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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우 "챕터 1, 잘 마무리하고 나아갈 겁니다"…'오렌지'

등록 2022.06.10 09: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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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데뷔한 주목 받는 싱어송라이터

홍대 앞 유망주들 소속된 레이블 빔즈(beamz) 소속

지난 8일 새 디지털 싱글 '오렌지' 발매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말 어려운 건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를 하지 않고 버티는 거다.

싱어송라이터 박지우는 버틸 만큼 버텨 감정이 '오렌지(Orange)'처럼 무르익을 때, 간신히 노래한다. 노래가 아닌 것들에 선율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노래로 만들어내는 황홀경의 목소리를 갖고 있음에도 함부로 노래하지 않는다.

그래서 박지우의 노래는 귀하다. 듣는 이들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지만, 감정을 탕진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는다. 노래, 나아가 삶이 소중하다는 걸 느끼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지금 삶이 더 나아질 거 같다는 희망이 뭉근하게 배어 있어서다.

지난해 3월 '해피니스 오어 새드니스'로 데뷔한 박지우가 점차 공감대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작년 '얼레디 노우' '사일런스(Silence)'까지 총 3개의 싱글과 JTBC 드라마 '알고 있지만' OST '위스퍼(Whisper)'를 발표했다. 포크 기반의 곡들로 모두 노랫말이 영어라는 점이 특징이었는데 다소 분위기가 무겁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홍대 앞 유망 뮤지션 지원 레이블 '빔즈'에 둥지를 튼 뒤 지난 8일 발매한 싱글 '오렌지'는 창문을 열고, 조금 더 빛을 받아들인 곡이다.

약 1년6개월 전 어두웠던 시절을 버틸 당시 썼던 곡으로, 뒤편엔 빛을 품고 있었고 그래서 지금 희망이 됐다. 빨강과 노랑 사이에서 부유하는 '오렌지'라는 색은 또 마냥 편한 색감만은 아니라 적당한 긴장감도 준다.

박지우는 보컬만큼 송라이팅 실력도 갖춘 몇 안되는 신예. 지독히 개별적인 작법과 화법의 곡이더라도, 지극히 보편적인 감정들을 만들고 노래한다. 노랫말이 영어지만 한번에 공감되는 주술이다. 동시에 우리의 감정과 주변이 환기된다. 새로운 것을 노래하는 게 아니라, 노래를 하면서 새로워진다는 걸 박지우는 증명해나가고 우리는 그 행보의 증인이 돼가고 있다.

최근 홍대 앞에서 박지우를 만나 그 증인 중 확실한 한명이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0월에 뵙고 8개월 만에 만났습니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작년 11월에 냈던 '사일런스'까지는 포크 기반의 노래였어요. 리듬이 없었고, 그 리듬이 없는 빈 자리는 앰비언트 사운드, 신스 그리고 보컬로 채웠죠. 조금 변화를 주려고 하는 시작점에 있어요. 이번 '오렌지'엔 리듬이 좀 들어갔죠. 대신에 음악적 분위기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결은 이전과 그렇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까지 나오지 않은 음악 같은 경우엔 변화를 품고 있죠. 작업도 다양한 방식으로 하는 중이고요. 포크 이외에 다른 장르도 섞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런 것들이 준비가 돼 가는 상황이에요."

-그런 변화의 계기가 있었나요?

"첫 번째 변화의 지점에 있어요. 포크도 좋아하지만, 사실 원래 리드미컬한 곡과 얼터너티브 록을 좋아했어요. 최근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죠. 흥미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힙합, 테크노, 록 등 다양한 음악을 하는 친구들요. 그런 장르도 만들면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섬세한 것들을 많이 배웠죠. 지금까지 냈던 음악이 대놓고 섬세했다면, 요즘 즐겨 듣고 만드는 음악은 겉으로 투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더 섬세한 구석들이 있어요. 예전엔 보컬로 섬세함을 잡았다면, 요즘엔 사운드로 섬세함을 찾고 있어요."

-그런데 보컬이 강점이라 고민도 하셨을 거 같아요. 지난해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지우 씨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음에도 목소리에 대한 칭찬이 어마어마했거든요. 다른 사운드에 신경을 쓰면 목소리라는 강점이 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은 없었나요?

"사실 저도 고민을 했어요. 보컬이 사운드에 묻힐 수 있다는 생각을 저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원하는 음악적 방향으로 가려면 보컬 뉘앙스나 창법을 살짝 바꿔야 하는 상황이 찾아 오더라고요. 해당 장르와 제 보컬의 중간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죠. 그 점을 찾긴 한 거 같아요."

-데뷔한 지 막 1년이 넘었고 해왔던 방식으로 지우 씨의 목소리만 들려줘도 상당 기간 주목 받을 거 같은데,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객관적으로 보면 '오렌지'나 올해 발매할 싱글들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분위기가 다르지 않아요. 그런데 팬분들이 점점 갈수록 새로운 모습을 보길 원하실 테고 저도 거기에 맞춰 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래 좋아하던 걸 제 방식대로 표현을 해서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오렌지'는 언제 어떻게 쓴 곡인가요?

"약 1년 반 전에 썼어요. 이번에 나온 버전은 8분의 6박자인데, 원래는 4분의 4박자였어요. 그런데 이 곡을 가볍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4분의 4박자에 원래 있던 코드 진행 방식은 다소 어둡게 전달이 될 수 있을 거 같더라고요. 작년 말에 조듬 더 상큼하게 바꿨죠. (곡의 본질은 밝지 않은 거 같다고 묻자) 가사만 놓고 보면 밝지 않지만, 그래서 가볍게 던지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낸 곡들은 심각했거든요. '오렌지'라는 제목은 데모 작업 때 달아놓은 가제목이었어요. 오렌지가 주는 색감이 곡에 맞다고 생각해서 제목으로 확정했죠."

-이번에도 영어 가사예요. 영어 가사 덕분에(특히 동남아 등에서 큰 인기다) 해외 팬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어로 부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셨나요? (박지우는 앞서 모든 노래엔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내 한국어로 노래하면, 자신의 감정이 너무 드러나는 것 같아 아직 부끄럽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 한국어 곡이 나와요. 이 곡 역시 처음엔 영어로 썼는데, 한국어로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어 쓰고 보니, 곡에 너무 잘 붙더라고요. 그렇게 한국어로 쓰는 것에 대해 묘미를 알았죠. 물론 아직 어렵긴 어려운데, 한국어는 가사가 직관적으로 들리니까 제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불렀는지 명확하게 꽂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앞으로 어떤 곡들은 한국어로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라이브가 강점인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데뷔를 해서 아쉬운 점은 없었습니까?

"코로나가 풀리면 어떤 영역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 기대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코로나가 빨리 풀려서 대중과 얼른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제 음악을 듣고 반응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 마음이 더 생겼죠."

[서울=뉴시스] 박지우 디지털 싱글 '오렌지' 커버.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지우 디지털 싱글 '오렌지' 커버.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P나 정규 앨범 발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시나요?

"올해 '오렌지' 포함 싱글 3개만 내요. EP로는 따로 묶고 싶은 사운드가 있어요. 그런 것이 정해지면 EP로 내볼까 합니다. 올해 싱글만 내는 이유는 앨범 단위로 냈을 때, 다른 곡이 묻힐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올해 나오는 곡들 중에는 묻히고 싶은 곡들이 없었어요."

-빔즈(beamz)에 둥지를 트셨는데,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빔즈엔 박지우를 비롯 예빛, 이강승 등 인디 신 유망주들이 속해 있는 신생 레이블이다.)

"제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주셔서 감사해요. 레이블에서 섬세하게 잘 이끌어주세요. 특히 제가 보여지는 것에 대해 섬세하지 못한데 그런 부분을 잘 짚어주십니다.(일례로 이번 싱글 커버는 유명 디자인팀 TZUSOO & LLOYD가 맡았다.)

-보컬적 매력뿐만 아니라 송라이팅 실력도 갖추고 있어 균형 감각이 일품입니다.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뮤지션이 되고 싶나요?

"음악이 짧게 소비되는 게 아니라 오래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고, 시대를 타지 않는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이요. 특히 가짜처럼 안 보였으면 합니다. 흉내내는 것이 가짜라고 생각해요."

-앞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하셨어요.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나요?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2.06.10. (사진 = 빔즈(beamz)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음악이 없어지면 세상이 더 힘들어질 거 같아요. 전 인류가 살아가는데 음악이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음악 때문에 모두가 하나가 된 상황을 많이 봐와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 같다고 믿어요. 누군가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한다면 그걸 듣는 분들의 감정도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제가 친구랑 경험한 건데, 똑같은 부분에서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 신기했어요."

-물론 박지우는 예쁜 이름이고 좋은 이름인데, 가수로서 좀 더 개성이 드러나는 예명을 정할 생각은 없었나요?

"박지우라는 사람 자체가 더 유명해지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이름을 내걸고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계시기도 하지만, 조바심을 내기보다 한발 한발 신중하게 내딛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제가 보여드려야 할 것에 순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비주얼적인 것이나 영상적인 것이 될 수 있고요, 편한 모습이 될 수도 있죠. 때에 따라 차근차근 보여드려야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올해는 제가 생각하기에 제 과거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마지막 해 같은 느낌이에요. 포크 성향의 노래를 더 이상 들려드리지 않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제 저 넘어갈 거예요'라는 느낌. 챕터(Chapter) 1을 잘 마무리하고 또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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