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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로마서 '한반도 평화' 불씨 살리기…교황 방북 공론화 주력

등록 2021.10.31 19: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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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교황 만나 방북 의사 재확인

美바이든 대통령도 "반가운 소식" 환영

김정숙 여사, 바티칸 교계도 측면 지원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이탈리아)·서울=뉴시스] 김성진 김태규 안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를 무대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사를 국제사회에 공론화하고, 이를 통해 주요국의 한반도 평화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과 단독 면담을 갖고 "교황님께서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교황의 방북을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면서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또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항상 기도하고 있다.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갈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 G20 정상회의에서도 교황의 방북 의사를 재차 환기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G20 공식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3분 짧은 회동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도 전날 교황과 면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도) 어제 교황님을 뵌 것으로 들었다"면서 "나도 어제 뵈었는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시고, 초청을 받으시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계신다"고 답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에서 열린 G20 공식 환영식에 도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2021.10.30. bluesoda@newsis.com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에서 열린 G20 공식 환영식에 도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2021.10.30.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G20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주요국과의 양자회담에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해 EU측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와 양자회담에서는 북한 정세 등 한반도 문제에 관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관심 표명에 현재 정세를 설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북미 대화 조기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미가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언제든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기꺼이 하겠다"고 답했다.

부인 김정숙 여사의 측면 지원도 있었다. 김 여사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G20 정상들의 배우자들에게 한반도 평화 여정을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여사는 지난 30일 로마 콜로세움과 빌라 팜필리에서 마련된 G20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미국 질 바이든 여사와 만나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한미가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프랑스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에게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서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0일 오전(현지시간) G20 정상 배우자들과의 친교를 위해 방문한 로마 콜로세움에서 질 바이든 대통령 부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10.30. bluesoda@newsis.com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0일 오전(현지시간) G20 정상 배우자들과의 친교를 위해 방문한 로마 콜로세움에서 질 바이든 대통령 부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10.30. [email protected]

이탈리아 마리아 세레넬라 카펠로 여사에게는 "교황님을 만나뵙고 종전선언 지지와 평양 방문을 부탁했다"며 "오늘 만찬에서 뵙게 될 드라기 총리에게도 특별히 부탁을 드리겠다"고 했다.

바티칸 교계의 지원도 이어졌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대주교는 지난 30일 바티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도, 교황청도 여러가지 길을 통해서 교황님이 북한에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서 노력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로마 방문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동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방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만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이르다는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교황과의 면담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교황은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라고 화답하고, 이탈리아어로 '나는 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로 "소노 디스포니빌레(sono disponibile)"라며 사실상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초청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결렬되면서 교황 방북 추진 논의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31일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다음 달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를 참석할 예정이다.

G20에 이어 COP26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동반 참석하는 만큼 종전선언 논의를 위한 한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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