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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검수완박' 끝내 文정부서 강행키로…'입법독주·'공룡경찰' 부담

등록 2022.04.12 21:03:29수정 2022.04.12 22: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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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취임 전 5월3일 국무회의서 공포 목표…3개월 후 시행

당내 우려 목소리에도…강성 지지층 의식해 밀어붙이기

'정치보복' 우려에 검찰 힘빼기 포석…'文·李 방탄용' 비판도

국힘, 필리버스터 예고했지만…'살라미'로 무력화 가능성

민생과 거리 먼 이슈…갈등 극대화하며 입법독주 비판도

공룡경찰 통제 어떻게…경찰 무능·부실 조명시 책임 부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윤호중(앞줄 오른쪽)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앞줄 왼쪽)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윤호중(앞줄 오른쪽)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앞줄 왼쪽)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2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4월 국회 처리를 끝내 당론으로 채택했다.

'문재인·이재명 방탄용'이라는 야권의 비판과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든다는 검찰의 반발, 6·1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불러 올 수 있다는 당내 일각의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검수완박을 강행키로 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통한 검수완박 저지를 예고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결정으로 극한 대치정국 속 또 한번의 입법독주 비판에 직면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날 오후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으로 추인한 검수완박은 현재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중대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을 박탈하고 기소권만 남겨놓는 게 핵심이다.

검찰로부터 박탈된 수사권은 경찰로 넘어간다. 그동안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나 특별수사청 등 외부기관을 만들어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일단 경찰에 줬다가 장기적으로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을 본딴 '한국형 FBI'를 만들어 넘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4월 국회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목표다. 다음달 3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법안 공포를 한다는 시간표도 내놓았다.

경찰로의 수사권 이관 등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공포 후 3개월 후 시행' 방침도 세웠다. 민주당의 로드맵대로 진행된다면 8월 초부터 검수완박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의총을 통해 총론을 모으는 식으로 검수완박 강행을 결정했지만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극렬 '친문(친문재인)'에서 '친명(친이재명)'로 추앙 대상만 바뀐 극성 지지층이 신빙성이 결여된 검찰개혁 반대 의원 명단을 돌리고 문자 폭탄을 쏟아내는 등 검수완박에 실패하면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위협한 상황이어서 당내 의원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상당했던 터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반대 의견 등 자세한 토론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원내대표의 당론 추진 요청에 의원들이 표결 없이 동의하는 방식을 "만장일치 추인했다"(오영환 대변인)고 포장한 것도 강성 지지층을 의식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검수완박 강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2. [email protected]

의총에 참석한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시점에 대해 우려하는 분도 있고 내용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경찰의 역량이 준비가 돼 있냐고 우려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n번방 성착취 문제를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 출신인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우리 앞에는 두 개의 길이 있다. 하나는 검수완박을 질서 있게 철수하고 민생 법안에 집중하는 길이고 다른 길은 검찰 개혁을 강행하는 길"이라며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지방선거에 지고 실리를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검찰개혁은 분명히 해야 하지만 방법과 시기는 충분히 더 논의해야 한다"며 "국민의 광범위한 동의를 구하고 검사의 권력 남용을 바로잡고 국가 수사권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짚었다.

당내 대표적 '소신파'인 조응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대선을 지고 난 다음에 과연 이게 지금 할 자세인가. 대선 패배 이후 그 원인 규명, 반성 그리고 쇄신 이런 게 없다"며 "대선 전에 했던 것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고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이 계속 앞장서고 있다.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결국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강행키로 한 것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검찰의 힘을 빼놓지 않으면 그 칼끝이 자신들을 향할 것이라는 위기감의 결과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문재인 정권 초반 검찰이 적폐수사를 했던 것처럼 윤석열 정권에서 '정치보복' 같은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이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표면적으로는 "검찰개혁은 기득권과 특권을 가진 검찰에서 정상적인 검찰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비리수사 막기를 위해서 검찰개혁 한다고 비아냥거리지 말라"(윤호중 비대위원장)고는 하지만 민주당에서 검찰개혁 명분으로 "문재인·이재명을 지켜야 한다"며 민주진영 표적수사 얘기가 공공연히 나왔던 것이 그 속내를 반증한다.

검찰권 강화를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에는 검찰개혁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점도 속도전의 배경이 됐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면 검찰 제도 개혁이라는 것은 사실상 5년 동안 물 건너간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윤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검찰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이 실기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민주당이 4월 국회 내 검수완박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한 만큼 최소한 본회의 상정까지는 막힘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2. [email protected]

민주당은 지난 7일 국회 법사위 소속 박성준 의원을 기획재정위원회로 옮기고 자당 출신인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에 배치하는 사·보임을 단행하면서 의석수에서 밀리는 국민의힘의 저항 수단인 안건조정위원회도 사실상 무력화시켜 놓은 상태다.

상임위에서 여야 이견이 큰 쟁점 법안을 최장 90일간 논의토록 한 안건조정위는 여야가 '3 대 3' 동수로 구성하는데 야당 몫 3명에 비교섭단체 1명이 들어가기 때문에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출신인 양 의원을 끼워넣으면 사실상 '여 4 대 야 2'의 구도가 만들어지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로 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필리버스터를 강제종료시키기 위해서는 180석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민주당의 현재 의석수는 172석이다. 7명의 무소속 의원 중 민주당 소속이었던 6명을 더해도 178석이기 때문에 정의당만 붙들어놓는다면 필리버스터로 막을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다만 정의당이 시기와 방법 등의 문제를 들어 검수완박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긴 했어도 검찰개혁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는데다 개인적으로 검수완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가진 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민주당이 과거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당시 사용했던 쪼개기 임시회를 통한 이른바 '살라미 전략'으로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킬 수도 있어서 현재로서는 검수완박이 본회의를 통과할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만일 민주당이 끝내 검수완박의 본회의 통과까지 강행한다면 입법독주 비판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6대 중대범죄와 거리가 먼 일반 국민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민생과는 거리가 먼 검수완박에 민주당이 집착하는 것이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명분 삼고 있지만 오히려 사회적·정치적 갈등만 재생산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무엇보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이 고문의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경찰의 압수수색 등이 실시된 시점이어서 '여권 비호'를 위해 검찰의 힘을 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엄존한다.

박 비대위원장이 이날 의총에서 "정권 교체를 코앞에 두고 추진하는 바람에 이재명 고문과 문재인 정부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6대 중대범죄 수사권까지 온전히 검찰로부터 넘겨받으며 힘이 더욱 세진 '공룡경찰'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도 민주당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2. [email protected]

민주당은 일단 검수완박에 따른 경찰권 비대화를 견제하는 장치로 ▲경찰의 직무상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 잔존 ▲경찰에 대한 독립적 감찰기구 설치 ▲경찰 인사권 투명화를 통한 중립성 보장 ▲자치경찰제 강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확대를 통한 반부패수사 강화 ▲장기적으로 중대범죄수사를 전담할 한국형 FBI 출범 및 분야별 수사기구 독립 검토 등을 제시했다.

진성준 의원은 의총 뒤 브리핑에서 "공포 3개월 이후부터 시행되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데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에 따른 여러 수반돼야 할 조치들을 취해야 하고 경찰 개혁도 추진해야 한다"며 "이것은 당장 윤석열 정부가 책임지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그간 계속돼 온 수사권 남용 등은 공수처에 의한 검찰·경찰에 대한 견제, 검찰의 공수처와 경찰에 대한 견제, 경찰의 검찰과 공수처에 대한 견제 등 권력기관끼리의 상호견제로 막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역량이나 그 행태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검수완박 강행에 따른 부작용을 민주당이 책임질 수 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장 검찰 내부에서는 검수완박이 현실화된다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이 있기에 가능했던 '가평 계곡 살인' 사건 등 중요한 사건들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에 1차적 수사권을 부여한 뒤 '정인이 사건' 등으로 경찰의 무능과 부실 대응이 조명을 받자 곤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당시 경찰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내사종결로 처리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생후 16개월에 사망한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학대 의심 신고를 세 차례나 받고도 부실 처리했다는 논란으로 사면초가에 몰렸었다.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도 공범", "검찰개혁보다 경찰개혁이 시급하다", "이런 경찰에게 어떻게 수사종결권을 주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며 경찰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함께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찰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비판도 줄을 이었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오히려 문 대통령의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론 분열 소지가 큰 상황에서 본회의 통과시 자연스럽게 문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압력도 높아질 수 밖에 없어서다.

민주당은 일단 청와대와 무관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무회의 공포 주체도 문 대통령이어서 거부권을 행사를 하든 안 하든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진 의원은 검수완박이 청와대와 소통한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정부이기 때문에 국회나 당 상황은 늘 공유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청와대는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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