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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없는 위로 대신 현실적 조언"…잔소리·쓴소리 콘텐츠 찾는 2030

등록 2022.03.29 06:00:00수정 2022.03.29 06: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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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적인 응원·공감 아닌 현실적 동기 부여 선호

"잔소리라고 해서 다 같은 잔소리 아냐…자극 받아"

1타 강사 콘텐츠, 개그맨 어록도 젊은층에 재조명

"능동적 행위…실용적·구체적 내용 선호할 것" 예상


[고양=뉴시스] 조수정 기자 = 고양시 주최 제14회 청년일자리박람회가 열린 지난해 10월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취업 희망자들이 기업 취업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2021.10.07. chocrystal@newsis.com

[고양=뉴시스] 조수정 기자 = 고양시 주최 제14회 청년일자리박람회가 열린 지난해 10월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취업 희망자들이 기업 취업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2021.10.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달리기가 취미인 30대 치과의사 이모(여)씨는 '뛰면서 듣는 유튜브 잔소리'를 달리기의 낙으로 꼽는다. 이씨는 "성공한 사람들의 '쓴맛 잔소리'에 몰입하면 달리기 3㎞ 정도는 금방"이라며 "어릴 때 엄마, 아빠 잔소리는 그렇게 싫어했는데"라고 웃었다.

#20대 직장인 A씨는 다양한 주제의 수다 유튜브 채널 '말 많은 소녀'를 즐겨본다. 최다 시청 영상의 제목은 '뻔하지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 부제는 '등짝 맞기 전에 들어'다. A씨는 "자기계발서를 영상으로 보는 느낌"이라며 "잔소리라고 해서 다 같은 잔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친언니가 해줄 법한 얘기들"이라고 말했다.

2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유튜브 등 영상매체의 잔소리 콘텐츠를 일부러 찾아 듣는 2030이 늘고 있다. 이들은 무조건적인 위로나 응원, 공감 영상보다는 현실적 조언을 통해 동기를 부여해주는 영상을 찾는다. 온라인 상에도 '친한 언니처럼 인생 조언해주는 채널', '구독할 만한 인생 조언 유튜버' 등 추천 목적의 글이 꾸준히 게재되고 있다.

매일 유튜브를 시청한다는 30대 직장인 김모씨가 잔소리 영상을 접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김씨는 "스타강사가 수험생들에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차원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나도 들었다"며 "머리가 '띵' 울리며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비교적 '순한 맛'의 잔소리 콘텐츠를 넘어 자극적인 쓴소리 영상도 인기다.

수학 일타강사 정승제의 '내일부터 없어요, 당장하세요. 공부자극 동기부여 쓴소리 모음' 영상은 지난 28일 기준 2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에는 "수학을 포기했던 직장인인데 잘 듣고 있다. 비단 공부 뿐 아니라 인생 전체에 있어서 너무 좋은 말씀", "원하는 목표를 위해선 타협하지 않는 모습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짧은 위로의 말이 그 순간에는 힘이 될지 모르겠으나 목표를 상실한 실망감은 오래갈 테니. 뼈 때리는 말씀 감사하다" 등 입시를 치른 지 한참 지난 성인들의 댓글도 이어졌다.

직설적인 '호통 개그'로 주목과 비난을 동시에 받았던 개그맨 박명수의 과거 발언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은거다 그러니 지금 당장 시작해라', '시작은 반이다가 아니라 시작은 시작일 뿐' 등 관용 표현을 활용한 발언이다.

'박명수 어록 모음 영상'을 접한 이들은 "사회 생활 해보니 다 맞는 말", "방송으로 볼 때는 그냥 내뱉는 말인 줄로만 알았는데, 되돌아보니 인생을 관통하는 말들이었다", "하나하나 곱씹어 볼수록 틀린 말이 하나도 없어서 더 웃기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능동적 행위'로 분석하는 한편 조언의 내용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한테 싫은 소리를 듣는 것과는 구분된다"며 "자기한테 도움이 되는 자료를 찾아서 보는 행위"라고 해석했다.

설 교수는 "최근 컨설팅이 인기인 것도 연관 지어볼 수 있다"며 "듣기 좋은 소리만 해주는 사람 보다 자신의 아픈 점, 가려운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주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도 "규범적으로는 가치 충돌이 심하기 때문에 인생 전반에 대한 조언은 잘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길을 알려주는 조언을 선호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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