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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살인사건' 여성 투신 모텔주인 "막지 못해 후회"

등록 2021.08.26 07: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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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힘든데 소문 돌아 매출 반의 반토막"

"고인 안절부절 못해…투신 후 심폐소생술 시도"

"혐오성 발언에 정신 아득…젠더갈등 의미 없어"

"모텔 찾아와 사람들 낄낄 웃어…가십거리 아냐"

울산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게시글.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게시글.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박수지 기자 = 울산에서 20대 여성이 자신의 남자친구를 흉기로 찌른 뒤 모텔 건물에서 투신 사망한 사건에 대해 해당 모텔 주인이 "고인을 말리지 못해 후회된다"며 입장을 밝혔다.

26일 울산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얼마 전 사고가 일어난 모텔 주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먼저 삼가 고인이 되신 두 분의 명복을 빈다"며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유가족에게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게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 마음이 무겁다"며 "코로나19로 하루하루 힘든걸 이 악물고 버텨내고 있던 와중에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아무래도 동네 위주 장사다 보니, 안 좋은 소문이 돌아 매출이 반의 반토막이 났다"고 호소했다.

이어 "고인이 안절부절못하며 들어왔을 때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봤는데,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왜 말리지 못했을까 후회된다"며 "사고현장을 발견하자마자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노력했지만, 제 능력 밖의 일이었다"고 자책했다.

그는 "이번 일과 관련해 혐오성 발언을 하며 다투는 유튜브와 각종 SNS의 댓글을 보니 정신이 아득해 졌다"며 "고인의 마지막을 직접 겪은 저로서 죽음 앞에 젠더갈등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사건 발생 이후 며칠 동안 가게 주차장과 사고 현장을 기웃거리면서 웃고 떠들며 고인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심지어 손님인 척 들어와 여기가 거기냐고 묻고 낄낄대며 그냥 나가버리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울산대 살인사건' 관련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울산대 살인사건' 관련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글쓴이는 "이번 사건을 그저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여기지 말아달라"며 "2015년에 오픈한 뒤 열심히 일궈온 가게고, 이번 사건으로 모텔과 관련된 나쁜 시선이나 선입견은 거두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고인이 떠난 자리에 막걸리 한 통 부어주고 저도 술 한 잔 마신 상태다"며 "뜬눈으로 며칠을 보냈는데, 푹 쉬고 기운 차려서 다시 하나 둘 쌓아올린다는 마음가짐으로 손님을 맞겠다"고 했다.

끝으로 "다시 한번 두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 전한다"고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힘내시길 바란다', '안타깝다',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등 댓글이 달렸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8시 45분께 울산대학교 앞에서 20대 여성 A씨는 자신의 남자친구인 20대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도주했다.

이후 A씨는 범행 현장에서 300m 정도 떨어진 모텔 건물 9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남자친구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A씨는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범행을 저질렀으며, 흉기를 미리 소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온라인에서 '울산대 앞 살인사건 발생'이라는 내용으로 급속도로 확산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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