼 있음에도 사모사채가 편입됐다고 지적했다.
또 자금세탁방지의무 위반 근거로 사모사채 결제 과정에서 사채발행회사가 아닌 제3자(트러스트올)가 거액의 상환금을 대신 입금(대위변제)했음에도 문제 삼지 않은 정황을 꼽았다.
펀드 환매 불능사태 시 고유자금으로 상환 불능상태를 막은 정황으로는 "펀드 환매 부족분이 발생하자 운용지시서 없이 독단적으로 개입해 은행의 지급준비금으로 대신 지급해 펀드환매 중단사태를 3차례 막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기 방조 혐의로 검찰에 위법사실이 통보됐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예탁결제원의 경우 허위 자산명세서 작성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탁원이 운용사로부터 받은 이메일에 첨부된 사모사채 인수계약서를 확인하고서, 운용사가 허위의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변경해 종목명을 기재해 달라고 요청하자 명백한 허위임을 알면서도 그대로 입력했다는 것이다.
이는 판매사와 투자자들로 하여금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정상적으로 투자되고 있다고 믿고 장기간 지속적으로 사기범행을 당하도록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나은행 "손해배상 청구에 깊은 유감"…맞대응 예고
하나은행은 수탁 업무를 진행하면서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수탁사로서의 의무를 준수하고 충실히 이행해 왔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NH증권이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 계획은 밝히면서 사태의 원인이 당행에 있음을 전제로 손해배상 청구계획을 밝힌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NH증권이 하나은행의 과실이라고 주장한 사항들은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배치되는 내용"이라면서 "이는 펀드 판매사로서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문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탁원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요청에 따라 종목명을 변경해준 사례가 없다는 입장이다. 종목코드 생성을 위해 자산운용회사가 최초에 지정한 종목명을 입력한 것일 뿐, 기존의 종목명을 다시 변경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아직 NH증권에서 소송 등이 들어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단계"라며 "향후 소송 등이 들어오면 결정한 방침대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법정 공방에서는 수탁사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어디까지로 볼 수 있을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수탁사의 책임을 소극적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은 운용사의 지시대로 맡겨진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고 위법한 게 아닌 이상 금고 역할을 하면 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수탁사에도 적극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는 이들은 약관이나 투자설명서대로 운용되는지 감시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다. 운용사와 판매사 사이에 수탁사를 두게 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다.
증권가에서는 NH증권과 하나은행 간 소송전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이제 소송을 시작해서 3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1심에서 끝날 문제도 아니고 일단 NH증권이 보상하고 고발하고 대손충당금을 잡아두고 하는 과정에서 수년이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그렇다고 소송을 안 하면 경영진 배임 이슈가 걸리기 때문에 안 할 수가 없다"면서 "NH증권 입장에서는 하나은행이 큰 기관 고객이지만 경영 관련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양사 간 장기적인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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